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컬로든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서승효입니다.
오늘은 의료소송 사례를 가지고 왔습니다.
간략하게 사건 내용을 말씀드리면, 환자(원고)의 치아 및 잇몸 상태에 비추어 임플란트를 시행했어야 함에도 치과의사(피고)가 임플란트 시술을 할 능력이 되지 않아 환자에게 계속해서 브릿지 치료만 하다가 환자의 치아 및 잇몸 상태가 악화된 사례입니다.
제가 어떤 식으로 사건을 풀어갔는지 함께 보시죠.
(*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최소한의 범위에서만 사건 내용을 정리하였습니다)
1. 당사자
원고 : 피고로부터 치료를 받은 환자
피고 : 치과의사
2. 원고의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등
청구취지 : (1청구) 원고는 피고에게 3,300만 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 (2청구) 원고는 피고에게 5,753만 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 (선택적 병합)
(1청구) 청구원인 : 약정금청구
(2청구) 청구원인 :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3. 변론 방향
이 사건이 조금 특이했던 것은, 피고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원고에게 다른 병원에서 진료받아 볼 것을 권한 다음, '손해배상금으로 3,300만 원을 지급하겠다.'라는 자필 약정서를 적어 주었습니다. 1청구를 약정금청구로 특정하였던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약정금청구로 갈 경우 입증이 쉬우니까요).
그러나, 피고는 소송에서 위 약정서의 효력을 다투었습니다(사실, 저는 피고가 위 약정서의 효력을 다툴 것이라 예상했었고, 약정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2청구를 선택적으로 넣었던 것입니다).
피고는 '당시 원고의 치아 및 잇몸 상태에 비추어 임플란트는 적절하지 않아 브릿지 시술은 선택한 것이다. 적절한 시술을 한 것임에도, 원고와 원고의 남자친구가 수시로 병원을 찾아와 행패를 부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약정서를 작성해 주었던 것이다.'라고 주장하였습니다.
피고의 항변 내용 및 사건이 돌아가는 꼴을 볼 때, 피고가 원고에게 제대로 된 치과치료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위와 같은 사실을 입증하기 위하여 제가 활용한 증거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현재 원고가 다니고 있는 다른 병원의 진료기록부였고, 다른 하나는 피고가 원고를 치료하면서 작성한 진료기록부였습니다.
다른 병원에서 작성한 진료기록부는 아주 꼼꼼하게 몇 번 치아가 어떤 상태인지, 언제 어떤 시술을 했고, 추가적으로 어떤 치료가 필요한지 상세히 적혀 있었습니다(사실, 진료기록부는 이렇게 디테일하게 작성되는 것이 보통이지요). 그리고 그 내용 중에는 원고의 치아 및 잇몸 상태로 보아 임플란트 시술이 가능하여 임플란스 시술을 진행하였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한편, 피고가 원고를 치료하며 작성한 진료기록부는 겨우 3, 4장에 불과했고(수 년간 치료를 받았는데 진료기록부가 고작 3, 4장이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지요), 그 내용 또한 매우 부실하게 영어 단어 몇 자 적혀 있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당시 피고는 자신의 연령 등을 이유로 진료기록부를 상세하게 작성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하였으나, 말이 안 되는 것이지요. 의료법 제22조 규정을 떠나, 상식적으로 의사가 진료기록부를 작성하지 못할 상태라면 의료행위를 하면 안 되는 거 아닐까요? 이러한 사정은 피고가 처음부터 원고에 대하여 제대로 된 치료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습니다.
(참고로, 피고가 작성한 진료기록부를 증거로 제출하기 위해서는 소송절차에서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이미 피고로부터 진료기록부를 받아 가지고 있었던 터라 제가 따로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하지는 않았습니다.)
4. 판결
결론적으로, 판사님께서는 위 약정서의 효력을 인정하시고 그에 따라 1청구 전부를 인용해주셨습니다.
(1청구) 전부 인용



약정서가 존재하는 이 사건과 달리, 실제 의료소송은 더 복잡하고 까다롭습니다.
과실 및 손해를 입증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기 때문이지요.
오늘의 포스팅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길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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