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사유의 이상호 변호사입니다.
아마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 대다수가 실손의료비보장보험, 즉 실비보험에 가입이 되어 있으실 텐데요.
실비보험은 말 그대로 질병 혹은 상해로 치료 시 보험가입자에게 발생한 실제 의료비를 보상하는 보험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백내장 수술이나 도수치료 등 일부 치료에 대하여 보험금의 지급을 거절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급증하는 보험금 지급 거절 사례
사실, 제가 이이 주제로 포스팅을 해봐야겠다고 마음 먹은 계기이기도 한데요.
네... 저도 오늘 아침 보험사로부터 제 도수치료에 대한 보험금 지급 청구 건이 '과잉진료'에 해당한다며 보험금을 지급하기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저도 하루의 대부분을 앉아서 일하는 직업이다 보니 2021년도에 최초로 퇴행성 허리디스크 진단을 받았고, 그 이후 증상이 악화되어 작년부터는 2-3주에 1회씩 꾸준히 도수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보험사에서는 도수치료의 의학적 효과가 입증되지 않아서 지급할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치료를 받는 저의 입장에서는 치료를 받고 나면 허리에 통증이 덜하다는 것을 확실히 체감하거든요.
그럼, 저처럼 이렇게 보험금 지급을 거절당한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내가 가입한 보험의 약관 먼저 확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신 것처럼, 실손의료비보장보험의 경우 2009년 이전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수차례 변천을 겪어 왔으며, 그 가입시기에 따라 총 4세대로 구분됩니다. 이처럼 세대의 변화에 따라 실손의료비보장보험의 표준 약관이 일부 변경되었기 때문에, 내가 실손의료비보장보험에 가입한 시기가 언제인지에 따라, 또 어느 보험사에서 어떤 상품에 가입했는지에 따라 그 구체적인 보장의 범위나 한도가 달라지게 됩니다.
따라서 나에게 보험사를 상대로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내가 가입한 실손의료비보장보험의 약관을 확인하여야 합니다.
확인 결과 제가 가입한 보험의 경우에는 질병으로 인한 통원의 경우 1회 25만 원 한도 내에서 연간 180회까지 보장을 해주고 있습니다. 저도 이전까지는 별다른 절차의 지연 없이 보험금을 청구할 때마다 잘 받아 오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지급을 거절당했는데요.
지급이 거절된 건은 2022. 8. 9.부터 2023. 1. 10. 사이에 받은 7회의 도수치료에 대한 청구 건이었습니다.
저는 2022년 한 해동안 180회는 커녕 18회의 통원치료도 받지 아니하였는데 보험사는 도대체 왜 지급을 거절한 것일까요?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거절 사유와 그에 대한 법원의 판단
제가 보험사 직원으로부터 전화로 통보받은 지급 거절 사유는, 제가 받은 도수치료가 '과잉진료'에 해당한다는 것이었는데요. 구체적으로 얼마의 기간 동안 몇 회 이상의 치료를 받은 경우 과잉진료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설명받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입한 보험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더니, 아마도 보험사는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의 2016. 5. 24.자 제2016-12호 조정결정을 근거로 하여 도수치료 비용에 대한 실손의료비 지급을 거절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럼 위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결정문을 자세히 한 번 살펴 볼까요?
보험계약자이자 피보험자가 2015. 8. 29.부터 2015. 10. 6.까지 약 1달 동안 19회의 도수치료를 받아서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고, 보험사는 위 청구된 보험금을 지급했는데, 피보험자가 또 다시 2015. 10. 7.부터 2015. 12. 23.까지 약 2달 동안 22회의 도수치료를 받아서 또 다시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하자 이번에는 보험사가 지급불가를 통보한 상황입니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 아래에서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신청인에게 필요한 도수치료의 목적을 고려할 때 적절한 도수치료의 횟수는 주 2-3회 정도인데, 신청인의 경우는 단기간에 너무 많은 치료를 받은 것으로 보여지므로 과잉진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신청인의 보험금 지급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그럼 저처럼 실제로 요통으로 인해 2-3주에 1회씩 도수치료를 받는 경우도 과잉진료에 해당하는 것일까요?
관련하여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비롯한 하급심들의 판례를 다수 살펴보면 그렇진 않은 것 같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원고가 2017. 1. 3.부터 2017. 5. 1.까지 7회에 걸쳐 A병원에서 도수치료를 받고 피고에게 도수치료로 인한 실비에 해당하는 보험금을 청구하였으나 피고가 2017. 10. 17. 원고에게 도수치료의 효과가 객관적으로 입증되었다고 볼 수 없어 통원 치료비를 지급할 책임이 없다는 이유로 보험금의 지급을 거부한 사실관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습니다.
1) 위 기초사실에 더하여 갑 제24호증, 을 제2, 4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C협회 의료감정원의 진료기록감정촉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요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받은 도수치료는 이 사건 약관에서 통원의료비의 지급사유로 규정한 질으로 인한 치료라고 봄이 상당하다.
가) 실제로 환자를 진료하고 치료한 의사의 임상적 의견 또한 존중되어야 할 것인데, 원고를 진료한 담당의사 D는 소견서에서 엑스레이 검사 결과 원고의 병명을 '경추통/경부(한국질병분류기호 M5422)'로 진단하고, 원고가 도수치료를 통해 전반적으로 증상이 호전되고 있으며, 증상 완화에 따라 필요한 보존적 치료 또는 기존치료의 횟수 및 기간 조정이 필요하다고 사료된다는 내용의 의견을 밝혔다.
나) 원고는 컴퓨터 업무 등으로 목, 어깨 부위 통증으로 병원을 방문하여 도수치료를 받았고, 진료를 한 담당의사에게 도수치료를 받은 후 전반적으로 통증이 줄어들고 있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위와 같은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병원에 통원하면서 받은 도수치료가 경추 통증의 개선에 큰 도움을 주지는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목과 어깨 등에서 발생하는 통증을 완화시켜 주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 약관의 내용은 개개 계약체결자의 의사나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함이 없이 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객관적, 획일적으로 해석하여야 하고, 고객 보호의 측면에서 약관 내용이 명백하지 못하거나 의심스러운 때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약관작성자에게 불리하게 제한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2. 22. 선고 2006다72093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의하면 도수치료의 효과에 대한 객관적 평가나 치료의 적절성 여부에 관하여 의학적으로 논쟁이 붙는 현 상황에서, 그 치료효과에 대한 근거나 축적된 연구결과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원고에게 시행된 도수치료가 질병의 치료에 필요한 것이 아니라고 함부로 해석할 수 없다. 오히려 도수치료는 통증 완화나 고정된 증상의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보존적 치료에 해당하므로, 이는 일반적인 의미의 질병 치료로 볼 수 있다.
라) 원고의 진료기록을 감정한 C협회 의료감정원에서는 원고가 고령이 아님에도 정밀한 평가 없이 수동적인 도수치료만 하는 것은 보험 남용으로 부적절하고, 원고의 경우 약 12회 내지 24회의 도수치료 필요성이 인정되는 환자로 평가하였다. 그러나 C협회 의료감정원의 진료기록감정결과에 의하더라도, 원고에 대한 경추통, 경추 추간판 질환 등의 진단에 문제가 없고, 도수치료의 시행이 원고의 위와 같은 증상의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마) 의료기관의 비급여 의료비 항목의 과용치료가 빈번히 발생하여 실손의료비 보험의 손해율이 악화되고 있다 하더라도 이를 일반화하여 원고가 이러한 행위를 하였다고 추단할 수는 없다.
2)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라 원고에게 미지급 통원의료비 1,315,300원 및 이에 대하여 보험금 청구일로부터 3영업일이 경과한 후로 원고가 구하는 2017. 10. 17.부터 피고가 이 사건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1. 5. 14.까지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위 서울중앙지방법원의 판결 외에도 서울서부지방법원 등 다수의 하급심 판례는 피보험자의 보험금 청구를 인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저의 경우에도 보험급 지급 청구가 인용될 확률이 높겠네요.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거절에 대한 해결방안
실제로 의료기관의 비급여 의료비 항목의 과용치료가 빈번히 발생하여 실손의료비 보험의 손해율이 악화되고 있을 수는 있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위 서울중앙지방법원의 판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이를 일반화하여 저와 같이 진짜로 아파서 치료를 받는 사람들에 대한 치료 행위가 과잉진료라고 단정해서는 안 되겠죠?
이러한 보험사의 일방적인 보험금 미지급은 약관에 의한 보험사의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서 채무불이행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한국소비자원이나 금융감독원 같은 기관에 분쟁조정을 신청해 볼 수도 있고, 법원에 소를 제기하여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데요.
저는 직업이 변호사이니 만큼 제가 당사자로서 소를 제기하여 저의 권리를 구제받고자 합니다.
그럼, 이 글을 읽으신 분들께서는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바라면서 이만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관련하여 변호사의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은 언제든지 편하게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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