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재건축이 임박한 경우 권리금 손해배상 책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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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재건축이 임박한 경우 권리금 손해배상 책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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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재건축이 임박한 경우 권리금 손해배상 책임 없어 

최아란 변호사

상가가 너무 오래되어 철거하고 재건축하려 합니다. 그런데 임차인이 신규 임차인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해주지 않으면 권리금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해요

안녕하세요.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부동산 전문 변호사 최아란입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권리금 회수 기회 보호 조항이 신설된 이래로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권리금을 둘러싼 수많은 분쟁이 이어졌습니다. 그 중, 건물주의 입장에서 가장 골치아픈 사건은 오래된 상가를 철거하고 재건축을 하려고 하는데 임차인이 권리금 회수기회의 보호를 이유로 인도를 거부하는 케이스입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에 기존 임차인에게 재건축 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지하고 그 계획에 따르는 경우가 아닌 한, 임대인이 재건축을 이유로 신규 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하였고, 이로 인해 임차인이 권리금 상당액의 손해를 입었다면, 그 손해를 임대인이 배상하여야 한다'라는 하급심 판례가 줄을 이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과거에는 정말로 상가가 오래되어 철거하고 재건축을 하려는 건물주 입장에서는 기존 임차인에게 이사비와 합의금을 쥐어주며 달래서 내보내지 않는 한 재건축 진행이 사실상 어려웠는데요.


일반적인 경우, 기존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 기회는 보호받아야 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러나 건물주가 정말로 오래된 상가를 철거하고 재건축하는 경우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건물주 입장에서 보면, 권리금은 통상적으로 임차인들이 임의로 주고 받는 돈이지 건물주가 수수한 돈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물주 입장에서는 한번 만져보지도 못한 권리금 때문에 자기 소유의 건물에 대한 재산권(재건축)을 마음대로 행사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작년 말, 대법원에서는 철거 재건축이 임박한 상가에 대해서는 임대인이 권리금 손해배상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이 판결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알아두셔야 할 법률

권리금 회수 기회의 보호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 4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위 조문의 제1항은 임대인에게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요.

주목할 것은 제2항입니다.

제10조의4(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등) ① 임대인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 시까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권리금 계약에 따라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하여서는 아니 된다. (단서 생략)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제1항제4호의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것으로 본다.

3. 임대차 목적물인 상가건물을 1년 6개월 이상 영리목적으로 사용하지 아니한 경우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위 조문 제2항 제3호는 임대차목적물인 상가건물을 1년 6개월 이상 영리목적으로 사용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임대인에게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해도 괜찮은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때 '임대차 목적물인 상가건물을 1년 6개월 이상 영리목적으로 사용하지 아니한 경우'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대법원 판례를 살펴보겠습니다.

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19다285257 판결

위 대법원 판례 사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원고는 2010. 10. 1. 피고와 상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고, 몇 차례의 갱신을 거쳐 2015. 10. 7.까지 임대차계약이 갱신되었습니다.

2) 원고는 2015. 7. 16. 제3자와 위 상가에 대한 권리금 계약을 체결하고 권리금 1억 4,500만원을 지급받기로 했습니다.

3) 그런데 피고는 "노후화된 건물을 재건축하거나 대수선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제3자와의 임대차계약 체결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4) 원고는 2016. 6. 30. 상가에서 퇴거하였습니다. 그리고 피고는 그때부터 재판이 계속 중이던 2019. 9. 4.까지 상가를 비워두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5) 이후 원고는 건물주인 피고를 상대로 권리금 상당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6) 이 사건의 1, 2심 법원은 건물주인 피고가 원고에게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위 대법원 판례는 임대인이 임차인의 권리금을 가로챌 의도 없이 건물을 비영리목적으로 활용하는 것까지 제한하는 것은 임대인의 재산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 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고려에 기반하여 대법원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2항 제3호의 "임대차 목적물인 상가건물을 1년 6개월 이상 영리목적으로 사용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임대인이 임대차 종료 후 상가건물을 1년 6개월 이상 사용하지 않은 경우"도 포함된다고 보았습니다.

즉 임대인이 임대차 종료 후 상가건물을 1년 6개월 이상 영리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신규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하였고, 실제로 그 기간동안 영리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면 권리금 손해배상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입니다.

다만 위와 같은 사정으로 임대인이 심규 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정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 임대인이 "향후 1년 6개월 이상 상가건물을 영리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이유로 신규 임대차계약의 체결을 거절하였을 것

  • 임대인이 실제로 신규 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한 후 1년 6개월 이내에 상가건물을 실제로 영리목적으로 사용하거나, 사용하려 하지 않았을 것

따라서 위 두가지 요건이 충족되는 경우라면, 임대인이 신규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함으로 인해 기존 임차인이 권리금을 회수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임대인에게는 권리금 손해배상의 책임이 없습니다.

위 대법원 판결은 위와 같은 내용을 설시한 다음 건물주에게 손해배상의무를 명했던 원심 판결을 파기하였습니다. 즉 건물주에게 손해배상의무가 없다는 점이 명확하게 확인된 것입니다.

대법원 2022. 1. 14. 선고 2021다272346 판결

대법원 2021다272346 판결에서는 위 대법원 판례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갔습니다.

이 사건의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1) 원고는 2013. 8. 15.경 피고들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고, 이후 몇 차례의 갱신을 거쳐 2019. 8. 14.까지 임대차계약이 갱신되었습니다.

2) 피고들은 2019. 3. 5. 제3자(a)에게 위 상가에 매도하기로 하고 매매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3) 이후 원고는 2019. 3. 6. 피고들에게 원고가 주선하는 신규임차인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4) 그러자 피고들은 원고에게 '피고들 또는 건물양수인이 2019. 10.경 철거 및 재건축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므로 임대차계약의 갱신이 불가하다'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보냈습니다.

5) 그 후 원고는 실제로 제3자(b)와 권리금 계약을 체결하고, 피고들에게 다시 한번 신규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 체결을 요구하였습니다.

6) 이에 대해 피고들은 '제3자(b)가 영업중 언제라도 건물주가 정한 철거 예정기일에 이 사건 상가를 양도한다는 확약을 조건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겠다'라고 답변하였습니다.

7) 결국 원고와 제3자의 권리금 계약은 무산되었고, 원고는 2019. 10. 15. 피고들에게 상가를 인도하였습니다.

8) 이후 위 상가는 2020. 1. 15. 제3자(a)에게 소유권이 이전되었고, 철거작업이 개시되었습니다.

9) 그리고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만기일로부터 1년 6개월이 경과한 후인 재판 시점까지도 상가건물은 재건축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영리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앞서 살핀 2019다285257 판결을 그대로 인용하면서 건물주가 변경되었다 하더라도, 기존 건물주가 새로운 건물주에게 건물을 처분할 당시 새로운 건물주도 건물을 영리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을 전제로 하여 처분하였고, 실제로 새로운 건물주도 상가건물을 영리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며, 기존 건물주와 새로운 건물주의 비영리 사용기간을 합쳐서 1년 6개월 이상이 되는 경우라면, 임대인에게 임차인의 권리금을 가로챌 의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기존 건물주가 신규 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한 것은 정당하고, 따라서 임차인은 건물주로부터 권리금 손해배상을 받을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철거, 재건축 계획이 임박한 경우, 법률상의 요건을 갖추면 건물주는 세입자에게 권리금 손해배상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서두에서도 말씀드렸듯이 권리금은 통상적으로 임차인들 사이에 주고받는 것인 반면에 권리금 회수 기회의 보호는 임대인과 임차인의 대립구도로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각각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됩니다.

임차인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형성해온 권리에 대해 보호받고자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건물주 입장에서는 자신이 수수하지도 않은 권리금을 손해배상하지 않으면 노후화된 자기 건물을 마음대로 재건축할 수 없다는 점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과거에는 하급심 판례가 임차인의 손을 들어주었던 것과는 달리, 대법원은 2021. 9. 판결을 통해 진정으로 철거와 재건축을 진행하는 경우에는 건물주의 입장에 선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물론 이때 임대인은 "향후 1년 6개월 이상 상가건물을 영리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이유로 신규 임대차계약의 체결을 거절하였어야 하고, 임대인이 실제로 신규 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한 후 1년 6개월 이내에 상가건물을 실제로 영리목적으로 사용하거나, 사용하려 하지 않았어야 한다는 요건을 충족하여야 합니다.


하나 더 주의하실 점은 위 대법원 판결은 권리금 회수 기회의 보호에 관한 것일뿐, 임차인의 갱신요구기간을 단축하는 판결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아무리 철거와 재건축 계획이 임박해 있더라도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정하고 있는 10년의 기간 내에 성실하게 갱신요구권을 행사하고 있는 세입자가 있다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에 재건축 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지한 경우 외에는 세입자의 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없습니다.

위 대법원 판례가 선고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까지 인터넷에 기존의 하급심을 토대로 한 정보가 많이 유포되어 있습니다. 당연한 말입니다만 대법원 판례는 이미 확정된 사건이 아닌 한, 과거의 하급심 판례보다 막강한 힘이 있습니다. 그러니 과거 하급심 판례의 잘못된 정보에 현혹되지 마시고 대법원 판례의 태도를 명확하게 숙지하셔서 현명하게 대처하셔야 합니다.

부동산전문변호사의 조언

임대차계약을 갱신할 의사가 없거나 상가임대차보호법상 갱신요구기간(10년)이 경과한 상가의 경우, 건물주가 철거나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면 건물주는, 그리고 세입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부동산 전문 변호사로서 저는 건물주의 입장에서도, 세입자의 입장에서도 먼저 합의를 시도해보시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소송으로 진행될 경우, 임차인의 승소가능성은 낮습니다. 다만 임차인에게는 소송기간동안 인도를 거부하며 시간을 끌 수 있다는 무기가 있습니다.

반대로 임대인의 승소가능성은 높습니다. 그러나 임차인이 소송을 지연시키며 인도를 거부할 경우, 이로 인한 재건축의 지연은 고스란히 건물주의 손해로 귀결됩니다. 따라서 건물주 입장에서도 먼저 합의를 시도해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라면 부동산 전문 변호사와 상담하셔서 현명하게 소송 대응을 하시는 것을 권유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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