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민사소송법은 '재소금지원칙'이라고 하여 "본안에 대한 종국판결이 있은 뒤에 소를 취하한 사람은 같은 소를 제기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혼소송 역시 민사소송의 한 종류이기에 소송에서 최종 패소 판결을 받으면 같은 건으로 다시 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혼소송은 특이하게 최종 패소 판결을 받았음에도 다시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왜일까요?
이번 시간에는 이혼 기각 판결 확정 후 재소송 가능성과 소송 전략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 기각, 재소송 가능할까?
우리나라 가정법원은 유책주의를 표방하고 있어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바람핀 남편이 아내를 상대로 이혼을 요구해도 아내가 원하지 않는다면 법원은 이혼청구를 기각한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민사소송법은 재소금지원칙에 따라 같은 사안에 대한 재소송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한번 기각 또는 패소 판결을 받았다면 원칙적으로는 이혼을 청구하는 재소송은 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책배우자가 기각 판결 후 또다시 이혼청구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왜일까요?
이는 이혼 기각 판결 확정 후 동일한 사유를 이유로 이혼 청구는 어렵지만 새로운 이혼사유가 있다면 재소송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혼 기각 판결 확정 후 바로 재소송할 수 있나요?
새로운 이혼사유가 있다면 판결 확정 후라도 소송이 가능하며 제소 기간은 그리 중요한 요건은 아닙니다.
핵심은 새로운 이혼사유에 대한 입증 여부입니다.
특히나 유책배우자가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이혼 소송을 제기하고 상대방은 완강하게 이혼 기각을 바라는 입장이라면 새로운 이혼 사유에 대한 입증이 불충분하다면 결국 소송의 결과는 뻔합니다.
실제로 유책배우자가 10년이라는 기간동안 계속해서 이혼사유를 달리하여 이혼청구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매번 똑같은 기각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다만 이혼을 원하지 않는 입장에서도 상대방이 귀책이 있다거나 혹은 양 당사자 사이에 특별한 귀책이 없다는 주장과 그에 대한 입증을 해야 하는데, 어떠한 경우이든 상대방과 분쟁 자체를 만들어 두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실무상 유책주의가 원칙이나 파탄주의가 가미되고 있어, 이혼 기각을 원하는 배우자도 파탄난 혼인관계를 회복시키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것이 입증된다면 이혼 판결을 내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유책배우자의 이혼 재소송 인용된 판례는?
기각이 됨에도 지속적으로 유책배우자가 이혼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법원은 이혼기각이유나 재결합노력, 재결합가능성, 축출이혼여부 등등을 살피게 되고, 그 부분에서 이혼기각을 구하는 배우자의 태도와 생각을 듣게 됩니다.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예외적으로 허용할 수 있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유책배우자의 책임의 태양·정도, 상대방 배우자의 온전한 형태로의 혼인관계 회복·유지에 대한 진지한 의사 및 유책배우자에 대한 감정, 당사자의 연령, 혼인생활의 기간과 혼인 후의 구체적인 생활관계, 별거기간, 부부간의 별거 후에 형성된 생활관계 등 혼인생활 파탄 이후의 사정변경 여부, 이혼이 인정될 경우의 상대방 배우자의 정신적·사회적·경제적 상태와 생활보장의 정도, 자녀의 유무·연령·상황 및 그 밖의 혼인관계의 여러 사정을 두루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9. 15. 선고 2013므56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고 대법원은 판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어린 자녀가 있는 경우 혼인의 유지가 자녀의 복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측면과 더불어 파탄된 혼인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오히려 자녀의 복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측면이 있어 결과적으로는 더이상의 혼인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불행하다고 판단된다면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도 인용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우리 법원은 부부간 별거 시간이 길어지면서 유책사유가 이혼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아니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기에 장기간 별거가 지속되어 유책사유가 희석된다면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파탄났다고 보아 이혼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따라서 이혼 패소 판결 후 재소송을 고려하고 있다면 해당 판례를 바탕으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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