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님, 제가 상대방의 연인에게 상대방에 관한 비밀을 얘기했더니 상대방이 저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해왔어요. 사적인 비밀이라 명예훼손 혐의가 성립될 것 같은데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명예훼손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여러 구성요건들이 충족되어야 하는데, 온라인 상에서 발생한 사건들의 대다수는 '사실/허위사실의 적시인지 여부', '피해자가 특정되었는지 여부', '공연성'의 세가지 요건들이 주로 문제됩니다.
오늘 포스팅과 다음 포스팅에서는 위 요건들 중 '공연성'에 관한 내용에 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명예훼손죄는 '사회적 명예'를 보호하기 위하여 마련된 처벌조항입니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폐지해야 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갑론을박이 있습니다만, 현행법률상으로는 '사실이든, 허위사실이든' 그 내용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만한 내용이라면 피해자의 동의나 양해없이는 함부로 공개되거나 적시되어서는 안됩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명예훼손죄가 성립되는 행위는 누군가가 타인의 명예가 훼손될만한 사실 또는 허위사실을 '공연히' 공개하거나 적시하는 것입니다. 쉬운 말로 하면, 타인의 비밀을 만천하에 공개하는 경우입니다. 따라서 타인의 비밀을 혼자만 알고 있기가 너무 힘든 제가 멀리 떨어진 대나무숲에 가서 외치거나, 저 혼자만 보는 일기장에 기재하는 경우는 처벌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최근의 명예훼손 사건들을 보면 의뢰인분들이 타인의 비밀을 대놓고 '만천하에' 공개하거나 적시하는 경우 만큼이나, 피해자와 특별히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한두명에게 공개하거나 적시하는 경우도 대단히 많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가해자가 피해자의 연인에게 피해자의 내밀한 비밀들을 말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는 '한 명'에게만 말해줬기 때문에 '공연히' 공개하거나 적시한 것이 아니므로 처벌이 이뤄지지 않을까요?
대법원은 이런 경우 '전파가능성'이라는 법리를 적용하여 처벌 가능성 여부를 판단한다고 정리하였습니다. 간단히 말씀드리면, 딱 한 명에게만 타인의 비밀을 말한 경우, 엄밀히 말하면 '공연히' 타인의 비밀을 공개하거나 적시한 것은 아니지만 그 비밀을 들은 한 명이 다른 사람에게도 '전파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히'라는 요건이 성립된다고 보는 것입니다.
제가 변호하였던, 아래 사건의 재판부 또한 위와 같은 취지로 '무죄' 판결을 선고한 사실이 있습니다.


제게 변호를 의뢰해주셨던 피고인께서 고소인과 매우 친밀한 친구에게 고소인에 관한 내밀한 사정들을 이야기한 사건이었고, 저는 변호인으로서 '공연성(전파가능성)'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변론을 하여 해당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 판결을 선고 받았습니다.
변호사님, 그러면 피해자와 아주 친밀한 사람에게 1대1 메시지로 피해자의 비밀을 말해주는 거라면, 그 내용이 분명히 거짓말이라도 어차피 '공연성'이 성립되지 않으니 처벌받지 않는 것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렇지 않습니다.
위 사건과 거의 동일한 사실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반대로 '공연성(전파가능성)'이 성립된다는 판결을 받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럼 도대체 '공연성(전파가능성)'의 정확한 판단 기준은 어떤 것일까요?
다음 포스팅에서는 그 사건에 관하여 말씀드리고 위 사건과 비교하면서 공연성(전파가능성)에 관하여 좀 더 자세히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결론만 보고 섣부르게 다른 사건에까지 일반화를 시켜 적용하면 큰 낭패를 볼 수 있으니 정확한 법리 검토와 사실에의 적용 및 포섭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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