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구속영장실질심사가 있었습니다.

위에 나타나 있는 바와 같이 상당히 무거운 피의사실이었기 때문에 영장이 발부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였으나 최선을 다하여 영장실질심사를 준비하였습니다.
위 내용에서 보면 가항의 2,119개를 USB모양의 소형 카메라를 이용하여 몰래 촬영한 것은 그 대상이 아동청소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청법위반 성착취물제작죄가 아니라 성폭법위반 카메라등이용촬영죄로 되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이와 관련한 판례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판례는 이후에도 유지되어 아래와 같이 아동성착취물제작죄에 대하여 무죄판결이 나오기도 하였습니다.

이 판례에서 국선변호사님이 항소한 요지를 보면 화장실에 성인이 들어올지 아동청소년이 들어올지 몰카를 설치할 단계에서는 알 수 없었기 때문에 고의가 없어서 무죄를 달라는 취지인데 핀트를 전혀 벗어난 것이며 법리적으로도 미필적 고의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주장입니다. 다행히 재판부에서 피고인 측에서 주장하지도 않은 다른 이유, 즉 아동성착취물 자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직권파기'하여 무죄판결을 선고해주었습니다. 사실 파기될 사유는 당연히 변호사가 주장하여야 마땅한데 결과적으로 파기된 것은 해피한 것이나 그것이 '직권'으로 이루어진 것은 좀 낯부끄겁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 사안을 보면 아동성착취물소지죄가 무죄가 선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징역 3년 6월 실형이 선고되었는데 제가 변호하였던 사안들과 비교해보면 과한 느낌이 큰데 국선변호로 진행한 것이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각자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판례의 취지는 현재의 '일반인의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라는 의미가 입법 연혁에 비추어 '음란한 내용을 표현한 것'에 상응하는 의미이고 그렇다면 대상자인 아동청소년이
신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접촉 노출하는 것
음란한 행위를 하여야 함
이라는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법규정의 문언적 의미만을 본다면 '일반인의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라는 의미에 반드시 대상자가 음란한 행위를 하여야만 한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기 어려우나 축소 해석을 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성폭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죄로 처벌이 가능한 점, 아청법위반 성착취물제작죄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 법정형인데 반하여 성폭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7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이 법정형이라 차이가 크다는 점과 입법연혁 등을 고려하여 요건을 엄격히 축소 해석하는 판단을 내린 것입니다.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유추해석, 확장해석이 금지되지만 이는 처벌대상을 확대할 때만 적용되는 것이지 처벌대상을 축소할 때 엄격한 죄형법정주의가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이와 관련된 문제점에 대해서는 이전에 포스팅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위와 같은 판결이 나오기 전에는 길거리에서 지나다니면서 치마 속 팬티를 찍는 몰카 범죄 중에 피해자가 아동청소년이 있을 경우 수사기관의 재량에 따라 카촬죄로 기소할 때도 성착취물제작죄로 기소할 때도 있었고 제가 변호하였던 경우에는 수사단계에서 성착취물제작죄가 적용되는 것은 막는 것이 최우선적인 목표였고 잘 진행되었습니다.
비정상적인 각도로 치마 속을 찍는 것이 아닌, 몸매가 부각되는 옷을 입은 사람이나 노출이 있는 옷을 입은 사람을 눈으로 보이는 각도에서 촬영한 것을 카메라등이용촬영죄로 처벌하고 있는 것도 법조인으로서 납득이 안 되는 점이 있습니다. 사적인 공간이 아니라 공공장소에서 눈으로 보는 것은 합법인데 사진으로 촬영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것이 상당히 이상하고 구글 글래스를 비롯한 스마트 글래스는 착용한 사람이 보는 그대로 실시간으로 저장이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특정 부위만 부각하여 찍으면 불법이라는 것도 이제는 3억 화소 카메라도 나오는 현실에서 전체를 찍은 다음 일부를 자르더라도 선명하게 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맞나 싶습니다. 전체를 찍어서 보고 싶은 부위만 집에 가서 편집하면 동일한 것인데 전체로 찍고 집에서 편집하면서 특정 부위만 남기면 그때 그 편집행위를 카메라등이용촬영물제작으로 판단할 것인지 의문이 큽니다.
마찬가지로 만나서 성기사진을 직접 보여주면 합법인데 폰으로 보내면 통신매체이용음란죄에 해당하고, 만나서 성적인 욕설을 1대 1로 하면 합법인데 폰으로 보내면 통매음에 해당할 수 있는데 제 개인적으로는 누가 저에게 폰으로 보내는 것보다 직접 만난 자리, 눈 앞에서 하는 것이 피해가 더 크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구속영장을 기각시켰고 기쁜 소식을 전달해줄 수 있었습니다. 어제의 구속영장 기각은 제가 생각하더라도 이 유형의 사건 변호는 너무 잘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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