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분반환청구의 피고가 명의신탁으로 전부 승소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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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분반환청구의 피고가 명의신탁으로 전부 승소한 사례 

오경수 변호사

A는 다른 형제들로부터 유류분반환청구의 소를 당했습니다. 생전에 아버님 B 명의로 된 집을 유증을 받았고, B가 돌아가신 후에 유언에 따라 등기를 하였는데 다른 형제들이 그 재산에 대한 유류분을 반환하라고 한 것이죠. 그런데 이 재산은 사실상 A가 마련한 재산이었습니다. 그래서 A는 형제들의 유류분반환청구에 더욱 기가 막혔던 것이었죠.


위 사안에서 A가 피상속인 B로부터 유증을 받았으므로, B에게 다른 재산이 없다면 정말 전형적인 유류분반환청구 사건이 입니다. 이런 경우 보통 A가 유류분반환에서 벗어날 뾰족한 방법을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유증받은 재산이 명의신탁재산이었다면? 즉, 등기명의는 피상속인이었지만 실제로는 유증받은 재산이 실소유자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오늘은 유류분반환청구사건의 피고가 명의신탁 주장을 하여 실제로 전부 승소한 사례를 소개합니다(피고 대리인 법무법인 세웅). 다만 주의할 점은 이러한 명의신탁 주장으로 유류분반환청구 전부를 배척한 사례는 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원고들의 청구

유류분반환청구

유증받은 재산을 대상으로


우리나라는 상속인에게 유류분권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유류분이란 상속인에게 보장되어야 할 최소한도의 재산을 말합니다. 피상속인의 상속인이 될 사람이 직계비속 또는 배우자라면 법정상속분의 절반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민법

제1115조(유류분의 보전) ① 유류분권리자가 피상속인의 제1114조에 규정된 증여 및 유증으로 인하여 그 유류분에 부족이 생긴 때에는 부족한 한도에서 그 재산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이 유류분반환은 상속관계에 큰 불평등 또는 불공평이 있을 때 이를 사후적으로 조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위 사안에서 A는 사실상 B의 전재산을 유언으로 물려받았습니다. 그렇다면 B의 다른 상속인들은 이 유증으로 유류분침해를 받았다면서 A를 상대로 유류분반환청구를 하였습니다.


유류분반환청구사건에서는 이른바 '기여분항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즉 재산을 받은 사람이 피상속인에 대한 기여가 정말 많더라도 이 사유로 원고들의 유류분을 줄일 수 없기 때문에, 여느 경우라면 A가 이 상황을 벗어날 방법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민법 제1008조의2, 제1112조, 제1113조 제1항, 제1118조에 비추어 보면, 기여분은 상속재산분할의 전제 문제로서의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서, 상속인들의 상속분을 일정 부분 보장하기 위하여 피상속인의 재산처분의 자유를 제한하는 유류분과는 서로 관계가 없다. 따라서 공동상속인 중에 상당한 기간 동거·간호 그 밖의 방법으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피상속인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사람이 있을지라도 공동상속인의 협의 또는 가정법원의 심판으로 기여분이 결정되지 않은 이상 유류분반환청구소송에서 기여분을 주장할 수 없음은 물론이거니와, 설령 공동상속인의 협의 또는 가정법원의 심판으로 기여분이 결정되었다고 하더라도 유류분을 산정함에 있어 기여분을 공제할 수 없고, 기여분으로 유류분에 부족이 생겼다고 하여 기여분에 대하여 반환을 청구할 수도 없다.

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3다60753 판결


그런데 A의 사안이 보통의 유류분반환 문제였다면 A는 원고들과 최대한 협의를 하여 유류분액을 줄일 방법을 강구했을텐데, A와 법무법인 세웅은 사실 A가 B로부터 유증받은 재산이 실제로 A가 마련한 재산이라는 점을 주장해보기로 하였습니다.


A가 B에게 명의신탁한 재산을 유증의 형태로 돌려받았기 때문에 다른 상속인들의 유류분침해는 있을 수 없다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성공이라는 결과를 놓고 말씀드리는 것이라 '그게 뭐 어렵나' 또는 '당연한 것을 이겼는데 뭐가 대단한 것인가'라고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민사소송에 조금이라도 경험이 있으신 분은 아마 아실 것입니다. 명의신탁 주장이 받아들여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요.


피고의 항변

유증재산은 명의신탁재산

피상속인 명의였을 뿐 실제로는 피고의 재산


어떤 사람이 자신의 재산을 다른 사람의 명의로 해둔 것을 차명재산이라고 하죠. 이때 명의를 빌린 사람 또는 실제 소유자를 '명의신탁자'라고 하고 명의를 빌려준 사람 또는 대외적으로 소유자인 것처럼 되어 있는 사람을 '명의수탁자'라고 합니다.


현재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종중이나 배우자 사이의 명의신탁을 제외한 모든 명의신탁은 불법입니다. 법이 보호를 해주지 않고 있죠. 그런데 실제로는 1가구 2주택 문제 등을 회피하기 위해 부모의 명의로 재산을 취득한 사례가 비일비재 합니다. A도 딱 그런 사안이었습니다.


먼저 명의신탁에 관한 대법원의 판례를 소개합니다.

명의신탁은 등기의 추정력을 전제로 하면서 그 등기가 명의신탁계약에 의해 성립된 사실을 주장하는 것이므로, 그 등기에 추정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명의신탁자는 명의수탁자에게 대하여 등기가 명의신탁에 의한 것임을 주장할 수 있다

대법원 2007. 2. 22. 선고 2006다68506 판결


명의신탁자(또는 실권리자)는 타인 명의로 된 재산이 명의신탁 재산이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명의신탁이 불법이라고 하더라도). 그렇다면 어떤 재산이 명의신탁재산인지 아닌지를 어떻게 판단할까요. 몇 가지 기준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조건을 대법원이 정리하였습니다.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본문은 “명의신탁약정이란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나 그 밖의 물권(이하 ‘부동산에 관한 물권’이라 한다)을 보유한 자 또는 사실상 취득하거나 취득하려고 하는 자(이하 ‘실권리자’라 한다)가 타인과의 사이에서 대내적으로는 실권리자가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보유하거나 보유하기로 하고 그에 관한 등기(가등기를 포함한다)는 그 타인의 명의로 하기로 하는 약정(위임·위탁매매의 형식에 의하거나 추인에 의한 경우를 포함한다)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부동산에 관한 물권의 실권리자인지 여부를 가리는 핵심적인 징표 중의 하나는 그가 과연 그 부동산에 관한 물권의 취득 자금을 부담하였는지 여부라 할 것이다.

대법원 2010. 7. 8. 선고 2008도7546 판결


대법원은 그 부동산의 취득 자금을 과연 누가 부담한 것인지가 핵심 징표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법무법인 세웅과 A는 바로 이 점에 집중하기로 하였습니다.


명의신탁의 항변

이 사안에서 피상속인 B가 재산을 취득했을 당시 B는 고령이었고 별다른 소득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 당시 B의 생활비와 병원비 등 모든 비용은 A가 부담하고 있었죠(A의 다른 형제들인 유류분소송의 원고들은 그다지 도움을 주지 않았습니다).


B는 이 부동산을 취득하기 위한 매매대금을 대출금으로 충당하였는데, 이 대출금은 전액 A가 변제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부동산에서 A는 B를 모시고 살았습니다. 이 사안에서 A가 B의 명의로 부동산을 취득한 이유는 B의 명의로 해야 분양혜택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법무법인 세웅은, A가 B가 자신의 명의로 이 부동산을 취득했을 때의 자금 흐름, 인테리어 비용과 이후 재산세등 각종 제세공과금을 모두 A가 부담하였고 A가 B를 계속 모셔왔던 점 등을 근거로 이 재산은 A의 명의신탁재산이고 유증의 형태로 명의신탁재산을 돌려받은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결국 법원은 A가 B로부터 유증받은 이 재산은 A의 특별수익으로 볼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유류분반환청구를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그리고 원고들이 항소를 포기하여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오늘은 유류분반환청구 사건에서 피고가 명의신탁 주장을 하여 전부 승소를 한 성공사례를 소개하였습니다. 처음에 말씀드린 것처럼, 이렇게 명의신탁이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일반적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모든 유류분반환청구 사건에서 이 명의신탁을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위 A와 비슷한 사실관계에서 유류분반환청구가 있다고 한다면, 소송의 피고가 명의신탁 주장을 고려할 수 있다는 정도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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