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부동산&민사법 전문변호사 최아란입니다.
보통의 계약에서는 계약서상에 명시된 기간이 끝나면 계약도 끝나는 것이 당연한 이치입니다. 다만 주택이나 상가 임대차계약의 경우,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해 법률에서는 여러 가지 제도를 두고 있는데요. 묵시적 갱신도 그 중 하나입니다.
오늘은 묵시적 갱신을 한 전세 세입자가 계약의 중도해지를 주장하여 보증금 반환청구 소송에서 승소한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묵시적 갱신을 막으려면 만기 2개월 전까지는 임대인과 임차인이 재계약 논의를 하였어야!
주택 임대차계약의 경우, 만기 2개월 전까지 집주인과 세입자 사이에서 계약 갱신에 대해 아무런 얘기도 주고받지 않았다면 이 임대차계약은 자동으로 연장된 것으로 취급됩니다. 이것이 바로 '묵시적 갱신'입니다. 월세인지 전세인지를 불문하고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과거에는 만기 1개월 전까지만 통보하면 됐지만, 2020. 12. 10. 시행된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 2개월 전까지 통보하여야 하는 것으로 바뀌었는데요. 따라서 2023년 현재 대다수의 임대차계약에서는 묵시적 갱신을 막으려면 만기 2개월 전까지 계약을 갱신할 것인지에 대해서 서로 의사 교환을 하여야 합니다.
이러한 기간은 임대인이 보증금을 올리거나 임차인을 내보내려고 하는 경우에 당연히 적용됩니다. 따라서 임대인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가 만기 2개월 전을 지나쳐버리면 임대인은 더이상 보증금 증액이나 갱신 거절 등에 대해 얘기할 수 없습니다.
뿐만아니라 임차인이 만기가 되어 이사를 가려고 했던 경우라 하더라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따라서 임차인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가 만기 2개월을 지나쳐버리면 임차인은 더이상 만기에 이사를 나가겠다고 주장할 수 없습니다.
묵시적 갱신 후, 임차인은 3개월 뒤에 이사 나가겠다고 주장 가능!
일단 한번 묵시적 갱신이 되고 나면 그 임대차계약의 계약기간은 2년으로 정해집니다. 다시 2년이 흐를 때까지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나가라고 할 수 없고, 임차인은 안정적으로 그 집에 거주할 수 있는 것입니다.
단! 임차인은 묵시적갱신이 되었다 하더라도 중간에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고 이사를 나가겠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주택임대차보호법이 그렇게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2(묵시적 갱신의 경우 계약의 해지)
① 제6조제1항에 따라 계약이 갱신된 경우 같은 조 제2항에도 불구하고 임차인은 언제든지 임대인에게 계약해지(契約解止)를 통지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른 해지는 임대인이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그 효력이 발생한다.
위의 법률에서 보시듯이 임차인은 언제든지 임대인에게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임대인에게 그 통지가 도달하면 그때부터 3개월이 지나면 계약은 종료됩니다.
쉽게 말하면 세입자가 '나 이사 나갈거야!'라고 말하면, 그 말을 들은 집주인은 3개월 뒤에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반환할 준비를 하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집주인이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으면, 보증금반환청구 소송 가능!
3개월이 지나도 집주인이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는다면 세입자는 집주인을 상대로 보증금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드리는 사례가 바로 그 사례입니다.
묵시적 갱신으로 거주 중이던 세입자(의뢰인)
이 사건의 의뢰인은 1인 가구 세대주입니다.
2020년에 전세 계약을 체결한 의뢰인은 2022년에 만기를 맞이했습니다. 당시 의뢰인은 딱히 이사를 갈 생각이 없었고, 집주인도 달리 의뢰인에게 전세금을 올려달라거나 이사를 나가라는 등의 연락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의뢰인과 집주인 사이의 임대차계약은 묵시적으로 갱신되었습니다.
가압류가 되어 있다는 이웃의 경고
그러던 2023년 여름경, 의뢰인의 집에 이웃집 사람이 찾아왔습니다.
이웃집 사람이 말하길 "내가 이사를 나가려는데 집주인이 전세금을 안 주고 있다. 지금 집도 깡통전세인 것 같다."라는 것이었습니다.
깜짝 놀란 의뢰인은 그때부터 사실확인에 나섰는데요. 실제로 이웃집에는 가압류가 걸려있었고, 그밖에도 집주인 소유의 다른 건물들에 임차권등기가 수두룩했습니다.
계약을 해지하고 보증금 반환 소송에 착수
임차인은 만기가 도래하여야만 집주인을 상대로 보증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만기가 도래하기 전에는 집에 압류나 가압류가 들어와있다고 하더라도 임차인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고 보증금을 달라고 청구할 수 없습니다.
원칙대로라면 의뢰인의 임대차계약은 2022년에 갱신되었기 때문에2년 뒤인 2024년에 만기가 도래하고, 그때 보증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사건의 경우, 의뢰인의 임대차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되었기 때문에 의뢰인은 얼마든지 계약의 중도해지가 가능합니다.
이에 의뢰인은 집주인에게 임대차계약을 해지할테니 3개월 뒤에 보증금을 반환하라는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신속하게 보증금반환청구 소송에 착수했습니다.
보증금반환청구 전부 승소, 강제집행을 위한 준비
이후 의뢰인은 집주인을 상대로 한 보증금반환청구 소송에서 전부 승소했습니다. 의뢰인이 이사를 나감과 동시에 집주인에게 보증금 전액을 반환받으라는 판결이 선고된 것입니다.
이 사건 의뢰인의 경우, 당장 이사할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바로 소송을 해야 하는 상태는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의뢰인이 미리 소송을 준비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의뢰인이 이 사건 건물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경매를 신청하는 방법 밖에는 없었습니다. 일명 깡통전세였고, 의뢰인은 우선변제권을 가진 임차인이었기 때문에 의뢰인 외의 다른 채권자는 굳이 이 사건 건물에 경매를 신청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의뢰인은 당장 경매를 신청하기보다는 부동산 시장 변화를 지켜보았다가 적절한 타이밍에 바로 경매를 신청하고자 했습니다. 문제는 소송을 제기하고 판결을 받기까지 6개월 가량이 소요된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의뢰인이 원하는 시점에 즉시 경매를 진행하려면 미리 판결문을 받아두었어야 했습니다.
추후에 의뢰인이 의도치 않게 묵시적으로 갱신이 될 가능성이 컸습니다. 대개 보증금 반환을 하지 않는 임대인의 경우 임차인과 잘 연락이 닿지 않습니다. 이에 추후에 의뢰인이 임대차계약을 종료시키려 할 경우, 임대인이 연락이 되지 않아 원치 않는 묵시적 갱신이 될 여지가 컸습니다. 이런 경우 소송을 통해 임대차계약의 종료를 확실히 해 두고, '보증금을 못 받아서 이사를 못 나가는 것이다'라는 태도를 취해야 묵시적 갱신의 쟁점을 피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이 사건의 의뢰인은 강제집행을 위해 미리 준비를 하는 차원에서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 판결문을 확보하였습니다. 그리고 현재 이 사건 의뢰인은 이사 시기, 부동산 경기 변화 등을 관망하며 적절한 경매의 시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현실을 직시하고, 진솔한 상담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보증금반환청구 소송은 임대차계약의 종료만 확실하다면 임차인이 승소하는 사건입니다. 즉 임차인은 법이 보호하는 범위 내에서 적절히 계약 해지의 의사를 전달하고, 그에 대한 증거를 수집해두는 것으로 승소를 위한 충분한 준비를 갖춘 것입니다.
문제는 승소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보증금을 받아내는 것입니다.
안타깝지만 내가 살고 있는 집이 깡통전세로 의심되고, 집주인의 다른 재산을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임차인이 아예 손해를 보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임차인은 현실을 받아들이고, 나의 손해를 최소화할 방법을 모색해보아야 하는데요. 차라리 누군가 경매를 신청해준다면 그 경매에서 배당을 받고 나가면 좋겠지만, 깡통전세인 집에는 아무도 경매를 신청해주지 않습니다. 결국 임차인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가혹한 현실입니다만, 고민만 하는 것으로는 아무 문제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이럴 때에는 승소가능성이 아닌 추심가능성을 중심에 놓고, 전문가의 진솔한 상담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부동산&민사법 전문변호사 최아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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