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경위
의뢰인인 피고 회사 및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이하 '의뢰인들')는 원고 회사와 해외 및 국내 농축산 관련 기자재 등 판매, 농축산업 컨설팅 등을 동업하기로 하였습니다. 다만 원고 회사는 해외 유력 농축산 관련 업체의 국내 사무소인 반면, 피고 회사는 국내 농축산 관련 대기업을 다니다 퇴사한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가 만든지 얼마 안 된 회사였기 때문에, 원고 회사는 의뢰인들과 공식적인 업무계약을 체결하기 전 원고 회사의 각종 업무를 의뢰인들에게 맡기며 업무능력을 테스트하였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인건비, 용역비 등)을 지급하였습니다.
그런데 결국 원고 회사와 피고 회사 사이에 동업계약은 체결되지 않았고, 이에 원고 회사는 의뢰인들에게 그간 지급받은 모든 돈을 반환하라고 요청하였습니다. 이에 의뢰인들은 전문가들(저희를 지칭하는 말입니다)과 상의하고 답해주겠다 하였습니다. 저희는 반환의무 없다고 조언하였고, 의뢰인들은 그에 따라 반환하지 않았으며, 결국 원고 회사는 의뢰인들에게 정산금반환의무가 있다는 이유로 정산금청구의 소를 제기했습니다.
2. 대응방향
작성된 계약서가 없는데 원고 회사로부터 의뢰인들이 돈을 받은 바가 있기 때문에 그 돈을 받은 이유에 대하여 법원을 설득시킬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에 저희는 1) 증여로 주장하는 것을 불가능하다, 2) 투자금이라고 강하게 주장하다가 부정될 가능성도 있다(회사 대 회사 사이의 투자계약이라면, 적어도 계약서는 있어야 하고, 없더라도 지분 확보나 향후 회수 방안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하는데 전무하기 때문), 따라서 3) 동업관계 이전의 비전형적 게약관계 하에서, 원고 회사가 요청하는 각종 업무를 수행하는 대가로(무상으로 의뢰인들이 일할 가능성은 없다는 전제) 지급받은 돈이고, 그 돈에 추후 원고 회사에 피고 회사 대표가 입사한다는 등 조건이 부가되지 않았고, 빌린 것도 아니며, 빌릴 이유도 없고, 반환하겠다는 합의 역시 당연히 한 바 없다는 다소 무리해 보이는 주장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회사 대 회사는 물론이고 개인 대 개인의 경우에도 수천만원 이상의 돈이 오가는 경우 적어도 그 경위에 대한 대화내역 등이 남아 있기 마련인데, 이 사안의 경우는 그런 것이 많이 부족했기 때문에, 위와 같은 법리 구성에 사실 큰 자신은 없었습니다. 다만, 실제로 돈이 오갈 때 그 돈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었으나, 원고 회사가 피고 회사 및 대표이사에게 끊임없이 자신들의 업무 수행을 요청하고, 그 업무 수행이 완료될 즈음 돈이 지급되었기 때문에, 다행히도 위와 같은 구성이 가능했습니다.
원고 측은 (다행히도) 의뢰인들이 그와 같은 일을 한 바가 없다는 주장은 하지 않았고(못했고), 더욱 다행인 것은 설령 의뢰인들이 어떤 업무를 수행했더라도 거기에 대가가 결부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을 한다거나, 아니면 지급된 돈만큼의 일을 했다고 볼 수 없다는 주장은 하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돈 내놔"라는 말에 "네"라는 말을 했다는 식의 정산합의가 있었다는 주장만 지속할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위 "네" 발언은, 일단 당신이 하는 말 접수했다는 취지의 "네"에 불과하고, 이후 대화를 살피면, 전문가와 상의해서 답변 드리겠다는 말이 이어지므로, 정산하기로 한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간단히 반박한 후, 계속적으로 의뢰인들이 피고 회사의 업무가 아닌 원고 회사의 업무를 수행했다는 증거자료를 무수히 많이 제출하였습니다.
3. 결론-피고 의뢰인들 전부 승소
결론을 예상하기 어려운 사건이었으나, 정말 감사하게도 재판부는 정산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저희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 청구를 전부 기각하였습니다.
운이 좋은 사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원고 측은 '정산합의' 여부에만 매몰되어 부당이득반환 관련 주장, 즉 돈을 준 이유에 대해서도 "나중에 일 같이 안 하게 되면 반환하는 것이 조건"으로 부가되었다고만 주장했지, 애초에 왜 돈을 준 것인지에 대해서는 재판부가 납득할 수 있는 이유도 대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된 돈일 수 있다는 주장은 구체적으로 하지 않았습니다. 저희 의뢰인들이 수행한 업무에 대한 구체적인 반박도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의뢰인들이 행한 원고 회사 업무에 대해서도 저희가 주장하는 사실관계가 정말 그러한지에 대해 별다른 반박도 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재판부도 별다른 석명 요구 없이, 저희의 주장, 즉 원고 회사 일 대신 해주는 것에 대한 대가로 지급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별 이견 없이 수용하고 더 이상 공방을 요구하지 않고서, 원고의 청구원인인 정산합의 여부에 대해서만 판단한 후 합의가 없었으니 청구기각이라는 심플한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계약서도 없고, 구체적인 계약관계를 서로 상정한 상태에서 금전이 오가고 용역이 행해진 것이 아닌 난해한 사건이었습니다. 그러나 사건의 공백을 채워나가며 의뢰인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사건을 만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최선을 다했고 좋은 결과가 있어 오랜만에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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