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형사소송법 제312조는 수사기관이 작성한 심문조서는 피고인이 그 내용을 인정할 때만 증거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반면, 같은 법 제313조는 피고인의 진술을 제3자가 기록한 진술서의 경우 피고인이 내용을 부인하더라도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세무공무원’이 탈세자를 조사하면서 쓴 조서는 ‘수사기관이 작성한 신문조서’에 해당할까요?, 아니면 ‘피고인의 진술을 제3자가 기록한 진술서’에 해당할까요? 최근 대법원 판례를 통하여 관련 쟁점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 소송진행 경위
수산물 유통업자 A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허위 세금 계산서 교부 등의 혐의로, 중개인 B는 허위세금계산서 발행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재판에서는 세무공무원이 A와 B의 탈세 혐의를 조사하며 작성한 ‘범칙혐의자심문조서’를 증거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되었습니다.
즉, 항소심에서 B는 “유죄의 증거로 제출된 세무공무원이 작성한 범칙혐의자 심문조서는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고인 진술서로서 형사소송법 제312조에 따라 피고인이 내용을 부인하는 이상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항소심은 세무공무원이 작성한 조서에 대해 형사소송법 제313조에 따른 증거능력을 인정하며 B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B는 대법원에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B의 주장을 배척하면서 징역 2년과 벌금 14억 5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최근 확정했습니다.
3. 검 토
‘구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은 특별사법경찰관리를 구체적으로 열거하면서 ‘조세범칙조사를 담당하는 세무공무원’을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조세범칙조사가 수사절차와 유사한 점이 있더라도 현행 법령상 조세범칙조사의 법적 성질은 기본적으로 행정절차에 해당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형사절차라고 볼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조세범칙조사를 담당하는 세무공무원이 피고인을 심문한 내용을 기재한 조서는 수사기관이 작성한 조서와 동일하게 볼 수 없고, 피고인 A, B가 작성한 진술서나 그 진술을 기재한 서류에 해당하는바, 형사소송법 제312조가 아닌 제313조에 따라 조서의 신빙성 유무 등을 고려해 증거능력을 판단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세무공무원이 탈세자를 조사하면서 쓴 조서는 탈세자가 재판에서 내용을 인정하지 않아도 증거 능력이 인정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은 타당하다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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