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병원에 계실 때 제대로 찾아온 적도 없던 형제들이 아버지가 돌아가시니 자기에게도 상속분이 있다, 유류분이 있다하면서 재산을 똑같이 나누자고 하네요. 형제끼리 재산 가지고 싸움이 나서 동네 창피해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습니다. 우리 집안이 재벌도 아니고 그 얼마되지도 않는 재산 가지고 다투는 것도 기가 찬데, 아버지를 힘들게 모신 장남이랑 재산을 똑같이 나누자는게 말이 됩니까? 돌아가신 부모님이 오래 병석에 누워 계셨던 집안에서 흔히 있는 일입니다.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것 자체가 엄청나게 힘든 일인데도 형제들은 모셔보지도 않고서는 무조건 재산을 똑같이 나누자고 하지요. 민법이 공동상속인의 법정상속분은 균등하다고 해서 모든 공동상속인이 똑같이 재산을 나누면 실제로 불공평한 일이 생깁니다.

그래서 이러한 불공평한 결과를 막기 위한 장치가 바로 '기여분'입니다.
기여분이란 쉽게 말해 공동상속인 중 상속재산에 대한 기여가 인정되는 사람에게 상속재산 중 일정부분 먼저 떼어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장남이 아버지를 헌신적으로 간병하여 기여분이 30%가 인정되고 아버지 재산이 10억 원이라면, 장남이 먼저 10억 원의 30%인 3억 원을 먼저 가져가고 나머지 7억 원으로 다른 형제들과 상속재산분할을 합니다. 이 상속재산분할절차에서 만일 장남이 2억 원을 분할받았다면, 장남은 기여분 3억 원까지 모두 5억 원을 상속받는 것이죠.
그런데 부모님을 간병했다고 무조건 기여분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선 부모님을 간병하는 것은 자식된 당연한 도리입니다. 물론 부모님을 모시고 간병하는 일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닙니다. 모셔보지 않은 사람은 그 고됨을 모르죠.
그러나 부모와 자식 사이에는 1차적 부양의무가 있기 때문에 정말 특별하게 헌신하지 않은 이상 기여분을 인정받기는 어렵습니다. 대법원 역시 기여분의 목적 자체가 공동상속인 중에서 돌아가신 분을 '특별히 부양'했다거나 돌아가신 분의 재산을 유지하고 증가시키는데 '특별히 기여'한 경우에만 기여분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 특별함의 기준은 공동상속인 사이의 공평을 위하여 상속분을 조정할 필요가 있을 정도라고 하였죠.
예를 들어, 치매로 대소변을 못가리는 아버지를 수년동안 대소변을 받아내면서 간병을 했다거나, 막대한 암 수술비를 장남 혼자 다 부담하였다거나, 또는 아버지를 도와 부동산에 투자하여 큰 수익을 만들었다는 등의 특별한 기여가 있어야 합니다. 기여분을 원하는만큼 인정받는 일은 매우 어렵습니다. 기여분은 법원에 결정청구를 하여 인정을 받아야 하는데, 보통은 다른 형제들이 필사적으로 기여분을 깎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할 것이기 때문에 상처는 상처대로 받고, 난무하는 거짓말과 사실 날조와도 싸워야 합니다. 이처럼 기여분 인정은 매우 어려운 절차입니다. 그래서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를 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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