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 직원 특경 사기 전부 무혐의 불송치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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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 직원 특경 사기 전부 무혐의 불송치 (무죄) 

이용수 변호사

무혐의 불송치

경****




편취금액이 5억 원 이상 사기의 경우 형법이 아닌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해 처벌됩니다. 통상 특경 사기라고 부르죠.특경 사기의 경우 형법상 사기죄에 비하여 가중 처벌되는데, 편취금액이 5억원 이상 50억 원 미만은 3년 이상의 징역, 50억 원 이상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경제범죄임에도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다고 하니 이것만 보아도 특경 사기는 결코 가벼운 범죄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특경 사기에 연루되었다면 빠른 대처가 필수적인데요. 현금 1억도 받아본 적 없는 터라 남의 일처럼만 들립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일상적으로 큰 돈을 지급하거나 맡기게 되는 곳은 대체로 개인보다는 회사인데요. 그 중 여/수신기능을 담당하는 금융기관인 경우가 수도 금액도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여전히 남의 일이지요. 그러나 이제 여기에 수사기관의 보검인 공모공동정범이론이 적용되면 임직원인 개인도 특경사기 혐의를 지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심지어 참고인이라고 고지하여 안심시킨 이후 갑자기 피의자로 전환하는 경우도 다수이기에 수사단계에서 정당한 변소의 골든타임을 모두 놓치고 너무나 억울한 프레임에 갇혀 구속상태로 재판받게 되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최근 금융회사로부터 거액을 편취했다는 혐의로 고소를 당하여 특경 사기로 입건되었다가 조기에 변호인을 선임, 관련인 중 불송치 결정을 받았던 성공사례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1. 검찰의 가장 큰 무기, 공모공동정범과 미필적 고의 



의뢰인 또한 금융회사의 직원으로 15억 원을 편취한 혐의였습니다.  거래하던 상대방 금융회사로부터 사기의 공동정범으로 고소를 당했는데, 정작 본인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회사 일을 한 것뿐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하셨습니다. 나는 아는 것이 없는데 사기의 공범(심지어 사실은 공동정범은 ‘정범’으로 처벌죄는 것입니다)이라니 황당하기까지 하다고 하셨습니다.

뉴스에서 남의 일을 보면 너무나 지당하고 약한 처벌 같이 보였던 것들입니다만, 그러나 '공동정범'이라는 개념에는 모호한 부분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공범이라고 한다면 마치 작당모의를 하듯이 모든 범행을 함께 계획하여 함께 한 팀이 되어 실행하는 것을 떠올리지만 공동정범의 한 종류로 인정되고 있는 공모공동정범이라고 함은 공모의 정황만 있더라도 공동정범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인데요. '공모공동정범'이란 함께 공모만 하고 실행행위로는 나아가지 않은 공범입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소위 조폭의 우두머리를 들 수 있는데, 이경우는 지당하게도 일반적인 공동정범과 동일하게 처벌됩니다.

이와 같은 '공모공동정범'이론은 검찰의 중요한 무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수사로 범행의 사실관계 중 분업한 행위들에 대하여 낱낱이 밝혀내지는 못할 수 있고 단순 방조보다는 엄히 처벌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일부 애매한 부분이 있더라도 서로 공모하였다는 이유로 주장하며 공범으로서 기소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법원 역시 공모는 모두 모여가 아니고 순차적으로도 가능하고 전체 인식을 하지 않아도 개별 행위에 대한 인식만으로 된다고 하여 점조직범죄의 남김없는 처벌에 날개를 달아 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검찰의 또다른 무기인 '미필적 고의', 즉 적어도 범죄임을 알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이를 검토치 않고 도외시하는 마음이 바로 고의라는 법리를 더하면, 단지 뭔가 범죄의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적극 반대하거나 퇴사하며 고발하는 등의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범죄의 공동정범이 될 가능성이 생겨 버립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고소인인 금융기관은 의뢰인이 다른 직원들과 공모하여, 마치 분양대금이 입금된 것처럼 고소인을 속여 고소인으로부터 담보신탁계약 해지 동의를 받아 분양수입금관리계좌에서 돈을 인출하였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의뢰인인 피의자가 어떻게 다른 직원들과 공모하였는지 그 구체적인 내용은 전혀 기재되어 있지는 않았음에도, 고소인이 담보신탁계약 해지 관련한 업무를 직접 수행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결정적인 피의자가 되어 수사기관의 수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담보신탁계약이 허위로 해지된 부동산은 호수당 6~11억 원 상당으로, 총 피해액은 50억 원에 이르러 약 유죄로 인정될 경우 그 처벌은 결코 가벼울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2. 지시나 절차에 따라 일한 것뿐이다라는 주장


의뢰인은, 자신이 담보신탁계약의 체결이나 해지 관련하여 업무를 직접 담당하였고, 고소인과도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하기도 하였다고 인정하면서도, 자신은 회사의 내부 절차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 것이었을뿐 그 과정에서 어떤 기망행위나 허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눈치채지 못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사실 의뢰인 뿐만 아니라 공모공동정범으로서 사기 혐의를 받는 피의자나 피고인들은 대부분 공모를 부인하면서 '지시나 절차에 따라 일한 것 뿐이다'라고 주장합니다. 본인이 어쩌다 범행에 연루되기는 하였으나, 그저 도구처럼 이용된 것일 뿐이라는 주장이지요. 범죄라는 것이 반드시 한사람의 계획과 실행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많은 경우 조직적으로 이루어져 공범인지 아닌지 애매모호한 경우가 많으니 의뢰인과 같이 억울하게 혐의를 받는 경우가 아니라 실제로 적극적으로 가담한 경우에도 한 번쯤은 해보는 주장이기도 합니다(이러한 점을 보면 검찰의 공모공동정범이나 미필적고의에 기초한 기소를 마냥 비판하기도 어려운듯 하긴 하네요...)

다만 피의자나 피고인이 빈번하게 하는 변소이다보니 이 사건과 같이 진정으로 피의자가 사정을 알지 못했던 경우에까지 뻔한 주장으로 치부되어 간과되기도 합니다. 더욱이 이 사건의 의뢰인처럼 금융회사의 직원으로서 금전을 다루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사기의 요건인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편취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기 때문에 "그걸 모르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추궁을 받기 십상입니다. 금융회사 직원의 경우에는 통상 학력도 상당하고, 금융회사에서 일하며 상당한 지식과 경험이 있는 것으로 보기에 더욱 그러합니다.

그러므로 지시나 절차에 따라 일한 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이에 대하여 적극적이고 충분한 소명을 하지 못하는 경우, 최악의 경우에는 최소한 미필적 고의가 있다며 유죄로 처벌되거나, 유죄가 선고되지 않는 경우에도 오랜 기간 수사기관으로부터 조사를 받거나 재판에 나가는 등으로 정신적인 고통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3. 공범이 아니라며 주장할 때 중요 포인트는 무엇일까



개별 사안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으나, 일반적으로는 특경 사기의 경우 피의자나 피고인이 얻은 경제적 이득이 없다는 점을 주장하는 것이 하나의 포인트입니다. 본인에게 어떠한 이득이 없는데 범죄에 가담할 일은 없겠죠. 그러니 공모를 한다면 그에 따른 대가를 받기 마련입니다. 직접 재물을 편취하지는 않았더라도 공범을 통하여 대가를 받았거나 간접적으로라도 이익을 얻은 정황이 있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러므로 내가 얻은 경제적, 나아가 그 외의 어떠한 이득도 없다는 점을 강조하여 범행의 동기가 전혀 없고, 공모의 정황이 없음을 주하는 것이 첫번째라고 하겠습니다.

더하여 회사에 근무하던 중 연루된 것이라면 회사의 구조, 회사 내 직급, 업무 수행의 절차에 대하여 상세히 설명함으로써 수사기관으로 하여금 범죄의 정황을 몰랐을 가능성이 충분함을 소명해야 합니다. 금융기관의 경우 업무의 내용이 익숙하지 않거나 복잡하므로 이를 간단하지만 명료하게 설명하는 데 노력을 기울일 필요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피의사실과 같은 행위를 하게 된 경위, 본인의 경제적 상황 등 다양한 정황 사실을 기초로 무죄를 주장해야 합니다.

범죄의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스스로 혐의 없음을 소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인의 책임을 덜기 위해 공범으로 몰리게 될 수도 있으며, 공범으로 의심받는 상황에서 단순하게 혐의만을 부인하는 것은 자칫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공모공동정범이나 미필적고의의 법리로써 단순히 특정 직책에 있었다거나 고위 간부라는 이유만으로 사건에 연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기에 변호인을 선임, 경찰 단계에서 불송치 결정을 받을 수 있었던 다행스러운 사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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