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회에서의 비방이 명예훼손죄에 해당하는지
동창회에서의 비방이 명예훼손죄에 해당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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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훼손/모욕 일반손해배상

동창회에서의 비방이 명예훼손죄에 해당하는지 

윤인섭 변호사


1. 안녕하세요 윤인섭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동창들이나 지인들 간에 흔히 발생할 수 있는 명예훼손과 관련된 시비를 다뤄보고자 합니다.

2. 고등학교 동창 관계인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사기 범행으로 구속되었던 사실을 피고인이 다른 동창들에게 드러낸 행위와 관련하여 ‘비방할 목적’이 인정되는지 다투어진 대법원 2022도4171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사건입니다.

피고인은 고등학교 동창인 피해자로부터 사기 범행을 당했던 사실에 관하여 같은 학교 동창들이 참여한 단체 채팅방에서 ‘피해자가 내 돈을 갚지 못해 사기죄로 감방에서 몇 개월 살다가 나왔다. 집에서도 포기한 애다. 너희들도 조심해라.’라는 글을 올린 행위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으로 기소되었습니다.

참고로 온라인 채팅방이 아니라 그냥 오프라인에서 저랬으면 형법상 명예훼손죄가 문제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3. 그런데 위 조항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에 따른 범죄가 성립하려면 피고인이 공공연하게 드러낸 사실이 다른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트릴 만한 것임을 인식해야 할 뿐만 아니라,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 있어야 합니다.

비방할 목적이 있는지는 피고인이 드러낸 사실이 사회적 평가를 떨어트릴 만한 것인지와 별개의 구성요건으로서, 드러낸 사실이 사회적 평가를 떨어트리는 것이라고 해서 비방할 목적이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이 규정에서 정한 모든 구성요건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의 태도입니다(대법원 2020. 12. 10. 선고 2020도11471 판결).

4. 대법원 판례가 이를 판단하는 여러 요소들 중에 이 사건에서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였을 대목을 잠시 추려봤습니다.

‘비방할 목적’은 표현 자체에 관한 여러 사정을 감안함과 동시에 훼손되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형량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7편, 8편 "소덕동 이야기편"에서 비교형량에 관한 쟁점이 많이 나왔었는데 기억하시나요. 행복로 건설로 인한 대중의 이익과 그로 인한 소덕동 주민들의 피해 사이에 이익과 손해 등 제반사정을 비교형량해야 한다는 내용이있죠. 비교형량은 형사법적으로도 많이 문제됩니다.

다시 돌아와서,

비방의 목적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과는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라는 방향에서 상반되므로, 드러낸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방할 목적은 부정됩니다.

☞ 따라서 피고인이 주관적으로 동창들의 안위라는 공공의 이익을 염두에 둔 것이라면 비방의 목적은 부정된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에는 널리 국가·사회 그 밖에 일반 다수인의 이익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특정한 사회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것도 포함합니다.

☞ 따라서 국가, 도시가 아니라 특정한 사회집단인 동창회에 불과한 규모라도 그들의 이익에 관한 사항은 공공의 이익에 해당된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는 피해자가 명예훼손적 표현의 위험을 자초한 것인지 여부, 그리고 표현으로 훼손되는 명예의 성격과 침해의 정도, 표현의 방법과 동기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 이 사건의 피해자라는 인물은 이 사건의 피고인에게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실형까지 살고 나왔습니다. 즉 피해자가 명예훼손적 표현의 위험을 자초하였다고 판례가 멋있게 표현하고 있네요. 이른바 차용금 사기죄에서 어지간히 거액의 돈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버티지 않는 한 실형까지 사는 경우는 별로 없다는 점을 생각할 때 피해자는 명예훼손적 표현의 위험을 자초, 즉 "욕을 먹어도 싸다"고 주장해 볼 수 있겠습니다.

행위자의 주요한 동기와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포함되어 있더라도 비방할 목적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 피고인이 동창들을 위한 지극한 마음이 아니라 자신의 돈을 떼어먹고 지금까지도 갚지 않고 있는 피해자를 욕보이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면 거짓말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처럼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이나 동기가 포함되어 있더라도 주된 취지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괜찮다는 뜻입니다.

(이상의 내용은 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10도10864 판결, 대법원 2020. 3. 2. 선고 2018도15868 판결, 대법원 2020. 12. 10. 선고 2020도11471 판결 등 참조)

5. 포스팅을 마치며

오늘은 명예훼손죄에서의 비방의 목적과 공공의 이익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여러분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추가로 궁금한게 있으신 분은 상담요청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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