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부당을 이유로 한 항소심 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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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형부당을 이유로 한 항소심 감형 

김형민 변호사

양형부당 항소인용2건

서****

양형부당을 이유로 한 항소의 경우 사정변경이 없는 경우 객관적으로 항소기각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물론 항소심에 이르러 합의나 공탁이 있는 경우는 사정변경에 해당하기 때문에 당연히 감형 가능성이 높겠으나 단순히 1심에서 부인했다가 항소심에서 인정하고 있는 것만으로 사정변경으로 인정하여 감형해주는 확률 역시 높지 않습니다.


양형부당은 원심판결의 선고형이 구체적인 사안의 내용에 비추어 너무 무겁거나 너무 가벼운 경우를 말한다.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재량 판단으로서,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정들과 아울러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며, 제1심의 형량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 속함에도 항소심의 견해와 다소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 제1심과 별로 차이 없는 형을 선고하는 것은 자제함이 바람직하다.

그렇지만 제1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과 양형기준 등을 종합하여 볼 때에 제1심의 양형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났다고 평가되거나, 항소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새로이 현출된 자료를 종합하면 제1심의 양형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항소심은 형의 양정이 부당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도3260 판결)


이는 위 대법원 판례가 나온 이후로 확립된 경향인데 양형부당을 이유로 한 항소는 판결내용에 위 판결을 복붙하고 항소기각 결론 정도 써 있는, 당사자로서는 매우 성의없는 판결문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판사님이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 자체가 합리와 친한 부류이기 때문에 사정변경이 없는 경우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났다고 평가를 내리는 경우가 많지 않은 것입니다. 위 대법원 판결 선고 당시인 10년 전을 기준으로 그 이전에는 오랫동안 판사라는 직업 자체도 언젠가는 변호사를 하는 것이 예정되어 있는 것이고 비싼 돈을 들여 변호사를 선임하여 열심히 변호하였다는 점까지 고려하여 항소심에서 국선이 아닌 사선변호사를 선임하는 경우 다만 6개월이라도 깎아주는 분위기가 있었다는 말들이 있었습니다. 형사재판에서는 무죄를 주장하는 사건보다 인정하고 선처를 구하는 사건의 비율이 훨씬 많습니다. 그 결과 양형만을 다투는 항소심 판결의 비중도 당연히 많은데 사선변호사를 선임하였는데도 항소기각의 비율이 높다면 항소심에서 사선변호사를 작지 않은 돈을 들여 선임할 유인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방법원을 거쳐 경력을 쌓고 합의부나 고등법원 등 항소심을 맡게 되는 판사님들은(지금은 지법과 고법이 구분되는 것으로 제도가 좀 바뀌었다고 하는데 저와 무관하여 자세히 알지 못함) 나이도 들고 연차도 쌓인 점을 고려하면 보통의 공무원, 공기업에 재직하는 경우 일이 좀 수월해지고 편해지는 것이 보통인데 항소 비율이 높으니 지법항소부 및 고등법원 판사님들 업무량이 과중하여 더 힘들어지는 측면이 있었습니다. 형사 항소심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한 항소를 줄일 현실적이고 정책적인 이유가 위 대법원 판결 이유 중에 설시되지는 아니하였으나 저는 배경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다른 의견이 있다면 그 의견이 옳습니다.


그러나 법리적으로 본다면 항소심은 사후심적 성격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완전한 사후심이 아닌, 속심의 성격도 있기 때문에 항소심 고유의 양형재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1심의 양형판단이 동종 유사 사건들의 형량에 비하여 이례적인 측면이 있다는 점을 어필하거나 1심 양형판단에서 반영되지 않은 요소가 있다는 점을 어필하는 것이 양형부당을 이유로 한 항소심에서의 유효 적절한 변호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사안은 흑악관 관련한 아청물소지 사건인데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유 2년이라는 높은 선고형을 받고 저를 찾아왔습니다. 집행유예와 벌금형은 원칙적으로 15년이라는 성범죄자로 신상등록을 하여야 하는 신상등록 유무가 좌우되기도 하고 아동성범죄자로 집행유예 판결이라는 것 자체가 초범으로서는 매우 높은 형에 속하는 것입니다(그런 점에서 개정된 성착취물소지죄가 법정형에 벌금형이 없는 것은 부당히 과중한 점이 있음). 벌금형은 예비군훈련 불참석 등 단순한 잘못으로도 나올 수 있는 것이어서 사회적인 인식도 관대한 편이나, 집행유예이기는 하나 징역형은 보통 초범에게는 나오지 않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어 범죄꾼이라는 인상을 주는 것도 사실인데 아동성범죄로 인한 것이라는 점까지 더해지면 사회적으로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신상등록의무의 경우 이직하면서 신고를 놓치는 등 벌금형을 받는 경우도 실제 다수 목격하기도 하였습니다. 1심부터 맡았다면 선고유예를 바랄 수도 있을 사안이나 1심에서 집유를 받은 이상 선고유예 가능성은 없고 벌금형 감형을 목표로 변호하겠다는 언급을 하고 변호를 시작하였습니다.


제가 진행하였던 흑악관 사건들에서 받은 혐의없음 불기소이유서 5건, 소년부송치되어 보호자 감호 위탁 선처를 받은 건, 기소유예를 받은 건, 벌금을 받은 건을 모아서 제출하였습니다. 다만 자판기도 아니고 고유의 양형판단을 내릴 수 있는 재량이 있는 것인데 다른 판사님들이 그런 결론을 내렸으니 같은 결론을 달라는 나이브한 주장을 하는 것은 판사님 입장에서 좋지 않은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므로 매우 유의하여야 합니다. 사건의 유형과 특성이 인터넷이라는 가상 공간에서 일어나는 것이어서 경제규모가 차이 나는 서울과 농어촌 지역 등 지역적 특성이 반영되는 사기죄 등의 범죄유형과 다르다는 점,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 조사를 받고 재판을 받는지는 우연한 사정에 해당하여 지역에 따라 처벌의 형평성이 달라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로 검찰에서도 처분의 형평성을 위한 지침이 있기도 하였다는 점은 당연히 언급하여야 할 것입니다.


다른 유형의 아청물소지 사건들, 즉 텔레그램을 이용하거나 금전구매를 하는 등의 사건들에 비하여 흑악관 관련 사건들에 대해 무혐의를 다수 주고 선처를 한 이유는 흑악관에서는 아청물을 금지한다는 공지가 실제 있었고 운영자도 평소 이를 지적하고 나름의 관리가 있기도 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아청물이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이용을 시작하였다는 점이 양형상 유리한 요소로 반영되었기 때문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n번방, 박사방 사건이 터지고 수사가 개시되었던 초창기에 올렸던 포스팅에 포함된 자료를 제출하였는데, '아청물 소지죄에 관련된 모든 문제' 초기 포스팅을 오랜만에 보니 추억 돋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원심의 양형판단에는 이러한 요소, 즉 다른 유형의 아청물 사건들과 구분되는 흑악관의 특성이 반영되지 않았음을 지적하였습니다. 양형부당을 이유로 한 항소는 편하고 간단하게 생각하면 어려울 것이 없는 사건인데 결과를 감안할 때 제 입장에서는 가장 어려운 사건에 속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에 변호인 의견을 말씀드릴 때 사정변경 요소가 없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한 항소는 대부분 항소기각 판결이 내려지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제가 수임하지 않고 있으나 이 사건은 단순한 양형부당을 이유로 한 사안들과 구분되는, 1심에서 반영되어야만 하는 양형요소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 특수성이 있어 수임하게 되었다는 점을 언급하였습니다.

이 사안은 통매음 1심에서 합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벌금 70만 원이 선고된 사안입니다. 수사단계에서 저에게 상담을 하기도 하였던 의뢰인이었는데 항소심에 이르러 다시 만나게 되니 좀 새로운 느낌도 들었습니다. 당시에 통매음에서는 제가 독보적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을 때인데 저를 몰라서 다른 변호사 선임한 것도 아니고 저와 상담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변호사를 선임한 이유가 궁금하기도 하고 호기심이 생겨 웃으면서 물어보기도 하였는데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사안은 수사단계에서 무혐의로 종결되는 것이 마땅한 사안이라 생각되었고 설혹 검사님의 의견이 다르더라도 무죄판결로 마무리되는 사안인데 아쉬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통매음에서 합의하면 선고유예는 하나의 공식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사선 변호사를 선임하고 벌금형이라니 좀 황당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1심에서 선고유예가 마땅한 사안이라고 하더라도 벌금형을 받고 양형부당 항소를 하여 선고유예로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어서 수임할 때 부담되기도 하였습니다.


만일 자신의 형사 변호로 쓸 수 있는 가용할 수 있는 모든 금전이 10이라고 전제한다면, 수사단계에서 5를 쓰고 1심에서 3.5, 항소심에서 1.5를 쓰는 것이 보통의 경우 가장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수사단계에서 끝낼 수 있다면 1심 단계의 변호사 비용 자체가 필요 없어지는 것이고, 일단 기소되면 어렵게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검사님이 보통은 항소하기 때문에 1심과 2심 변호사 비용을 깔고 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재판을 받는 긴 시간 겪는 고통과 눈물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이 금전적인 것만 보더라도 그렇습니다.


이후 국회의원도 했던 분이 현직 검사로 있던 중에 썼던 기고 '현직 검사가 말하는 수사 제대로 받는 법'에서도 '검사와 경찰관은 수사에 있어서는 프로라서 아마추어가 프로와 싸워서 이기려는 것은 요행을 바라는 것에 불과하니 변호인에게 모든 것을 맡겨라'는 언급이 있기도 하였고 가용할 수 있는 자산이 있으면 초기에 집중해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이 있었던 것 같은데 오래전 일이라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습니다. 그 기고에는 공감이 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으나 수사기관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억울함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하는 순진한 자세를 취하여서는 안 된다는 것과 가용할 능력이 있으면 초기에 쏟는 것이 낫다고 보는 점은 저와 의견이 같아 공감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무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캡쳐나 영상, 녹음 등의 증거는 압수수색을 당하더라도 보전될 수 있게 USB에 담아 거주하는 곳이 아닌 친구에게 맡겨두는 것을 넘어 2명에게 보관시키는 등으로 대비하여야 한다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압수된 핸드폰, 저장장치에 결정적인 증거가 있더라도 빼내지 못하거나, 유리한 CCTV 등 자료가 있음에도 알려주지 않고 뭉개는 사례가 드물지 않음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현직 검사님, 현직 수사관님 등 현직에 있는 분들이 가장 정확히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또 맞는 측면이 있으나, 검사님의 경우 1년 또는 보다 짧은 기간에 부서를 이동하고 수사관님도 해당 경찰청, 경찰서의 같은 부서에서 이루어지는 일만 정확히 알 수 있기 때문에 동종 유형의 사건을 전국적으로 50건, 많게는 100건 이상 변호하고 있는 입장에서 본다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해당 사건 유형, 특히 최신 유형에 속하는 디지털성범죄에 있어서는 변호사가 있음에도 저를 찾아온 의뢰인들로부터 검찰 전관 변호사님이 해당 내용을 잘 몰라서 제 포스팅 보고 자료도 보내드리고 알려드리기도 했다는 말을 들은 적도 많이 있습니다.


다만 강간죄, 준강간죄, 강제추행죄 등에서 억울하게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경우라면 항소심이 실질적으로 남은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에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없는 자원을 빌려서라도 가용하여야 함은 당연할 것입니다. 서울구치소에 수용된 사람들은 죄에 따라 분리 수용되는데 구속되어 억울함을 호소하면 성범죄 방에서만 유독, "당신 같은 사람 서울구치소에만 한 부대가 있다"는 대답을 듣는 경우가 많습니다.


혼자서도 합의하면 선고유예 나오는 것을 변호사가 못하냐는, 양형부당 항소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비난 여지가 있어 매우 부담스러움을 느꼈습니다. 매우 조심스럽게 최선을 다하여 변호하였고 다행히 선고유예라는 마땅한 결과를 알려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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