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돈을 물어줘야 하나요?(계약 당사자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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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돈을 물어줘야 하나요?(계약 당사자 확정) 

김원석 변호사

피고 승소

부****

변호사님, 저는 그저 거래자들 사이에서 중개를 해줬고 저는 돈을 받아서 전달만 해줬을 뿐인데 상대방이 저에게도 책임이 있다면서 소송을 제기해왔어요. 제가 돈을 물어줘야 하나요?


실질적인 계약 당사자가 누구인지를 확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때로는 대단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계약을 체결하고 진행할 당시에는 너무나 명확하고 복잡할 것 없는 내용이었는데 시간이 흐르고 문제가 발생하고 나면 증거들을 사라져있고, 당사자들은 서로 다른 진술들만 하고 있으니 제3자인 재판부는 판단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 말씀드릴 사건의 개요를 아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A는 한 인터넷 카페를 통해 B를 알게 되었고, B를 통해 물건들을 구입하기 위해 B에게 2억원이 넘는 돈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으며, A는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던 C의 계좌로 돈을 입금하였습니다. C는 A로부터 돈을 받아 B에게 돈을 전달하였습니다. 그런데 B는 물건들을 A에게 전달하지 않았습니다.


수년이 흘러 A는 C에게 '물건 매매 계약을 해제할테니 지급한 2억원 넘는 돈을 반환하라'고 청구해왔습니다. 계약 당사자는 A와 B인데, 시간이 많이 흘러 현재는 A가 C에게 돈을 교부한 계좌 내역만 남아있고(물론 C가 B에게 돈을 전달한 계좌 내역도 있지만, 그 외 모든 증거가 없는 상황입니다), A는 이런 점을 이용해 '나는 C와 물건 매매 계약을 하였다'는 주장을 해온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A와 B사이의 대화, B와 C사이의 대화 등이 남아있다면 참으로 명백하게 정리될 사건이지만 A가 C에게 돈을 전달한 거래내역, C가 B에게 돈을 전달한 거래내역만 남아있고, 현재 B의 행방은 전혀 알 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다행히 사건은 위와 같이 저희 측의 승소 판결 선고로 정리가 되었습니다. 상대측은 항소를 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이 되었지요. 


소송 진행 과정에서 저희가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증거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최대한 구체적으로 계약 체결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소명하는데 집중하였습니다. 그래서, 저희 피고는 A와 B 사이에 체결된 물건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라 단순히 상법상 중개인에 불과하고, 중개인의 책임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매우 많은 요건들이 충족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그러자, 상대측은 주장을 변경하여 '물건 매매 계약 당사자이므로 책임을 져라'라는 취지의 주장을 철회하고, '상법상 중개인이기 때문에 책임을 져라'라는 새로운 주장을 들고 나왔습니다. 그 주장의 요지는, '중개인인 C를 믿고 거래를 한 것이지 B를 믿고 거래한 것이 아니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하여 재판부는 다음과 같은 취지의 판단을 해주셨습니다.




위 내용들 외에도, 원고는 정말 다양한 주장들을 하며 거래 당사자도 아니었던 피고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노력들을 하였습니다. 원고 생각에는 거래 당사자였던 B보다도 피고에게 지급 자력이 충분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계약 당사자가 누구인지 확정하는 문제, 그래서 누가 채무불이행의 책임을 부담해야 하는지를 정리하는 문제는 정말 중요한 문제입니다. 계약 체결의 경위, 그 전후 사정, 채무불이행을 하게된 경위, 채무불이행 이후의 사정 등 계약 체결 당시 당사자들의 의사를 추정하거나 확인할 수 있는 모든 사정들을 동원하여야만 당시 정확하게 계약 당사자를 확정할 수 있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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