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갱신청구, 문자를 못 봤다고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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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갱신청구, 문자를 못 봤다고 한다면 

최아란 변호사



안녕하세요.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부동산&민사법 전문 변호사 최아란입니다.

주택이든 상가든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요구할 때에는 임대차보호법에 명시된 기한을 준수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간혹 임차인은 기간 내에 분명히 갱신요구를 하였으나, 임대인은 갱신요구를 받지 못한 경우들이 있습니다.

의사표시는 상대방에게 도달하여야 효력이 생깁니다.


이렇듯 말이 안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이유는 민법 제111조 때문입니다. 민법 제111조는 "상대방이 있는 의사표시는 상대방에게 도달한 때에 그 효력이 생긴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발신인이 어떤 의사표시를 하였더라도, 수신인이 그 의사표시를 수신하지 못하였다면 민법상 유효한 의사표시가 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내용증명으로 갱신요구를 했다면 기간 내에 임대인에게 도달하여야 합니다.


법률상 의사표시는 가장 명확하고 분쟁이 없는 방법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가장 적극적으로 추천되는 방법은 바로 우체국을 통한 내용증명 우편을 발송하는 것입니다.

이때 항상 주의하실 점이 있습니다. 바로 상대방에게 도달하였는지 여부를 체크하셔야 한다는 점인데요. 내용증명을 발송하실때에 우체국에 배달증명을 함께 신청하시거나, 인터넷 우체국의 등기우편조회 사이트를 이용해 도달 여부를 체크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계약갱신요구처럼 특정한 기간 내에 어떠한 의사표시를 하여야 하는 경우, 그 기간 내에 상대방에게 의사표시가 '도달'하여야 한다는 점을 반드시 유념하셔야겠습니다.

전화통화는 반드시 녹음하셔야 합니다.


임대인에게 전화를 걸어 '저는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원합니다'라는 의사를 표시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임대인과의 통화에 성공하였다면 전화통화만으로도 충분히 갱신요구권을 행사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전화통화의 경우, 상대방이 통화내용을 부인하는 경우가 대단히 많습니다. 따라서 중요한 의사표시를 전화 통화를 통해서 하실 때에는 반드시 대화의 내용을 녹음하셔야 합니다.

참고로 대화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상대방의 동의를 받지 않고 몰래 녹음을 하더라도 불법이 아닙니다(남들의 대화를 몰래 녹음할 때에만 불법입니다). 그러니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물어볼 필요도 없이 임대인과의 대화를 녹음해도 됩니다.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은 답장을 받는 것이 정석입니다.


요즈음에는 중요한 의사표시를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 메시지로 하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경우, 상대방이 문자나 카톡을 못받았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제법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주장을 원천봉쇄하려면 상대방으로부터 답장을 받아두시는 편이 가장 안전합니다.

만약 상대방이 문자나 카톡에 답장을 하지 않는다면 내용증명을 보내거나, 법원을 통해 의사표시의 공시송달을 신청하시는 것을 적극 권유드립니다.

문자만 보낸 상태에서 갱신요구기간이 지나버렸다면 어떨까요?

문제는 문자메시지만 보낸 상태에서 임대차계약의 갱신요구기간을 지나쳐버린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상가 임대차 보호법은 임대차기간이 종료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의 기간에 임차인이 갱신요구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요.

문자만 보낸 상태에서 시간이 흘러 임대차기간을 1달도 남겨두지 않았을 때, 이제 와서 임차인이 내용증명을 보내거나 의사표시의 공시송달을 신청한다고 해도 이미 기간이 지나버린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이때 소송을 하게 되면 상대방은 '문자메시지를 못 봤다'라는 주장을 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습니다.

임차인 입장에서는 임대인이 의도적으로 문자를 읽지 않는 것이 분명한데, 막무가내로 못읽었다고 하니 억울하기 짝이 없습니다.

임대인이 문자메시지를 못봤다고 주장하더라도 갱신요구권 행사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의사표시가 '도달'되었다고 함은 "사회관념상 상대방이 통지의 내용을 알 수 있는 객관적 상태에 놓여졌다고 인정되는 상태를 지칭한다고 해석되므로, 상대방이 이를 현실적으로 수령하였다거나 그 통지의 내용을 알았을 것까지는 필요로 하지 않는다."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문자메시지를 보낸 경우라면 어떨까요?

문자메시지가 전송되기만 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대방은 그 문자메시지의 내용을 알 수 있는 객관적 상태에 놓여졌다고 보아야 합니다. 비록 상대방이 문자를 읽거나 그 내용을 알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말이지요.

십여년 전에야 발신인이 문자를 보내도 전송되지 않는 경우가 간간히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즈음에는 그런 일이 지극히 드물지요. 문자가 제대로 전송되지 않으면 발신인의 휴대폰에서 재전송하라는 메시지 등이 표기되고 있으므로, 재전송 표시 등이 없다면 문자메시지는 사실상 제대로 전송되었다고 보아야 합니다.

즉 상대방이 휴대폰번호를 바꿨거나, 구속수감되어 있다거나 하는 예외적인 사정이 없는 한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만으로도 그 문자메시지 상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임대인이 문자메시지를 못 읽었다고 회피할 정도의 사안이라면 그 전부터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갱신을 둘러싼 논의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정황에 덧붙여 임차인이 갱신을 요구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종합하면 '임대인은 임차인이 갱신요구 문자를 보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상태에 있었으므로, 임대인이 그 문자를 실제로 열람하여 그 내용을 알지 못했더라도 임차인의 갱신요구는 적법 유효하다'라는 결론이 도출되는 것입니다.

문자메시지 발송만으로 의사표시의 효력을 인정한 실제 판결들을 소개합니다.


대전지방법원에서는 "문자는 정보처리시스템에 의하여 전자적 형태로 작성, 송신·수신 또는 저장된 정보로서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상의 ‘전자문서’에 해당하고(제2조 제1호), 전자문서는 작성자가 해당 전자문서를 송신할 수 있는 정보처리시스템에 입력한 후 해당 전자문서를 수신할 수 있는 정보처리시스템으로 전송한 때 송신된 것으로 보며(제6조 제1항), 수신자가 관리 또는 지정하는 정보처리시스템에 입력된 때 수신된 것으로 추정한다(제6조 제2항 각호)."라면서 원고가 문자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송신한 이상, 그 문자로 인한 의사표시는 피고에게 도달되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전주지방법원에서도 "원고는 위 내용이 담긴 문자메세지를 읽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상대방 있는 의사표시의 통지는 상대방에게 도달됨으로써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고, 여기서 도달이라 함은 사회관념상 상대방이 통지의 내용을 알 수 있는 객관적 상태에 놓여졌다고 인정되는 상태를 지칭할 뿐 상대방이 이를 현실적으로 수령하였다거나 그 통지의 내용을 알았을 것까지는 필요로 하지 않는바, "계약갱신을 요구하는 피고의 의사표시가 담긴 문자메세지가 원고의 핸드폰에 도달함으로써 사회관념상 원고가 통지의 내용을 알 수 있는 객관적 상태에 놓였다고 보아야 한다" 라고 판시하면서 원고가 문자메시지로 계약갱신을 요구한 이상 피고는 이를 거절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래도 문자메시지보다는 내용증명을 백번 낫습니다.


이상과 같이 상대방이 문자메시지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더라도,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사실로 의사표시가 유효하다고 주장해볼 수 있습니다.

다만 아직 대법원에서 문자메시지 발신에 대한 명확한 판결을 선고하지는 않았으므로 모든 사건에서 문자메시지만으로 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리기에는 너무 이릅니다.

게다가 문자메시지를 의도적으로 읽지 않는 임대인이라면 추후 소송에서 임차인에게 불리한 다양한 사정을 종합하여 진흙탕 싸움을 펼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므로 계약갱신요구권과 같이 '특정한 의사표시가 기간 내에 도달하였는가'가 문제가 되는 사건에서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실 때에는 반드시 답장까지 받으시고, 답장을 받아내기 어렵다면 내용증명을 보내는 것을 강력하게 권유드립니다.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부동산&민사법 전문 변호사 최아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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