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소송을 준비하기 전에 꼭 알아야 할 기본 중의 기본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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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소송을 준비하기 전에 꼭 알아야 할 기본 중의 기본지식 

이동찬 변호사

여러분 주변엔 병원이 몇 군데가 있나요? 아마도 지금 당장 계신 곳 주변을 둘러보면 두 세 곳의 소규모 의원은 어렵지 않게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저희 사무실 주변엔 총 다섯 군데의 개인의원과 한 군데의 대형 종합병원이 보이네요.

병원은 우리의 삶에 없어선 안 될 필수입니다. 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돌보는 의료인이야말로 경제적 논리로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고귀한 의무를 가진 직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병원, 잦은 이용만큼 관련 분쟁도 잦다!>

병원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보니 크고 작은 의료분쟁이 많이 발생하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이미 2018년엔 1천 500건이 넘는 의료분쟁이 발생하였는데요. 2014년 대비 2배가 증가했다고 합니다. 또한 올해 상반기도 이미 약 800건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오늘은 갈수록 증가하는 의료분쟁과 관련된 손해배상에 대하여 한번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의료분쟁이란 무엇인가?>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전문 서비스입니다.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니까요. 직업에 귀천은 없다는 것에 동의하지만 사실 의사라는 직업은 쉽게 될 수 있는 게 아니지요.

이러한 특성이 있기에 의료행위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과실은 꽤나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예컨대 특정 장기의 손상이나 장애 판정 같이 말이지요. 심지어 생명을 앗아가기도 하니 결코 가볍게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의료인들은 의료행위를 하면서 환자가 잘못되기를 바라거나 환자에게 고의로 상해를 입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인가요? 어쨌든 의료행위의 주된 목적은 환자의 건강 회복이니까요.

이러한 사정으로 인해 다른 민사 관련 분쟁들과 달리 의료분쟁은 의료인의 고의가 아닌 과실에 의한 것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렇다면 의료인의 과실이라는 것은 어떤 걸 의미할까요? 구체적으로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주의의무 위반

민법에서 말하는 ‘주의의무’란 어떠한 행위를 할 때 일정한 주의(注意)를 기울여야 할 의무를 뜻하는데요. 쉽게 말해 어떤 행위를 할 때 조심성 있게 하라는 뜻입니다. 이걸 의료행위에 대입해 보면 대충 어떤 걸 말하고자 하는지 감이 오시지요?

전술 했듯이 의료행위는 고도의 지식과 숙련도를 요구합니다. 때문에 의사의 의료행위는 보통의 직업군에서 요구하는 주의의무보다 훨씬 더 강력한 수준을 요구하는 게 당연하고요.

의료분쟁의 원인을 차지하는 대부분은 이 주의의무 위반과 관련된 것들입니다. 그만큼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는 반증입니다.

예컨대 몇 년 전 안타까운 의료사고로 숨진 가수 고 신해철 씨의 경우가 있는데요. 의사의 수술 과정에서 발생한 과실이 그 원인이었습니다. 담당 의사가 신해철 씨를 살해하려는 고의는 당연히 없겠지요.

2. 설명의무 위반

설명의무란 의료인이 제공하는 의료행위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 예컨대 해당 의료행위로 인한 효과, 부작용의 종류 · 확률 · 빈도, 예상 가능한 위험 등을 환자에게 자세하게 고지하는 의무를 말합니다.

크고 작은 수술을 해보신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아마 수술 전 해당 수술에 대한 설명을 들으셨을 텐데요. 그게 바로 설명의무랍니다. 뭐 간단해 보이죠?

하지만 이게 결코 간단한 게 아닙니다. 실제로 이러한 설명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거든요. 이 설명의무자는 병원의 의료인뿐만 아니라 약국에서 약을 조제하는 약사도 포함되오니 참고 바랍니다.

<고용의사의 의료과실에 대한 사용자의 책임>

동네의원 같은 소규모 병원의 경우 개업의가 직접 진료와 시,수술을 합니다. 그래서 의료분쟁이 발생하면 그 원인은 대개 개업의가 책임을 지게 되는데요.

이런 소규모 의원도 경우에 따라서는 간호사사 물리치료사 같은 고용 의료인에 의한 의료과실 또한 왕왕 발생합니다.

또한 규모가 큰 병원에서는 이른바 ‘페이닥터’라고 하는 고용의사를 따로 두는 경우가 굉장히 많은데요. 이런 고용 의료인의 의료과실에 의한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 해당 의료인을 고용한 사용자도 똑같이 책임을 져야 합니다.

우리 민법 제391조는 ‘이행보조자의 고의 또는 과실은 그 사용자의 고의 또는 과실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데요. 여기서 말하는 채무는 신용불량자의 그것과 같은 의미가 아니라 의료계약에 따라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의무를 뜻하는 것이니 오해 마시기 바랍니다.

이 조항에 의해 고용 의료인의 의료행위 도중 발생한 의료분쟁에 대한 책임은 그를 고용한 고용자가 지게 됩니다.

다만 사고를 친 고용 의료인의 책임이 면책되는 것은 절대 아니고요. 해당 고용 의료인 역시 민법 제750조에 의거 불법행위(의료과실)에 의한 책임을 지게 됩니다.


<한 명이 한 일인데 책임자는 두 명?>

그렇다면 책임이 두 배가 되는 걸로 오해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책임의 양이 두 배가 되는 건 상식적으로 봐도 맞지 않지요. 이 경우 책임을 지게 되는 당사자가 두 명이 된다는 겁니다. 이것을 법률용어로 ‘부진정연대채무’라고 하는데요.

부진정연대채무의 경우 채권자(피해환자)는 고용 의료인과 사용자 중 한 명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고 둘 모두에게 청구할 수도 있는데요. 어떤 경로를 통해서돈 손해배상이 완료되면 그로서 모든 채무는 끝나게 됩니다.

쉽게 말해 채권자 입장에선 채무자 관계가 어떻게 되든 신경 쓰지않고 채권만족만 하면 되는 것이니 너무나도 편한 셈이지요.

​<의료분쟁조정중재원>

의료소송이든, 민사소송이든, 행정소송이든, 형사소송이든 소송은 그 자체로 시간도 오래 걸리고 비용 또한 만만치 않게 발생합니다. 때문에 우리 법은 소송으로 가기 전, 좀 더 빠르고 합리적으로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 놓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제도로 민사소송 전 조정제도가 그것입니다. 이러한 제도는 특히 시간과 비용이 엄청나게 소모되는 의료소송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요. 바로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을 통한 ‘의료분쟁 중재’입니다.

의료분쟁 발생 시 곧바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 보다, 당사자 간 중재를 통해 원만한 합의를 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사실 실무에서 의료소송을 통해 승소를 하더라도 당사자 모두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도 많답니다.

때문에 서로의 의사만 잘 합치가 된다면 의료분쟁 중재는 충분히 가치 있는 분쟁해결 수단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중재를 통해서도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한다면, 마음을 굳게 다잡고 의료소송 해결 경험이 풍부한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의료소송을 준비하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요즘은 소위 ‘나홀로 소송’이 유행인데요. 의료소송의 경우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이기에 나홀로 소송은 결코 쉬운일은 아닙니다. 가급적 관련 소송을 다수 해결해본 경험이 많은 법조인의 조력을 받으시길 강력하게 조언해드립니다.

<글을 마치며>

환자를 일부러 해하려는 의료인은 없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하고 싶은 직업이 있지요. 그들이 의료인이 되고자 마음먹은 근저에는 사람에 대한 ‘희생’이 깔려 있을 겁니다.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겠노라 다짐한 숭고한 다짐 말이지요.

우리 사회 곳곳에는 크고 작은 분쟁들이 항상 일어납니다. 의료분쟁 역시 그와 다르지 않지요. 환자와 의료인으로 만나 쌓은 신뢰는 설령 분쟁이 발생했다 하여도 본질이 달라지진 않습니다.

의료분쟁이 발생하여도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고 양보하며 충분한 대화를 통한다면, 당사자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를 얻고 분쟁을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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