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질병, 재해 기타 사고를 당할 위험성을 미리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우발적으로 발생하는 위험(사고)으로 생기는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하여 다수의 경제주체가 협동하여 합리적으로 산정된 금액을 조달하고 지급하는 보험제도가 발전해왔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보험회사 수입보험료(연간 계약자로부터 받은 보험료의 총액)가 200조 원이 넘을 만큼(2018년 기준) 보험제도가 발달해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보험계약과 관련한 분쟁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한편, 보험계약 관련 분쟁이라고 하면 보험계약자가 보험회사를 상대로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거나, 보험회사가 보험금을 지급한 후 구상권을 행사하는 사건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사건 외에도 보험회사가 보험계약자를 상대로 보험계약의 무효와 이에 근거하여 이미 지급했던 보험금의 반환을 주장하는 사건도 적지 않게 있습니다.
보험회사가 보험계약자를 상대로 제기하는 보험계약 무효확인의 소는 민법 제103조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즉, 대법원은 보험계약자가 다수의 보험계약을 통하여 보험금을 부정취득할 목적으로 체결한 보험계약은 보험계약을 악용하여 부정한 이득을 얻고자 하는 사행심을 조장함으로써 사회적 상당성을 일탈하게 되고, 합리적인 위험의 분산이라는 보험제도의 목적을 해치며, 위험발생의 우발성을 파괴하여 다수의 선량한 보험가입자들의 희생을 초래하여 보험제도의 근간을 해치므로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대법원은 보험계약자가 보험금을 부정취득할 목적으로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지에 관하여는, 이를 직접 인정할 증거가 없더라도 보험계약자의 직업 및 재산상태, 다수 보험계약의 체결 시기와 경위, 보험계약의 규모와 성질, 보험계약 체결 후의 정황 등 제반 사정(간접정황)을 근거로 하여 그와 같은 목적을 추인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입니다.

이에 보험회사는 보험계약 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한 후 보험계약자의 재산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세무자료, 다른 보험회사와의 계약관계 및 보험금 지급 내역에 관한 자료, 보험계약 기간 보험계약자가 진료받은 의료기관의 의무기록 등 제출을 요구하고, 이러한 자료의 현출과 검토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이 과정에서 보험계약자는 장기간 계속되는 소송에 지칠 뿐만 아니라 자신을 마치 ‘보험사기꾼’처럼 대하는 보험회사에 배신감을, 자신의 민감한 정보가 과도하게 법정에 제출되는 과정에서 모욕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더욱이 보험회사는 보험계약 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면서 부터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기 때문에 보험계약자는 보험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보험금을 받지 못하게 되어, 오랜 기간 경제적 부담을 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보험회사로부터 보험계약 무효확인의 소장을 받게 되면, 보험계약자는 자신의 금융·의료정보에 대한 모색적 증거신청을 방어하는 등 방법으로 소송을 최대한 신속히 진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이와 같은 대응은 민사소송법적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어서 법률전문가의 적절한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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