구매대행 상표법위반, 무혐의 불송치로 종결
구매대행 상표법위반, 무혐의 불송치로 종결
해결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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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대행 상표법위반, 무혐의 불송치로 종결 

남천우 변호사

불송치(혐의없음)

서****

1. 사건 개요

의뢰인은 중국 구매대행 방식으로 오픈마켓 쇼핑몰을 운영하던 분입니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올라온 상품을 국내 쇼핑몰에 등록해 판매하는 형태였는데, 상품 수가 많다 보니 상품 정보와 이미지를 자동으로 수집해 등록해 주는 상품 등록 자동화 프로그램을 사용했습니다. 링크만 입력하면 상품명·가격·이미지가 한꺼번에 등록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자동으로 등록된 상품 가운데 하나의 이미지에 특정 상표가 표시되어 있었고, 그 상표의 국내 상표권자가 의뢰인을 상표법위반으로 고소했습니다. 의뢰인은 해당 상품이 자동으로 등록됐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저희는 이 사건을 맡아 경찰 수사 단계에서 변호인의견서를 제출하고 불송치 결정을 이끌어냈습니다.

2. 이 사건의 쟁점

상표법위반은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영세한 셀러라도 고소가 접수되면 피의자로 수사를 받고, 대응에 따라 송치·기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더구나 자동화 프로그램으로 해외 상품을 대량 등록하는 구조에서는 어떤 상품에 어떤 상표가 붙어 있는지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워,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침해 결과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의 관건은 '상품에 상표가 표시되어 있었느냐'가 아니라, 상표법위반죄가 성립하는지였습니다. 상표권 침해죄는 고의가 있어야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따라서 의뢰인에게 침해의 고의가 있었는지, 그리고 그 고의를 뒷받침할 사정이 실제로 존재하는지가 사건의 향방을 갈랐습니다.

3. 불송치를 이끈 전략

① 등록 시점과 상표 등록 시점의 선후를 객관 사실로 짚었습니다. 가장 결정적인 사실은 시점이었습니다. 의뢰인이 문제 된 상품을 쇼핑몰에 등록한 시점이, 고소인이 해당 상표를 출원하고 등록받은 시점보다 앞섰습니다. 의뢰인이 상품을 올릴 당시에는 침해의 대상이 되는 상표 자체가 아직 등록되어 있지 않았던 것입니다. 존재하지도 않던 권리를 침해하려는 고의를 가질 수는 없으므로, 이는 고의 부재를 객관적으로 보여 주는 핵심 정황이었습니다.

② 침해를 인식하거나 시정할 수 없었던 상황을 정리했습니다. 의뢰인은 사업성이 떨어지자 쇼핑몰 관리를 외부에 맡겼는데, 그 관리자가 연락을 끊고 계정에 연결된 연락처를 바꿔 버리면서 의뢰인 본인이 쇼핑몰에 접속조차 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이후 쇼핑몰은 관리 부실로 플랫폼에서 이용정지까지 됐습니다. 즉 상표가 등록된 무렵 의뢰인은 자신의 쇼핑몰을 관리할 수 없는 상태였고, 침해가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거나 바로잡을 방법도 없었습니다. 자동화 프로그램이 이미지까지 통째로 수집·등록한 구조라 개별 상품을 인지하기 어려웠다는 점도 함께 짚었습니다.

③ 실질적 피해가 없었고 권리행사의 정당성도 따져볼 여지가 있음을 제기했습니다. 고소인이 문제 삼은 상품은 판매 이력이 전혀 없었고, 쇼핑몰 자체의 매출도 미미한 데다 이용정지로 영업이 사실상 멈춰 있어 상표권자에게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나아가 고소인이 그 상표를 실제로 사용해 왔는지, 선출원 경위가 어떠한지 등 상표권 행사 자체의 정당성을 따져볼 여지가 있다는 점도 함께 정리했습니다.

4. 결과

경찰은 위 의견을 받아들여 상표법위반 혐의에 대해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내렸습니다. 상품에 상표가 표시되어 있었더라도, 침해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아 형사처벌 대상인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단이었습니다.

5. 이 사건의 시사점

상표권 침해죄는 고의가 있어야 성립합니다. 상품에 등록된 상표가 우연히 문제가 됐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처벌되는 것은 아니며, 그 결과를 인식하거나 예견할 수 있었는지가 핵심입니다. 특히 자동화 도구로 해외 상품을 대량 등록하는 구매대행·드롭쉬핑에서는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침해 결과가 생길 수 있는데, 이때는 상품을 등록한 시점과 상표가 등록된 시점의 선후, 그리고 침해를 인식하고 관리할 수 있었는지가 결정적인 판단 요소가 됩니다.

이런 사건에서는 시점과 경위를 뒷받침할 자료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상품 등록 시점, 매출 내역, 계정 관리가 불가능했던 정황 같은 자료는 시간이 지나면 플랫폼 정책 등으로 사라지기 쉽습니다. 상표권 침해로 고소를 당했다면, 관련 자료가 남아 있을 때 등록 시점과 경위를 정리해 두는 것이 대응의 출발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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