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컬로든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서승효입니다.
오늘은 민사사건을 가지고 왔습니다.
13억 원이 넘는 거래 대금을 주지 않아 소를 제기 했더니, 상대방이 '애당초 거래 대금이 과다하게 계산되었다'라고 주장하였던 사건이었습니다.
사건 결과가 궁금하시죠?
자, 그럼 함께 살펴보실까요.
(*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최소한의 범위에서만 사건 내용을 정리하였습니다)
1. 당사자
원고 : 수산물 공급자
피고 : 원고의 거래처(수산물 소매상)
2. 원고의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등
청구취지 : 13억 9,815만 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
청구원인 : 원고와 피고는 물품거래약정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물품거래약정에 따라 피고에게 수산물을 공급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거래대금을 지급하고 있지 않다.
2-1. 피고의 항변
원고가 주장하는 거래 대금은 애당초 과다하게 계산된 것이므로, 정당하게 계산한 범위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하여는 지급 의무가 없다.
나아가, 이러한 원고의 행위는 사기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하므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가지는 손해배상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한다.
소제기일로부터 3년 이전의 대금 채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
3. 변론방향
이 사건에서 제가 가장 중점을 두고 대응하였던 부분은 '거래 대금은 정확하게 산정되었다'라는 사실을 입증함으로써 피고의 주장을 반박하는 것이었습니다. (피고의 소멸시효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재항변사유(시효중단사유)는 너무나도 명확했기 때문에 따로 언급하지 않습니다.)
피고가 '수산물 대금이 과다하게 산정되었다'라고 주장한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원고가 피고에 대한 수산물 대금을 속였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으나, 피고가 '원고의 계열사'와 진행한 다른 수산물 거래에서 원고의 계열사가 피고에게 과다한 대금을 청구한 사실이 있고, 이러한 사실로부터 원고 또한 피고에 대하여 과다한 대금을 청구하였다는 사실을 추단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원고와 원고의 계열사는 '별개의 인격'이기 때문에 원고의 계열사와 피고 사이에 발생한 사정을 이 사건에서 원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는 측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계열사끼리는 유사한 업무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것이 보통이고, 실제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계약서, 거래원장 등은 원고의 계열사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그것들과 같았습니다. 따라서 피고의 주장이 아주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 볼 수 없지요. 분명 판사님도 그렇게 생각하셨을 겁니다.
그러므로, 저는 위와 같은 피고 주장에 대하여 단순히 '원고와 피고 사이에 발생한 일이 아니다'라고 반박하는 것이 아니라, '원고의 계열사는 피고에게 과다하게 대금을 청구한 사실이 없고, 원고 또한 피고에게 과다하게 대금을 청구하지 않았다'라는 등의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반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변호사가 상대방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바로, 상대방이 제출한 증거가 실제로 상대방의 주장 내용과 일치하는지, 상대방 주장을 제출 증거가 제대로 뒷받침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일입니다.
이 사건도 피고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피고가 제출한 증거를 꼼꼼하게 분석하였습니다.
그런데, 피고가 제출한 증거에는 분명하게 '개별 단가'와 '판매가'가 구별되어 있었고, 원고의 거래처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물품거래약정에 비추어 개별 단가와 판매가의 차액은 '기타 비용'으로서 인정될 여지가 충분해 보였습니다. 피고 제출 증거가 피고 주장을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하는 것이지요.
나아가, 저는 수산물 거래 실정상 공급자와 거래처는 즉시 수산물 상태를 확인하고 대금 내용을 확정짓는다는 사실 및 피고가 원고 및 원고의 계열사와 오랜 기간 거래해 왔음에도 개별 단가와 판매가의 차액에 관하여 어떠한 이의를 제기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꼼꼼하게 주장하였습니다. 상식적으,로 물품 대금을 속인 공급자와 오랜 기간 거래를 유지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으니까요.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법원은 제가 지적한 부분을 그대로 원용하면서 피고의 주장을 이유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4. 판결
법원은 피고의 항변(과다청구, 소멸시효, 상계)을 전부 배척하고 청구취지에 따라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전부인용
사실, 제가 아주 간략하게 사건 내용을 소개하였으나, 실제 소송 절차는 훨씬 길고 복잡했습니다.
피고는 입증을 위해 거듭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하였고, 변론 종결 후에도 증거신청을 이유로 변론재개를 요청하였습니다. 물론, 피고의 문서제출명령신청 및 변론재개신청은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법원이 피고의 문서제출명령신청 및 변론재개신청을 기각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피고가 문서제출명령신청을 통해 입증하려는 사실이 원고의 청구를 막을 수 있는 적절한 항변사유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건과 무관한, 사건에서 무용한 증거의 신청을 법원이 받아줄 리 만무합니다.
어떠셨나요?
이 사건을 진행하면서 느꼈던 거지만, 소송이 진행되는 모습은 참 제각각인 것 같습니다.
상대방이 어떤 주장을 하느냐에 따라 그 방향이 확 달라지니까요.
오늘의 포스팅도 도움이 되셨길 바라며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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