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부동산&민사법 전문 변호사 최아란입니다.
부동산 경기가 급격하게 침체되면서 최근 들어 전세보증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단연 '깡통전세'입니다.
깡통전세의 경우, 집주인에게 다른 재산이 있거나 수입이 있는 경우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보증금 회수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집주인이 여러 주택에 갭투자를 하여 사실상 파산상태라거나 고액의 세금 체납 상태에 있는 경우에는 보증금 회수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이 때 세입자는 집주인으로부터 회수하지 못한 전세 보증금을 다른 곳에서 회수할 방법을 모색하여야 하는데요. 오늘은 깡통전세를 중개한 부동산 공인중개사의 책임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요약]
공인중개사는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진실인 것처럼 그대로 전달해서는 안 됩니다.
다가구주택인 경우, 공인중개사는 다른 임차인의 임대차 내역을 확인하여 임차인에게 알릴 의무가 있습니다.
공인중개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깡통전세의 위험성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경우, 법원은 공인중개사에게 임차인의 손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리고 있습니다.
다만 공인중개사에게 손해를 100% 배상받기는 쉽지 않습니다.
공인중개사는 중개의뢰인에게 그릇된 정보를 제공하거나, 그릇된 정보를 진실인 것처럼 그대로 전달하여서는 안 됩니다.
공인중개사는 자기가 조사하고 확인하여 설명할 의무가 없는 사항이라 하더라도, 중개의뢰인이 계약을 맺을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것이라면 그에 관해 그릇된 정보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
만약 공인중개사가 그릇된 정보가 진실인 것처럼 중개의뢰인에게 그대로 전달하여 중개의뢰인이 이를 믿고 계약을 체결하도록 했다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신의를 지켜 성실하게 중개해야 할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 해당한다.
대법원 판결문에 기재된 내용입니다. 그리고 전세계약에 있어 세입자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전세 계약이 끝났을 때 전세 보증금을 무사히 반환받을 수 있을 것인가'겠지요.
따라서 공인중개사는 전세 임차인에게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후에 임대차보증금을 제대로 반환받을 수 있는지 판단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잘못 제공해서는 안됩니다.
이때 공인중개사들이 흔하게 하는 변명은 '임대인이 알려준대로 전달했다'라는 것인데요. 공인중개사가 앵무새처럼 임대인의 말을 전달하는 데에 불과한 존재였다면, 중개의뢰인이 그토록 비싼 중개수수료를 지급하며 공인중개사에게 중개를 의뢰할 이유가 없겠지요.
공인중개사가 임대인으로부터 잘못된 정보를 제공받았다면, 적어도 그 정보가 진실인 것처럼 그대로 전달하여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전세 임차인은 전세 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공인중개사가 전달한 정보를 진실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다가구주택인 경우, 공인중개사는 다른 임차인의 임대차 내역을 확인하여 임차인에게 알릴 의무가 있습니다.
공인중개사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는 가장 흔한 사례는 다가구주택이 깡통전세로 확인되어 임차인이 보증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등기부를 떼어 봤을 때, 각각의 호실이 따로따로 나오지 않고 건물 전체에 대해서 1개의 등기부만 나온다면 그것이 바로 다가구주택입니다.
아파트나 다세대주택의 경우, 집주인이 망해서 경매를 하게 되면 하나의 호실에 대해서만 경매가 진행되기 때문에 그 호실에 대해서만 우선순위를 확정하면 됩니다. 이때 하나의 호실에는 하나의 임차인만이 존재하므로 전세 세입자가 다른 세입자와 보증금을 두고 우선순위 경쟁을 벌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다가구주택의 경우, 집주인이 망해서 경매를 하게 되면 건물 전체에 대해서 경매가 진행됩니다. 이때는 여러 호실에 여러 명의 세입자가 있겠지요. 따라서 각 호실의 임차인들 사이에서 보증금을 놓고 우선순위 경쟁을 벌이게 됩니다.
쉽게 말하면 똑같은 경매에서, 201호의 세입자는 경매 절차에서 전세보증금을 전액 배당받은 반면에 301호의 세입자는 경매 절차에서 보증금을 회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다가구주택에 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해당 호실에 대한 권리관계만 파악하여서는 안 됩니다. 그 건물 전체에 대한 권리관계를 파악하여야 하는데, 이때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 다른 임차인의 임대차계약내역(임대차보증금, 임대차 기간 등)입니다.
실제로 대법원은 "공인중개사는 다가구주택의 특정 호실에 대한 임대차계약을 중개할 때에, 임대인에게 다가구주택 내에 이미 거주하고 있는 다른 임차인의 임대차계약 내역 중 개인정보에 관한 부분을 제외하고 임대차보증금, 임대차의 시기와 종기 등에 관한 부분의 자료를 요구하여 이를 확인한 다음 임차의뢰인에게 설명하고 제시하여야 하며, 그 내용을 중개대상물 확인 설명서의 '실제 권리관계 또는 공시되지 아니한 물건의 권리 사항'란에 기재하여 임차인에게 교부할 의무가 있다"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임대인이 만약 다른 임대차계약에 관한 자료 요구에 응하지 않은 경우, 그 내용을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기재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만약 공인중개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이를 위반하여 임차인에게 손해가 발생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라고도 판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위와 같은 대법원 판결의 취지에 따라 다가구주택을 중개한 공인중개사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 판결이 제법 많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공인중개사는 임대인이 자료 제공을 거부하고 구두로만 정보를 제공한 경우, 공인중개사로서는 인근 시세나 해당 다가구주택의 가구 수 등에 미루어 임대인이 제공한 정보에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만약 공인주개사가 의심을 가져야 할만한 정황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공인중개사가 안이하게 생각하여 임차인에게 '임대인이 구두로 설명한 임대차보증금이 얼마다'라고만 설명하였다면 그 경우에도 공인중개사는 손해배상책임을 집니다.
공인중개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깡통전세의 위험성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경우, 법원은 공인중개사에게 손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립니다.
실제로 지난 2022년 6월, 공인중개사가 임대인으로부터 자료제공을 받지 못한 채, 선순위 임대차보증금이 얼마라고 구두로만 전달받았던 사건에서 대법원은 아래와 같이 판단하였습니다.
"공인중개사는 '다가구주택의 규모, 세대수, 인근 유사 부동산의 임대차보증금 시세' 등에 비추어 임대인이 구두로 말한 보증금의 액수가 전체 임대차보증금과 크게 차이날 수 있고, 소액임차인들도 상당수 존재하리라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공인중개사가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임대인이 각 호실별 임대차보증금은 함구한 채 그 합계라고 알려준 금액을 그대로 적어주었을 뿐 그 내용이 불충분하거나 부정확할 수 있음은 알리지 않았으므로 원고들에게 그릇된 정보를 전달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다가구주택에서 먼저 대항력을 취득한 임차인의 보증금이 얼마나 되는지 또는 소액임차인의 수가 어느 정도인지는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성을 따져보고 계약체결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사항이므로, 기존 임차인들의 실제 보증금 합계액이 임대인이 공인중개사를 통해 알려준 것보다 훨씬 많고 그중 상당수의 임차인들이 소액임차인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을 원고들이 알았다면 이 사건 다가구주택을 임차하지 않았을 개연성은 충분하다."
따라서 공인중개사가 중개 계약상의 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공인중개사는 임차 의뢰인에게 손해배상을 하여야 한다.
즉 대법원은 공인중개사가 깡통전세의 위험성을 알 수 있었으면서도 임차 의뢰인에게 이를 알리지 않았다면 그로 인한 임차인의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는 태도를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단, 공인중개사가 손해액의 100%를 전부 배상하는 것은 아닙니다.
공인중개사가 고의로 임대인과 공모하여 임차인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였다면 그것은 명백한 사기입니다. 이 경우에는 손해배상만 청구할 것이 아니라 형사고소를 하여야 하고, 사기죄 기소에 성공한다면 100%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언론에 보도되는 일부 사례를 제외하고는 흔치 않습니다.
안타깝지만 공인중개사가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여 임차인이 결과적으로 손해를 입었다 하더라도, 그것이 공인중개사의 과실로 인한 것이라면, 공인중개사는 임차인의 손해 중 일부에 대해서만 손해배상책임을 집니다.
실제로 법원은 공인중개사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를 다소 제한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계약의 당사자는 공인중개사가 아니라 중개를 의뢰한 임차인이므로 임차인 스스로도 공인중개사의 낙관적인 설명만 믿고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것이 아니라, 임대인이나 공인중개사에게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하고 자료 제공을 요청하여 스스로 자신의 임대차보증금 반환 가능성을 판단하고 임대차 계약 체결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하였어야 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공인중개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할 때에는 공인중개사가 적극적으로 중개의뢰인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였다는 점, 중개의뢰인의 오해를 익히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바로잡지 않았다는 점 등을 강력하게 어필하셔서 손해배상 금액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깡통전세로 인해 전세보증금을 다 받아내지 못했더라도, 포기하지 마시고 공인중개사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검토해보시기 바랍니다. 손해액을 최소화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부동산&민사법 전문 변호사 최아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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