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은 부모님에게 중증의 치매가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미리 부모님의 재산과 신상을 보호하기 위한 후견인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또는 가족 중에 도박 중독 증세로 가산을 탕진하는 사람이 있어 이를 막기 위한 보호자가 필요할 수도 있죠.
남편이 도박에 빠진 후로 여기저기 돈을 빌리고 갚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부모님이 빚을 갚아주시고는 있는데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이혼을 하려고 해도 아이가 아직 어려 그것도 쉽지 않고, 주변에 더 손을 벌리지 못하게 후견인이라도 해놔야 하지 않을까요?
오늘은 성년후견제도 중 한정후견개시에 관하여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질병, 장애, 노령, 그 밖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제약'에는 초기 치매, 경미한 정신질환 등이 포함됩니다.
최근에는 초기 치매 진단을 받으신 분들 외에 도박 중독 등 충동조절장애 진단을 받은 분들을 위한 한정후견개시심판청구 사례가 점점 늘고 있습니다.
정신적 제약이 있는 어떤 성년자에게 한정후견이 개시되려면 가정법원의 개시심판이 필요한데요, 보통은 배우자나 직계혈족 또는 형제가 가정법원이 심판청구를 합니다.
일단 어떤 사람에 대한 한정후견개시심판청구가 있으면, 가정법원은 이 사람에게 정말 정신적 제약이 있는 것인지, 후견인으로 누가 선임되면 적당할지 그리고 후견인의 권한 범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에 관하여 판단을 합니다.
정신적 제약이 있는 사람(사건본인)에게 한정후견이 개시되었을 때 이 사람을 피한정후견인이라고 합니다.
피한정후견인의 후견인은, 가정법원이 정하는 범위 내에서 피한정후견인의 법률행위에 대리권과 동의권을 가집니다. 그리고 피한정후견인이 후견인의 동의가 있어야 할 수 있는 행위를 독단적으로 했을 때에 후견인은 그 법률행위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
만약 피한정후견인이 초기 치매가 있는 분이어서 이 분을 위한 한정후견인이 선임된 경우라면, 사실 중증치매를 원인으로 한 성년후견인과 그 권한 범위에서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반면에 도박중독 등 충동조절장애가 있는 사람을 위한 한정후견인은 권한 범위가 전면적인 권한을 갖는 성년후견인에 비해 다소 제한될 가능성이 큽니다.
보통 한정후견인은 중요자산의 처분, 금전 대여 행위, 보증 행위 등에 동의권 및 대리권을 부여받습니다.
문제는 어떤 사람에게 한정후견이 개시되었다고 해서 이 사실이 곧바로 모든 정부기관이나 금융회사에 통보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령 도박중독 증세가 있는 사람에게 한정후견이 개시된 이후에도 이 사람이 계속 주변에 돈을 빌리고 다닐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한정후견인은 사후적으로 이 금전 차용행위를 취소할 수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이 한정후견개시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하실 수도 있는데, 만약 이 한정후견개시도 없다면 돈을 빌리는 행위 자체를 취소하기 매우 어려워집니다. 그것이 중요한 차이입니다.
먼저 제일 중요한 사항은 정신적 제약이 있는 당사자 본인(사건본인)의 이해와 동의입니다.
한정후견은 사건본인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이기 때문에 이분의 의사를 가장 우선 존중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미 사건본인에게는 치매나 정신질환 등의 정신적 제약이 있습니다. 그래서 본인을 위한 후견개시에 부동의를 할 경우 이 의사를 얼마나 존중해야 하는지도 사실 정말 중요한 고민입니다.
그래서 사건본인이 한정후견개시에 협조적이라면 큰 문제가 아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후견심판 절차를 계속 진행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는 법원이 사건본인의 현재 상태와 이해관계인의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사건본인의 현재 정신적 제약을 알 수 있는 의학적인 근거가 필요합니다. 진단서, 소견서, 투약기록, 간호기록 등의 의무기록이 필요하죠.
또한 사건본인의 현재 재산상황을 증빙할 수 있는 자료와 후견인 후보자에게 결격사유가 없음을 증빙하는 서류들도 같이 필요합니다.
가족 중에 정신적 제약이 있어 보호할 필요가 긴요할 때에는 때를 놓치지 않고 한정후견개시심판청구를 고려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한정후견개시가 되면 적어도 피한정후견인이 한 법률행위를 사후적으로 취소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한정후견개시가 없으면 피한정후견인이 후견인이 동의를 받지 않고 한 행위를 취소하는 것이 아주 어려워집니다. 거래 상대방이 피한정후견인의 상태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을테니까요.
또한 가능하다면, 한정후견신청을 하기 전에 충분히 사건본인의 이해를 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절차 진행이 순조롭고 빠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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