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약금 배액배상 안해도 계약 파기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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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약금 배액배상 안해도 계약 파기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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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약금 배액배상 안해도 계약 파기 가능 

최아란 변호사

안녕하세요.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부동산전문 변호사 최아란입니다.

부동산 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일반적으로 가계약금 명목으로 소액의 금원을 입금한 다음, 정식으로 계약서를 작성하는 단계에서 정식 계약금 중 가계약금을 제외한 나머지 돈을 상대방에게 입금하게 됩니다.

그렇다보니 가계약금 지급 시점과 계약금 지급 시점 사이에 계약 당사자 중 일방이 계약을 파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 경우 가계약금을 위약금으로 보아 배액배상을 하여야 하는지, 아니면 지급받은 금액만 반환하는 것으로 족한지에 대한 분쟁이 발생하곤 하는데요.

앞서 대법원은 계약금의 일부만 지급된 경우 수령자가 매매계약을 해제하기 위해서는 실제 교부받은 계약금이 아니라, 정식 계약금의 배액을 상환하여야만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2014다231378 판결).

미리 말씀드릴 점은 오늘 소개드리는 판결은 위 2014다231378 판결을 뒤집은 판결이 아니므로, 정식 계약금이 확정된 상태에서 계약금을 분할지급받기로 하고 그 중 일부만 지급받은 경우에, 계약을 해제하고자 한다면 (실수령한 금액의 배액이 아니라) 정식 계약금의 배액을 상환하여야만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문제는 계약의 대강의 내용만 정해졌을 뿐 정식 계약금 등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앞으로 계약을 체결하겠다는 취지에서 소액의 가계약금이 오고갔는데 그 단계에서 계약을 파기하는 경우입니다.

과거에는 이러한 경우에 대해 대법원 판례가 정립되어 있지 않았던 탓에 하급심에서는 제각각의 판단을 내놓곤 했습니다.

그런데 마침내 2022. 9 .29. 대법원에서 가계약금의 배액배상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그 대법원 판례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가계약금 배액배상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는 이유

민법 제565조는 매매계약의 당사자 일방이 계약 당시에 계약금을 지급한 때에는 다른 약정이 없는 한 당사자 일방이 이행에 착수할 때까지 계약금을 교부한 사람은 그 계약금을 포기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고, 계약금을 받은 사람은 배액을 상환하여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민법 제567조는 위 제565조가 매매 이외의 유상계약에 준용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돈이 오고가는 계약에 있어서 모두 민법 제565조가 적용된다고 보면 됩니다.


제565조(해약금) ①매매의 당사자 일방이 계약당시에 금전 기타 물건을 계약금, 보증금등의 명목으로 상대방에게 교부한 때에는 당사자간에 다른 약정이 없는 한 당사자의 일방이 이행에 착수할 때까지 교부자는 이를 포기하고 수령자는 그 배액을 상환하여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제567조(유상계약에의 준용) 본절의 규정은 매매 이외의 유상계약에 준용한다. 그러나 그 계약의 성질이 이를 허용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따라서 매매계약이 되었든, 임대차계약이 되었든 간에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지급하였는데 그 계약을 파기(해제)하고자 한다면 아래와 같은 각오를 하여야 합니다.

  • 계약금을 지급한 사람(매수인, 임차인) : 자신이 지급한 계약금을 몰취당할 각오

  • 계약금을 받은 사람(매도인, 임대인) : 배액배상을 할 각오(자신이 지급받은 계약금을 상대방에게 반환하고, 그와 동일한 금액을 추가로 상대방에게 배상하여야 함)

요컨대 계약금에 대한 몰취, 배액배상은 민법 제565조에 근거한 것입니다.

따라서 가계약금의 몰취나 배액배상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가계약금에 대해서도 민법 제565조가 적용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위 제565조는 '계약금'에 대해서는 규정하고 있을뿐 '가계약금'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습니다. 그렇다보니 가계약금에 대한 분쟁이 줄을 이었던 것입니다.

이번에 소개드리는 대법원 판결이 그 분쟁들에 대한 확고한 기준을 제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법원의 판례 정립

대법원 2022. 9. 22. 선고 2022다247187 판결의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원고(임차인)는 피고(임대인)와의 사이에 임대차보증금 8억 7천만원, 입주일은 2021. 2. 24.로 대강의 내용을 정하여 전세계약을 체결하기로 하였습니다.

2) 같은 날, 원고는 피고의 은행 계좌로 가계약금 300만원을 송금하였습니다(원심 판결에서는 이 금원의 성격이 정식계약금의 일부인지 아니면 단순 가계약금인지 나타나지 않았고, 이 금액에 대한 해약금 약정이 있는지 여부도 판시되지 않았음).

3) 원고가 피고와 전세계약을 체결한 위 아파트에는 채권최고액 합계 15억 3천만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습니다.

4) 이후 원고는 위 근저당권과 임대차보증금 마련이 어렵다는 이유 등을 들어 본계약 체결을 포기하였습니다.

5) 그 다음, 원고는 피고(임대인)을 상대로 가계약금의 반환을 청구하였습니다.

6) 제1심과 제2심은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한 가계약금은 일종의 증거금으로서 원고가 계약을 포기한 경우에는 몰취되는 돈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 약정의 내용

  • 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 당사자가 계약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 거래의 관행

등에 비추어 "정식으로 계약을 체결하기 전까지 교부자는 이를 포기하고, 수령자는 그 배액을 상환하여 계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약정하였음이 명확하게 인정되어야"만 가계약금에 관하여 해약금 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리고 대법원은 임대인이 임차인의 가계약금을 몰취할 수 있다고 판단한 원심 법원에 대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에) 해약금 약정의 존재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라며 원심 판결을 파기하였습니다.

그리고 사건을 다시 판단하라고 원심 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대법원 판결을 한줄로 요약하면

명백하게 해약금 약정을 한 경우가 아니라면, 가계약금에는 민법 제565조가 적용되지 않는다

위 대법원 판결은 정식 계약 이전에 가계약 단계에서 "정식으로 계약을 체결하기 전까지 교부자는 이를 포기하고, 수령자는 그 배액을 상환하여 계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한다"라고 약정하지 않는 한 가계약금에 대해서는 민법 제565조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민법 제565조가 적용되지 않으면 가계약금을 몰취할 수도 없고, 가계약금에 대한 배액배상을 요구할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해약금 약정이 없는 일반적인 가계약 사건이라면 다음과 같은 결론에 이릅니다.

  • 가계약금을 지급한 쪽에서 계약 파기를 원할 경우, 가계약금을 받은 쪽에서는 가계약금을 돌려주어야 합니다(몰취할 수 없습니다).

  • 가계약금을 받은 쪽에서 계약 파기를 원할 경우, 지급받은 가계약금만 반환하면 됩니다(배액배상까지는 하지 않아도 됩니다).


가계약금을 둘러싸고 분쟁이 있다면

오늘 소개드린 대법원의 판결은 아직 널리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이에 위 대법원 판결의 선고에도 불구하고 당사자들이 가계약금을 계약금과 동일하게 취급하여 몰취하려 하거나, 배액배상을 요구하는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가계약금을 둘러싼 분쟁이 있다면 상대방에게 대법원 판례를 첨부하여서 '가계약금은 반환하여야 한다'라는 내용증명을 발송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방과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면 전문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분쟁을 말끔하게 해결하시기를 권유드립니다.

법률사무소 아란 대표변호사, 대한변호사 협회 인증 부동산 전문 변호사 최아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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