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요양기관 (요양원)을 운영하는데 갑자기 건보공단 (건강보험공단)한테 현지조사를 당했다. 4일간 조사 끝에 시설장 (대표)에게 서명을 요구한다. 시설장과 종사자는 뭐가 잘못됐는지 영문을 모른다. 공단 직원이 물어보는 말에 "네" "네" 만 반복했다. 그런데 곧이어 환수처분 예정 통보서가 도착했다. 무려 1억 8천만 원 환수. 이때 상담이 들어왔다.
Q) 변호사님, 1억 8천만 원 환수 들어왔습니다. 90일 영업정지도 들어온다고 하네요. 어떻게 하면 되나요?
결론부터 말하면 조사 때부터 잘해야 한다. 하지만 늦은 건 아니다. 몇 가지 구제 절차가 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행정소송인 취소소송이다. 아래 내용을 알아둬야 당황하지 않고 소송에 이길 수 있다.
일단 조사 때부터 잘 대응할수록 승소 가능성이 높아진다. 시설장과 종사자 모두 진술을 거부하거나 서명을 거부해도 된다. 잘 기억나지 않는데 아는 것처럼 대답하면 절대 안 된다. 조사를 당해보면 알지만, 이 바닥의 관행은 80년대를 연상케한다. 어떤 면에서는 검찰 수사보다 더 하다. 시설장과 종사자를 갈라치기해서 서로 불리한 진술을 하게 만든다.
환수처분이란 무엇인가?
환수처분은 건보공단이 요양원한테 지급한 돈을 다시 가져가는 처분이다. 환수 뜻이 원래 그렇다. 환수는 도로 거두어들인다는 뜻을 갖고 있는데, 이를 행정처분으로 내린다는 뜻이다.
그럼 왜 다시 가져갈까? 요양원이 원래 받아야 할 급여보다 더 가져갔기 때문이다. 왜 더 가져갔나? 여기서 모든 문제가 터진다. 바로 요양원과 건보공단의 인식 차이 때문이다.
건보공단은 알면서 일부러 더 받아 갔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법률 상담이나 소송할 거리가 없다. 하지만 장기요양기관의 현실은 전혀 다르다. 고의적으로 한 사람이 거의 없다. 정상 급여를 청구했는데, 종사자의 시간이 모자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종사자의 근무 시간을 확인하고 급여를 과잉 청구한 게 아니라, 직전 달과 동일하게 청구했는데 이번 달 근무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다. 이를 "인력 배치 기준 위반"이라고 한다.
종사자의 근무시간은 왜 부족한가?
시설장 입장에서는 똑같은 급여를 주는데, 일부러 종사자의 근무시간을 줄일 이유는 없다. 그런데 왜 근무시간이 부족하다고 평가되는가? 대개 종사자가 다른 업무를 중복해서 하거나 근무 장소를 잠깐 이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컨대 간호조무사가 요양보호사 일을 잠깐 도와주는 경우, 요양보호사가 위생원 일을 잠깐 도와주는 경우,
사업장은 A인데 근무시간에 B에 잠깐 출입하는 경우 등등. 이 모든 경우, 종사자의 근무시간이 부족하다고 평가받는다.
건보공단은 근무의 개념을 매일 정해진 시간, 정해진 장소에서, 정해진 업무의 범위를 1이라도 벗어나면 불법이라는 전제를 갖고 있다. 남의 일을 잠깐 도와주면 자기 일을 안 한 걸로 간주된다.
장기요양기관 입장에서 어떻게 대응하는가?
건보공단 처분의 근거가 어떤 것인지 알아야 한다. 근무시간에 대한 객관적 자료는 없다. 함께 근무하는 종사자의 진술 뿐이다. 그래서 조사 당시 진술을 잘해야 하는 것이다.
시설장, 종사자, 다른 종사자, 싸우고 퇴사한 종사자 등 공단 직원과 전화 문답 시 모르면 모른다고 대답해야 하고, 강요는 거부해야 한다. 특히 시설장은 현지조사 끝에 서명을 거부하거나, 서명하더라도 "동의 못한다"라는 이의를 유보해야 한다.
만일 현지조사에 잘못 대응했다면?
아직 기회는 있다. 조사 당시 진술한 내용을 확인하고, 소송에서 해명해야 한다. 당시 왜 이렇게 진술했는지 경위를 설명하고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서 사실대로 증언하면 된다. 시설장 본인은 물론이고 담당 종사자도 출석하는 것이 좋다. 앙심을 품고 퇴사한 종사자가 있다면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해야 한다.
이렇게 환수처분에 대응할 때는 처분의 근거가 된 진술을 알고 바로잡는 것이 핵심이다. 진술만 바로 잡히면 처분을 내릴 근거는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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