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검사 없이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가능 사례
유전자검사 없이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가능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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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검사 없이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가능 사례 

오경수 변호사

A는 가족관계등록부상 아버지가 B, 어머니는 C로 되어 있었습니다. B는 A의 친부가 맞아 문제가 없는데, C는 A가 태어날 당시 B의 법률상 배우자였습니다. A의 친모 D는 C가 사망한 이후 A의 아버지 B와 혼인신고를 하였습니다. 현재 A의 아버지 B와 생모 D 모두 돌아가신 상태인데, A가 가족관계등록부를 정정하기 위해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소를 시작하니 당장 유전자검사를 할 수 없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생모 D가 돌아가셔서 생모 D의 친족과 간접적인 유전자 검사를 하려고 해도 생모 D의 여자 형제 역시 오래 전에 사망하였거나, 생존한 사람은 또 이복형제여서 D의 존재조차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A는 D와의 친자관계를 입증할 유전자검사 결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위 A의 사례는 구조 자체는 간단합니다. 생모인 D와의 친생자관계존재확인, 가족관계등록부상 모친인 C와의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소송을 통해 이렇게 두 가지 확인을 받으면 가족관계등록부를 정정할 수 있습니다. 만약 A와 D 사이의 유전자 검사가 있었다면, A의 사안은 무난한 사건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D는 이미 오래 전에 사망하였고, D의 여자형제들은 이미 사망하였거나 그 여자형제들의 남편의 제적등본도 발급받을 수 없었습니다(해당주소 검색 불가). 그래서 사촌끼리의 검사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었죠. 이렇게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소를 시작한 이후 유전자검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정말 난감하죠. 가장 중요하고 직접적인 증거가 없으니까요. 가족관계등록부의 변경은 신분법상 중대한 변동을 가져오기 때문에 법원은 보통 당사자의 진술이나 주변사람의 증언만으로 쉽게 판단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아예 불가능한 것은 또 아닙니다. 유전자검사를 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다른 간접적인 증거가 충분하다면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소송에서 승소를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혈연상의 친자관계라는 주요사실의 존재를 증명함에 있어서는, 부와 친모 사이의 정교관계의 존재 여부, 다른 남자와의 정교의 가능성이 존재하는지 여부, 부가 자를 자기의 자로 믿은 것을 추측하게 하는 언동이 존재하는지 여부, 부와 자 사이에 인류학적 검사나 혈액형검사 또는 유전자검사를 한 결과 친자관계를 배제하거나 긍정하는 요소가 있는지 여부 등 주요사실의 존재나 부존재를 추인시키는 간접사실을 통하여 경험칙에 의한 사실상의 추정에 의하여 주요사실을 추인하는 간접증명의 방법에 의할 수밖에 없는데, 여기에서 혈액형검사나 유전자검사 등 과학적 증명방법이 그 전제로 하는 사실이 모두 진실임이 증명되고 그 추론의 방법이 과학적으로 정당하여 오류의 가능성이 전무하거나 무시할 정도로 극소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와 같은 증명방법은 가장 유력한 간접증명의 방법이 된다.

(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1므1537)


실제 이 사안에서는, A와 아버지 B, 생모 D가 오랜 기간 같이 살았습니다. 반면에 C는 B와 사실상 이혼상태였고 A와 같이 산 적이 없었습니다. B와 D가 A를 낳았을 때만 하더라도 C는 B와의 이혼을 거부하고 있었기 때문에 B는 어쩔 수 없이 C를 어머니로 한 A의 출생신고를 한 것이었는데 이러한 상황을 같은 동네에 있는 이웃과 친지들, 학교 동창들이 알고 있었죠. 이 사람들의 사실확인서도 되도록 많이 확보하여 두었습니다. 그 결과, 법원은 유전자감정결과 없이 A와 사망한 C 사이의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A와 사망한 D 사이의 친생자관계존재확인 판결을 내렸습니다.


위 A의 사안에서는 다행히 유전자검사 없이 승소가 가능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유전자검사가 어려운 모든 사건에서 이처럼 승소판결이 가능하지 않다는 뜻입니다. 재판부에 따라 유전자검사가 없이는 아예 소송진행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 곳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법원을 설득할만한 증거를 제출해야겠죠. 또한 위 A의 사안에서는 생모 D와 호적상 모 C가 사망한지 모두 2년이 지났기 때문에 A를 원고로 하는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및 친생자관계존재확인의 소를 하면

제척기간 2년 도과를 이유로 소가 각하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제척기간 규정을 우회하는 소송의 구조를 만들어 놓는 것도 중요하였습니다.


유전자검사 없이 친생자소송을 진행하는 일은 까다로운 일입니다. 특히 당사자들에 관한 기초적 신분자료도 제대로 남아 있지 않은 경우 이를테면, 제적등본(구 호적부)의 기재가 누락되어 있는 등의 문제가 있을 때에는 간접적으로 유전자검사를 할 상대방을 찾는 일에서도 어려움에 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소송을 진행하시기 전에는 꼭 전문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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