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명의 계좌로 돈을 빌려준 경우 누구에게 반환청구해야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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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명의 계좌로 돈을 빌려준 경우 누구에게 반환청구해야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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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명의 계좌로 돈을 빌려준 경우 누구에게 반환청구해야 하는지 

정현영 변호사

안녕하세요. 수원 민사 전문 정현영 변호사입니다.

B가 A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하면서 지급은 C명의 계좌로 해달라고 요청하였고, A는 그 요청에 따라 C명의 계좌에 돈을 지급한 경우에, 추후 대여금 변제기 도래시 A는 계좌 명의인인 C에게 대여금을 반환하라고 청구할 수 있을까요?

여기서 포인트는 "차주가 누구인지"입니다. B가 돈을 빌린자인 경우에는 B에게만 대여금반환 청구를 할 수 있고, B가 C를 대리해서 돈을 빌린 경우에는 C에게 대여금반환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위 사례 문구대로라면 B는 C를 대리하여 돈을 빌린 것이 아니므로, 원칙적으로 A는 C에게 대여금반환 청구를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실생활에서는 B가 C를 대리하여 빌린 것인지 아닌지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B가 C를 위해 돈을 빌린다는 것을 의도적으로 표시하지 않았지만, 정황상 표시한 것으로 보이는 경우에는 표현대리가 인정되어 C가 대여금반환 책임을 지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떠한 경우에 A는 계좌명의자인 C에게 대여금반환 청구를 할 수 있는지, 그 판단 기준이 되는 대법원 판례와 실제 사례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위 사례에서 B와 C 중 누가 계약당사자인지를 확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에 관한 대법원 판례가 있어 소개합니다.

일반적으로 계약의 당사자가 누구인지는 계약에 관여한 당사자의 의사해석의 문제에 해당한다. 당사자 사이에 법률행위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 되는 경우에는 법률행위의 내용, 그러한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법률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8. 1. 25. 선고 2016다238212 판결

위 판결에 따르면, 계약당사자가 누구인지는 계약에 관여한 당사자의 "의사해석"의 문제이고, 이에 관한 당사자의 의사합치가 없으면 법률행위의 내용,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법률행위의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객관적으로 결정하게 됩니다.

결국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실제 사례에서 어떻게 인정되는지는 이 글 마지막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계약에 관여한 자들의 의사해석 결과 계약당사자가 계좌명의자인 C인 것으로 해석된다면, B에게 C를 대리할 권한이 있었는지, 그 권한이 없었다면 표현대리가 인정되는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의사해석의 결과 B가 계약당사자인 것으로 해석된다면 C에게 청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표현대리에서 자주 문제되는 것은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입니다. 이에 관한 대법원 판결입니다.

민법 제126조에서 말하는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의 효과를 주장하려면 자칭 대리인이 본인을 위한다는 의사를 명시 또는 묵시적으로 표시하거나 대리의사를 가지고 권한 외의 행위를 하는 경우에 상대방이 자칭 대리인에게 대리권이 있다고 믿고 그와 같이 믿는 데 정당한 이유가 있을 것을 요건으로 하는 것인바, 여기서 정당한 이유의 존부는 자칭 대리인의 대리행위가 행하여질 때에 존재하는 모든 사정을 객관적으로 관찰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2. 7. 26. 선고 2012다27001 판결

위 판결에 따르면, B가 권한 외의 행위를 하면서 C를 위한다는 의사를 명시 또는 묵시적으로 표시한 경우에, A는 B에게 그와 같은 대리권이 있다고 믿었고 그 믿은 것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표현대리를 주장하여 C에게 계약의 효력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사안에서 C가 B에게 "계좌 등의 명의만 빌려준 것"이 분명하다면, C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이 법원 판결의 주류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있어 소개합니다. 사실관계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C의 어머니인 B는 2012.경 C의 명의를 빌려 서울 강남구에서 음식점을 개업하였다.

  • B의 고등학교 동창인 A는 B의 딸인 C의 계좌로 총 1억 5천만원을 송금하였다.

  • B는 위 돈을 임대차보증금, 점포 권리금, 인테리어 공사비 등으로 사용하였다.

  • A는 C명의 계좌로부터 매월 30만원에서 260만원 정도의 돈을 각 송금받았다.

위 사례에서 제1심과 제2심은 금전소비대차계약의 당사는 A와 C이고, C는 A에 대하여 표현대리책임을 부담하므로 A에게 대여금 1억 5천만원을 반환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그런데 위 사건 제3심인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를 들어 원심판결을 뒤집었습니다.

  • A는 고등학교 동창인 B로부터 돈을 빌려달라는 요청을 받고 1억 5천만원을 송금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B가 C를 위해 돈을 쓴다거나 C를 위해 돈을 빌려달라고 요청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오히려 원심에서 B는 자신이 사용할 목적으로 1억 5천만원을 송금해 달라고 요청하였다고 증언하였다.

  • 위 1억 5천만원에 관하여 C명의로 차용증이나 그 밖의 서면이 작성된 적이 없다.

  • B는 C명의의 계좌를 빌리고 C명의로 음식점에 관한 사업자등록을 마친 후 음식점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총 1억 5천만원을 임대차보증금, 점포 권리금, 인테리어 공시비 등으로 사용하였다.

  • B는 C명의의 계좌를 빌리고 C명의로 음식점에 관한 사업자등록을 한 후 자신이 직접 음식점을 운영하였다.

  • B가 C로부터 금전소비대차에 관한 위임장을 받았거나, A가 B의 대리권한을 확인한 바도 없다.

위 대법원 판결은 B가 C의 "명의만 빌려서" B가 직접 한 것이므로 C에게 책임이 없다는 취지입니다.

따라서 B가 C의 명의만 빌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진다면, 위 사례의 결론이 바뀔 수 있을 것입니다.


정리하면, 명의만 빌려준 제3자는 당사자 간 계약에 따른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만약 제3자가 어느 한쪽의 범죄행위를 알면서도 계좌를 빌려준 것이라면 형사상 방조범이 될 수 있고, 가담 정도에 따라서는 민사상 불법행위 책임을 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상대방이 자신은 명의만 빌려준 것일 뿐이므로 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면, 실제 명의만 빌려준 것이 맞는지, 아니면 계약당사자와 공모하여 가담한 것인지, 또는 명의만 빌려준 것이 아니라 책임까지 지기로 한 것이었는지 등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상대방이 명의만 빌려준 것이 아니라는 의심이 들고 그 정황들이 보인다면, 이를 근거로 대응할 수 있고, 재판을 통해 분명한 입증자료를 수집하여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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