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소송에 앞서 환자가 반드시 알아둬야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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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소송에 앞서 환자가 반드시 알아둬야 하는 것 

이동찬 변호사

지방종 제거 수술을 받은 지 2주가 지났는데도 병원에서는 보상에 관한 얘기는 없고, 매일 치료를 받는 내 마음은 한없이 무너진다. 솔직히 그 어떤 보상도 위로가 될 것 같지 않다.

얼마 전 의료사고를 당한 한 유명 배우가 SNS에 게재한 글입니다. 다행히 다음날 병원 측에서 보상과 회복을 약속하면서 일단락 짓게 되었죠. 하지만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이 의료사고를 당했다면 이 유명 배우처럼 원만히 해결될 수 있었을까요? 한해 약 4만 건이 넘는 의료분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의료사건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을 위해 마련했습니다. 의료소송 제기 시 환자가 알아두어야 할 점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의료소송 진행과정에서 환자는 어떤 서류를 작성해야 하나요?>

의료분쟁 발발 시 의사 측과 환자 측 간에 합의나 조정이 성립되지 않으면 결국 민사소송으로 해결하게 됩니다. 이러한 의료소송은 손해배상이 성립됐는지 혹은 불성립됐는지에 대해 양 당사자가 얼마나 잘 입증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게 됩니다. 소송 진행 과정에 필요한 절차를 지키면서 자신에게 유리한 증거를 확보할 수 있는 적절한 조치들을 취해야 합니다.


(1) 손해배상 소장

환자 측이 손해배상소장을 법원에 제출하면 의료 민사소송이 시작됩니다. 길고 긴 의료소송의 첫 단추를 잠근 것이지요. 소장 작성 시에는 사고의 개요 및 피고(의료인)의 과실을 잘 적시해야 합니다. 손해배상액의 범위를 산정하여 기재하는 것도 잊으시면 안 됩니다. 실제 손해보다 더 낮은 금액을 청구한다 해서 판사님께서 알아서 손해배상금을 올려 판결해주시진 않습니다. 그만큼 정확한 범위는 미리 의료소송 변호사와 상의를 해보시기 바랍니다.


이 때 주의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의료소송은 그 자체로 환자 측이 이기기 어려울뿐더러, 그토록 힘들게 승소판결을 받는다 해도 의사에게 재산이 없거나 재산을 미리 은닉 · 처분하여 강제집행을 할 재산을 찾을 수 없는 경우들이 종종 있습니다. 이런 경우 환자 측은 집행과정에서 굉장한 곤란을 겪게 됩니다. 따라서 환자 측이 민사소송을 제기할 때는 본안소송 전에 의사의 재산에 대하여 가압류 등 보전처분을 해 두는 것이 현명합니다.

(2) 준비서면

소장이 접수되면 법원은 변론기일을 지정하기 전에 당사자 사이에 문제되는 점을 서면으로 주고받아 쟁점을 정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법원으로부터 의사의 답변서가 도착하면 환자 측은 이를 검토하여 준비서면을 작성하면 됩니다.

(3) 증거확보를 위한 서류

민사소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얼마나 정확하게 제출할 수 있느냐 하는 점입니다.

의료소송의 특징은 환자와 의료인 사이에 가진 정보량이 같지 않다는 것이죠. 당연히 환자 측이 더 모르고, 자료를 찾아도 어떻게 해석할지 알지 못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의사 측에 주로 집중된 증거자료를 얻기 위해서 몇 가지 서류를 작성하여 증거를 확보해야 합니다.

▶ 문서제출명령신청서

진료기록에 대한 문서제출명령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하여 진료기록부 일체를 확보해야 합니다. 다만, 진료기록은 전문용어로 되어있고 약품명 등도 외국어 또는 독특한 약자로 되어 있어 이를 증거로 제출하는 당사자는 이를 재판부가 이해할 수 있도록 번역하여 제출해야 합니다.

▶ 신체감정촉탁신청서

의료사고로 인한 환자의 피해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서 신체감정촉탁신청서를 작성하여 제출해야 합니다. 이는 손해의 정도를 입증하는 데에 반드시 필요하므로 환자(원고) 측에서는 반드시 제출해야 합니다.

▶ 사실조회신청

의료사고의 내용은 의학적인 지식이 있어야 하는 전문적인 영역입니다. 따라서 환자 측은 해당 사건과 관련된 의료분야의 자료들을 얻기 위해 의사협회나 의과대학 · 연구소 등에 사실조회신청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이때 사실조회에 필요한 세부적인 자료는 환자의 피해 내역에 따라 달라집니다.


<의료소송에서 증명책임은 누가 지게 되는가?>

앞서 언급했듯이 민사소송(의료소송)에서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어느 쪽이 얼마큼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였는가 하는 점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입증을 누가해야 하는지, 즉 적극적인 입증이 없다면 어느 쪽이 불이익을 입게 되는지가 문제됩니다. 이를 증명(입증)책임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증명책임을 누가 지는지,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이러한 증명책임의 소재는 민사소송이 채무불이행에 의한 것인지, 불법행위에 기한 것인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런데 의료소송은 보통 불법행위에 기한 민사소송이기 때문에 의료인의 ‘과실’에 대한 증명책임을 원칙적으로 피해자인 환자가 지게 됩니다. 다만 원칙은 원칙일 뿐 예외를 아는게 더 중요합니다.

▶ 환자의 입증책임을 완화해주다

입증책임을 피해자가 지게 되는 것 자체가 환자 입장에선 막막할 수밖에 없습니다. 의료사고의 특성상 환자 측이 의사의 과실을 입증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죠. 특히 의료행위(가해행위)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증명해야 합니다. 하지만 의료행위는 전문적이고 비공개적으로 행해지기 때문에 환자 측에서 인과관계를 입증하기가 매우 곤란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좌절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우리 법원에서는 의료사고의 경우에 인과관계의 입증을 완화해주고 있습니다. (이를 입증책임의 완화라고 합니다)

환자가 의료인의 과실 등에 관해 여러 가지 정황사실을 제시하고 법원이 이를 타당하다고 판단하면 과실과 인과관계가 있음을 추정하는 것인데요. 따라서 이때부터는 입증책임은 의료인 측으로 넘어갑니다. 병원 측에서 의료과실과 환자의 피해는 인과관계가 없음을 입증하지 못하면 배상책임을 지게 됩니다.

의사가 자꾸 증거수집을 방해해요!

의료분쟁의 경우 소송에서 증거로 삼을 수 있는 대부분의 진료자료를 의사 측이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의료인이 환자가 해당 자료를 증거로 삼을 수 없도록 방해하는 경우들이 종종 발생하게 되지요. 이를 입증방해라고 합니다. 우리 대법원 판례는 이러한 입증방해는 공평함에 어긋나므로 ‘법원은 이를 하나의 자료로 하여 자유로운 심증에 따라 의사 측에 불리한 평가를 할 수 있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10. 7. 8., 선고, 2007다55866). 다시 말해 의료인이 입증방해를 할시 의료인에게 재판상 불이익을 가할 수 있다는 말이지요. 즉 재판에서 판사가 해당 사실을 이유로 의사 측에 불리한 판단의 근거로 삼을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만일 병원에서 진료기록부 등을 제때 교부하지 않거나 방해할 경우에는 녹음이나 기타 증거를 확보하셔서 재판에 제출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글을 맺으며>

몇 년 전 유명 가수가 장 협착과 위 축소 수술을 받다가 의료 사고로 사망했습니다. 글의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유명 여배우도 지방종 제거 수술로 인한 의료 사고를 당했고요. 이처럼 의료사고는 우리 주변에서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사고 발생 시 제일 중요한 것은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입니다. 의료소송의 특성상 사고관련 정보를 의료기관 측이 독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환자에게 유리한 증거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수집하기 위해 분쟁 발발 시부터 의료소송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것을 강하게 권유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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