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민법 제481조는 ”변제할 정당한 이익이 있는 자는 변제로 당연히 채권자를 대위한다“라고 규정하여 ‘변제자의 법정대위’를 인정하고 있고, 민법 제485조는 ”제481조 규정에 의해 대위할 자가 있는 경우에 채권자의 고의나 과실로 담보가 상실되거나 감소된 때에는 대위할 자는 그 상실 또는 감소로 인해 상환을 받을 수 없는 한도에서 그 책임을 면한다“라고 규정하여 ‘채권자의 담보보전의무’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채권자에게 담보보존의무가 인정되는 경우가 어떤 경우인지 최근 대법원 판례(대법원 2022년 12월 29일 선고 2017다261882 판결)를 통하여 살펴보겠습니다.
2. 사실관계
A와 B는 甲 부동산에 대하여 절반씩 지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2010년 11월경 甲 부동산에 B(채무자)의 C(채권자)에 대한 대출금채무에 대한 담보로 C명의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었습니다(A지분 – 물상보증인 / B지분 – 채무자).
2014년 12월경 甲 부동산 중 A의 지분에 대해 임의경매가 진행됐고 매수인이 매각대금을 완납하였습니다.
2015년 12월 근저당권자인 C는 B의 지분에 대한 근저당권을 말소해 주었습니다.
2015년 12월 말경 C는 A의 지분에 관한 매각대금에서 배당신청한 채권액 8400만 원 전액을 배당받았습니다.
이에 A는 채무자 B를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하고, 채권자 겸 근저당권자 C를 상대로 채무자 B의 지분에 관한 근저당권 임의 말소행위가 물상보증인인 A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3. 소송의 진행경위
1심은 원고패소 판결하였지만, 2심은 원고 승소 판결을 하였습니다.
대법원은 ”물상보증인의 부동산에 대한 경매절차가 진행돼 매각대금이 납부된 상황이라면 채권자에게 담보보존의무가 인정되기 때문에 채권자가 보유하던 주채무자에 대한 근저당권을 포기한 행위는 변제자대위를 앞 둔 물상보증인에 대해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라고 판시하면서, 원고 승소 판결을 확정하였습니다.
4. 검 토
원칙적으로 채권자가 담보권을 행사할지 여부는 채권자의 자유이고 제3자가 그 담보권에 관해 대위변제할 이익이 있다는 점만으로 채권자에게 대위변제할 이익이 있는 제3자에 대한 담보물 또는 담보권 보존의무가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채권자가 담보권을 임의포기하는 행위가 대위변제할 이익 있는 제3자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 때 대위변제할 이익이 있는 자는 담보권을 임의포기한 채권자에 대해 민법 제485조에 따라 자신의 책임의 면책을 주장할 수 있을 뿐입니다(대법원 2001. 12. 24. 선고 2001다42677 판결 참조).
다만 예외적으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채권자도 제3자에 대해 자신의 담보권을 성실하게 보존·행사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데, 대법원은 당해 사건에서 채권자에게 담보보존의무를 인정하였습니다.
즉, 이 사건에서 경매절차에서 물상보증인 제공 부동산이 매각돼 매수인이 매각대금을 완납해 A(물상보증인)는 부동산 소유권을 상실했고 매각대금의 배당절차만이 남게되었으며 C(채권자)는 1순위 저당권자로서 신고한 채권 전액을 배당받을 것으로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C에게 배당이 이루어지면 민법 제481조, 제482조 규정에 따라 이 사건 토지 중 채무자인 B의 지분에 관한 C의 근저당권에 대해 A의 변제자대위가 당연히 이루어질 것이 예상되던 상황이었으므로 채권자에게 담보권 보존의무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던 것이고, 나아가 대법원은 위와 같은 상환에서 채권자가 보유하던 주채무자에 대한 근저당권을 포기한 행위는 변제자대위를 앞 둔 물상보증인에 대해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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