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법 제86조 위반 판결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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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법 제86조 위반 판결 사례 

김진환 변호사

안녕하세요, 육군과 공군에서 군판사, 군검사, 법무참모, 헌병장교로 13년간의 근무를 마치고 2014년 전역한 후 군 관련 형사사건, 징계사건, 행정사건, 민사사건, 병역사건 등을 변론해 온 김진환 변호사입니다.

최근 행정사의 도움을 받아 뇌전증을 위장하는 수법으로 병역 면탈을 시도한 사람들이 서울남부지검에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병역법 제86조는 "병역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으로 도망가거나 행방을 감춘 경우 또는 신체를 손상하거나 속임수를 쓴 사람은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피의자들은 행정사의 코치에 따라 경련(발작)이 있었다고 허위 진술하거나 뇌파 검사를 받을 때 신체를 꼬집으라고 하는 등 속임수를 썼기 때문에 '병역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으로 속임수를 쓴 사람'에 해당한다고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들 수사를 받는 사람들이 실제 어떻게 판결을 받을 것인지가 궁금해지는데요 그래서 최근 4년간(2019년부터 2022년까지) 병역법 제86조 위반 사례 중 신체를 손상하거나 속임수를 사용하여 재판을 받은 사례를 살펴보았습니다.

그 결과 판결의 대다수는 유죄가 인정되면서 집행유예 판결이 선고되었고 나머지는 무죄판결이 나거나 징역형이 선고되었습니다.

먼저 무죄판결이 난 사례를 보면 정신질환이 있거나 지적 장애인인 것으로 속임수를 썼다고 기소되었다가 무죄판결이 난 경우(4개), 체중을 의도적으로 늘리거나 줄이는 속임수를 썼다고 기소되었다가 무죄판결을 받은 경우(6개), 문신 시술이나 귀에 자전거 경음기를 울리는 방법으로 신체를 손상하였다고 기소되었다가 무죄판결이 난 경우(4개)가 있었습니다.

판례는 피고인의 지능지수나 대학교 학부과정 졸업, 해외여행, 운전면허 취득은 사후적인 사정들로서 피고인이 그전에 속임수를 사용하였음을 직접적으로 입증하는 것들은 아니고 신체등급 5급 판정을 받고난 다음에 치료를 받지 않거나 소셜미디어에 꾸준히 활동을 하였더라도 병역판정 이후에 질병이 점차 호전되었을 수도 있어 이러한 사정들만으로는 신체등급 5급 판정이 속임수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18고단2619 판결).

그러면서 판례는 병역의무를 감면받기 위하여 속임수를 사용하는 사례들이 사회적으로 종종 문제가 되고 있기는 하지만,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제도적으로 까다롭고 엄격한 병역 등급 판정 절차를 마련하여 운용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한번 내려진 병역 판정에 속임수가 있었다는 점은 매우 구체적으로 강도 높게 입증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판례는 피고인이 치료기간 동안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주점, 커피점, 클럽 등을 방문하고 다른 사람들과 메시지를 주고받고, 처방받은 약물을 일정기간 동안 수령하지 않았어도 종합심리평가에서 우울, 불안 등의 심리적 불편감을 완화, 조절하기 위한 지속적인 약물치료와 상담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검사결과가 나왔다면 검사 제출의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병역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으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처럼 가장하여 병사용 진단서를 발급받은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부산지방법원 2020고단1004 판결).



체중 관련 무죄 판결을 한 경우에는 "피고인이 채팅방에 '나도 빠짐. 망함. 100키로 됨. 억지로 먹으려니까 더 빠짐, 2kg 빠져서 아침에 김치볶음밥이랑 라면이랑 먹고. 먹는데.. 억지로 먹으니까 ㅜㅜ', '나 98됨 개망 살이 점점 오지게 빠짐'이라는 글을 전송하였어도 이는 남학생들 사이에서 대화에 끼기 위해 농담 삼아 주고받은 메시지로 볼 수 있다고 하며 피고인이 속임수를 사용하였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인천지방법원 2018고단7457 판결).

피고인이 고등학교 재학 중 자신의 진료를 타투이스트로 정하고 이를 위하여 적극적으로 활동을 한 경우 당시 군대 문제, 병역의무, 병역기피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의도하였다기보다는 이에 대하여 막연하게 생각하는 정도에 그칠 뿐, 문신으로 병역기피를 하겠다는 구체적인 목적이나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며 무죄판결을 한 경우도 있습니다(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0고단4061 판결).



이에 반해 실형인 징역형이 나온 경우는 7번의 판결이 있었는데 짧게는 징역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6월이 선고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실형이 나온 경우는 병역 재판정을 통해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중의 고통을 겪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병역법 제65조와 병역법 시행령 제136조에 따라 6개월 이상 1년 6개월 미만의 징역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보충역으로 편입되고 1년 6개월 이상의 징역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전시근로역으로 편입이 되어 병역의무를 면제받는데 다만 병역법 제86조에 따라 병역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으로 신체를 손상하거나 속임수를 써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예외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병역법 제86조를 위반하여 징역형을 선고받으면 징역형을 집행받고 석방되고 나서 다시 입대를 하여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것입니다.

판례에서는 피고인이 사실은 중고차 판매를 하거나 중고차량 담보대출 업무를 하고, 대부업체까지 운영하였으며 차량 동호회 활동이나 결혼생활을 하였음에도 "사람들 많은 곳에 가면 갑자기 불안해지고, 사람들 해코지 할 것 같고, 자살시도를 한 적도 있다. 사람을 만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식은땀이 난다."는 등의 증상을 호소하여 85회에 걸쳐 외래진료를 받은 뒤, 의사로부터 '상세불명의 우울병 에피소드, 불안장애'라는 내용의 병사용진단서를 발급받아 사회복무요원 소집대상으로 병역처분이 감면되는 판정을 받은 경우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였습니다(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0고단2669 판결).




피고인이 최초 병역판정검사를 받을 당시 가슴 및 팔 문신으로 인해 신체등급 3급 판정을 받으며, 추가로 문신을 하여 신체등급 4급 판정을 받을 경우 신체손상 및 사위행위자로 처벌받게 된다는 점을 고지받아 알고 있었음에도 입영일 전에 문신 시술을 추가로 하여 신체등급 4급 판정을 받아 사회복무요원 소집대상 판정을 받은 사례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하였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0고단9117 판결).

또한 의사에게 우울증 등의 증상을 과장하여 호소하고, 사실은 직장동료와 함께 살면서 여자친구와 교제를 하는 등 회사 및 대인관계에 어려움이 없었음에도, 고시원에서 혼자 살면서 대부분 방에만 있고 대인기피증이 있다고 이야기하는 등 자신의 증세나 생활환경을 거짓으로 말하여 담당 의사를 속여 신체등위 5급의 전시근로역 판정을 받은 피고인에게 징역 6월의 실형을 선고하였습니다(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1고단30 판결).





이처럼 병역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으로 신체를 손상하거나 속임수를 쓴 경우 집행유예 판결을 내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죄질이 좋지 않거나 범행을 부인하여 반성의 기미가 없다고 판단한 경우 징역형을 선고하는 경우도 종종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병역법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는 경우 자신의 의도와 이를 입증할 증거가 충분히 있는지를 잘 판단하여 범행을 인정하고 집행유예를 받는 쪽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억울한 사정이 있으므로 실형의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무죄를 주장할 것인지 잘 판단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상 병역법 제86조 중 신체를 손상하거나 속임수를 쓴 경우에 대한 최근 4년간의 판결에 대해 소개해 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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