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으로 누군가에게 재산을 남긴다고 했을 때 그 누군가가 반드시 상속인이 될 사람일 필요는 없습니다. 선순위 상속인이 있어서 상속인이 될 수 없는 친족, 가령 손자나 형제자매, 부모 등에게도 유언을 남길 수 있고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혼 배우자에게도 유증을 남길 수 있습니다. 친구도 마찬가지입니다. 또는 사회복지법인이나 학교, 종교시설에도 유증을 남길 수 있습니다.
그럼 오늘은 이러한 유증상속에 관한 여러 가지 사항을 알아보겠습니다.
유증의 방법 - 유언을 하는 방법
법은 유언이 가능한 내용의 한계를 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법정유언사항이라고 하는데, 미성년후견인의 지정, 상속재산분할방법지정, 신탁의 설정, 유언집행자의 지정 등 여러 가지가 있고 이 중에 유증이 있습니다. 즉, 상속유증은 유언의 여러 가지 내용 중의 하나이죠. 그런데 대부분의 유언은 이 유증에 관한 것들입니다.
유증을 하기 위해서는 효력있는 유언을 작성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어떤 유언에 효력이 있으려면 반드시 법이 정한 요건을 준수하여야 합니다.
우리나라 법은 유언의 방식으로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 녹음에 의한 유언,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 비밀증서에 의한 유언 그리고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 이렇게 다섯 가지의 유언 형식을 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다섯 가지 형식을 벗어난 유언은 법률적으로 유언이 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민법은 위 다섯 가지의 각 유언형식에서 꼭 필요한 내용들을 따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실무상 위 다섯 가지 유형의 유언 중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과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 이 둘 중의 하나의 형식을 취합니다.
유증의 종류 - 포괄유증과 특정유증
유증에는 다시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먼저 포괄적 유증(포괄유증)은 유증의 목적을 유언자의 적극, 소극 재산의 전부를 포골하는 상속재산의 일정한 비율로 표시하는 유증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내 재산 전부를 장남에게 준다' 또는 '내 재산 1/2는 장남에게 나머지 1/2는 차남에게 준다'라는 식의 유언입니다. 포괄유증이 있으면 유언의 효력 발생과 동시에 유증의 대상인 권리가 수유자(유증을 받은 사람)에게 포괄적으로 이전합니다.
이 포괄유증이 중요한 이유는, 상속인이 아닌 제3자에게 포괄유증을 하면 실질적으로 상속인이 아닌 제3자를 상속인으로 지정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있다는 데에 있습니다.
반면에 특정유증이란 유증의 목적을 구체적으로 특정한 유언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상도동 햇빛 아파트 107-205동은 장남에게, 상도동 햇빛 아파트 104동 1403호는 차남에게 준다'라는 식의 유언입니다.
특정유증이 있으면 유언이 효력이 발생함으로써 수유자는 유증의무자에게 대하여 유증의 이행을 청구할 권리만을 가집니다. 이것이 포괄유증과의 결정적인 차이이죠.
유증이 유류분을 침해하면 일부 반환하여야
유언자가 한 유언이 상속인의 유류분을 침해했을 때에는 유언자 사후 유류분반환이 있을 수 있습니다. 유류분은 상속인에게 보장되어야 할 최소한도의 재산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100억 원의 재산을 가진 사람에게 자녀 A, B 둘이 있었다고 하면 두 자녀의 법정상속분은 각 50억 원입니다. 그리고 피상속인의 직계비속이 상속인이 되는 경우 유류분은 법정상속분의 절반이죠. 즉, 두 자녀 A, B에게 각 25억 원씩은 보장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에 이분이 전재산을 상속인 아닌 제3자에게 전부 유증하였다면, 유언자 사망 이후 자녀 A, B는 유증의 대상인 100억 원의 재산 중에서 50억 원을 반환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유류분반환은 피상속인의 증여 또는 유증의 효력을 일부 취소하는 매우 강력한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유류분반환 제도가 있는 한 자신의 모든 재산에 대한 유언의 자유가 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증여와 유증이 모두 있다면 유증부터 유류분반환
100억 원의 재산이 있는 사람에게 자녀 A, B, C, D가 있는 상황을 가정해보겠습니다. 이 자산가는 첫째 A에게 50억 원을 생전 증여하였고, 둘째 B에게 50억 원을 유증하였습니다. 상속인이 될 자녀가 A, B, C, D 이렇게 네 명이니, 각 법정상속분은 25억 원씩이고 유류분은 그것에 다시 절반인 각 12.5억 원이 되겠죠. 그런데 C, D는 아무런 재산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C, D는 재산을 받은 A, B를 상대로 유류분반환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이때 등장하는 것이 유류분반환에서 있어서의 유증 우선 원칙입니다.
위 사안에서 A는 50억 원의 증여를 받았고, B는 50억 원의 유증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위 제1116조에 따라 B가 받은 유증액으로 C, D와 유류분부족액의 합계액 25억 원을 전부 충당할 수가 있죠. 그럼 C, D는 A에게 유류분반환청구를 할 수 없고 오로지 유증을 받은 B에게만 유류분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유증을 받은 B는 A가 받은 증여로 인한 C, D의 유류분부족액을 자신이 받은 유증액으로 전부 책임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리하여 A는 증여받은 재산 50억 원을 그대로 지킬 수 있고 B는 유증받은 50억 원 중 25억 원을 C, D에게 반환하여야 합니다.
동시존재의 원칙
어떤 사람이 A에게 유증을 했는데 유언을 한 사람이 사망하기 전에 A가 먼저 사망하였다면 어떻게 될까요? 만약 A에게 배우자와 자녀가 있다면, A의 배우자와 자녀가 유증을 받을 수 있을까요?
상속에서 피상속인의 상속인이 될 사람이 피상속인보다 먼저 사망하였을 경우, 상속인이 될 사람에게 배우자와 자녀가 있다면 그 배우자와 자녀가 사망한 상속인이 될 사람의 상속분을 승계합니다. 이를 대습상속이라고 하죠.
그러나 유증에서는 이러한 대습상속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유증을 받을 사람이 유언자보다 먼저 사망하였을 때에는 그 유증은 효력이 생기지 않습니다.
그리고 유언자와 수유자가 동시에 사망한 때에도 마찬가지로 보고 있습니다.
부담부 유증
유증에도 부담을 붙일 수 있습니다. 다만 부담이 불가능한 것을 목적으로 하거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것일 때에는 그 부담은 무효입니다.
그런데 유언자가 정한 부담이 너무 커서 유증재산보다 더 클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민법은 부담이 있는 유증을 받은 사람은 유증의 목적 가액을 초과하지 않은 한도 내에서 부담한 의무를 이행할 책임이 있다고 하고 있습니다(민법 제1088조 제1항).
만약 부담부 유증을 받은 사람이 부담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에는 상속인 또는 유언집행자는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이행할 것을 최고하고 그 기간 내에 이행하지 않은 때에는 가정법원에 유언의 취소를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제1111조).
오늘은 상속유증에 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유언을 통한 유증은 재산을 많이 주고 싶은 사람에게 최대한 법적 권리를 주는 동시에 상속분쟁을 최소한도로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유류분반환이라는 제한이 있지만요.
상속유증은 상속을 설계하는 아주 중요하고 유용한 수단입니다. 기회가 있을 때 유증을 적극적으로 고려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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