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피고인이 알 수 없는 경위로 피해자의 'B' 거래소 가상 지갑에 들어 있던 199.999비트코인(이하 '이 사건 비트코인'이라 한다)을 자신의 계정으로 이체 받았으므로 착오로 이체된 이 사건 비트코인을 반환하기 위하여 이를 그대로 보관하여야 할 임무가 있었는데도, 그중 29.998비트코인을 자신의 'C' 계정으로, 169.996비트코인을 자신의 'D' 계정으로 이체하여 재산상 이익인 합계 약 1,487,235,086원 상당의 총 199.994비트코인(29.998 비트코인 + 169.996비트코인)을 취득하고, 피해자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는 이유로 배임의 기소가 되었던 사안에서 주목할 만한 대법원의 판결이 있었기에 오늘은 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2. 위 사안에서 2심 법원은 '가상 자산은 경제적 가치를 갖는 재산상 이익으로서 형법상 보호할 가치가 있다. 피고인이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 소유 비트코인을 자신의 가상 자산 지갑으로 이체 받아 보관하게 된 이상, 소유자에 대한 관계에서 비트코인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 횡령죄와 배임죄는 신임관계를 기본으로 하는 같은 죄질의 재산범죄로서, 법률관계없이 돈을 이체 받은 계좌 명의인은 송금의뢰인에 대해 송금 받은 돈을 반환할 의무가 있어 계좌명의인에게 송금의뢰인을 위하여 송금 받거나 이체된 돈을 보관하는 지위가 인정되는데, 가상 자산을 원인 없이 이체 받은 경우를 이와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은 이체 받은 비트코인을 신의칙에 근거하여 소유자에게 반환하기 위해 그대로 보관하는 등 피해자의 재산을 보호하고 관리할 임무를 부담하게 함이 타당하므로 배임죄의 주체로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라는 판시를 통하여 배임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상고가 제기되었습니다.
3. 위 사안에서 대법원은 '가상 자산 권리자의 착오나 가상 자산 운영 시스템의 오류 등으로 법률상 원인관계없이 다른 사람의 가상 자산 전자지갑에 가상 자산이 이체된 경우, 가상 자산을 이체 받은 자는 가상 자산의 권리자 등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 의무를 부담하게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당사자 사이의 민사상 채무에 지나지 않고 이러한 사정만으로 가상 자산을 이체 받은 사람이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가상 자산을 보존하거나 관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는 아무런 계약관계가 없고 피고인은 어떠한 경위로 이 사건 비트코인을 이체 받은 것인지 불분명하여 부당이득 반환 청구를 할 수 있는 주체가 피해자인지 아니면 거래소인지 명확하지 않다. 설령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직접 부당이득 반환 의무를 부담한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가상 자산을 이체 받은 사람을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배임죄의 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라는 이유로 2021. 12. 16. 원심 판결을 파기하였습니다(대법원 대법원 2021. 12. 16. 선고 2020도 9789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인정된 죄명: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공 2022상, 223]).
4. 가상 자산은 국가에 의해 통제받지 않고 블록체인 등 암호화된 분산 원장에 의하여 부여된 경제적인 가치가 디지털로 표상된 정보로서 재산상 이익에 해당하는 것은 맞으나, 가상 자산은 보관되었던 전자지갑의 주소만을 확인할 수 있을 뿐 그 주소를 사용하는 사람의 인적 사항을 알 수 없고, 거래 내역이 분산 기록되어 있어 다른 계좌로 보낼 때 당사자 이외의 다른 사람이 참여해야 하는 등 일반적인 자산과는 구별되는 특징이 있으며, 이와 같은 가상 자산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관련 법률에 따라 법정화폐에 준하는 규제가 이루어지지 않는 등 법정화폐와 동일하게 취급되고 있지 않고 그 거래에 위험이 수반되므로, 형법을 적용하면서 법정화폐와 동일하게 보호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타당한 판결이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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