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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여와 대여 구별 기준 

김원석 변호사

원고 일부 승소

서****


상대방에게 돈을 빌려줬는데(=대여), 상대방은 내가 돈을 호의로 준 것(교제비, 생활비)(=증여)이 아니냐면서 돈을 돌려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어떻게 하면 제가 준 돈을 '대여금'으로 인정받을 수 있나요?

 

흔히들 '돈에는 꼬리표가 없다'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돈이 오고 가는 시점에는 당사자들 사이에 '왜 돈을 주고 받는지'에 관하여 꽤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합의를 하였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당사자들 사이에 문제가 생겨 일이 생각과 다르게 흘러가면, '돈이 왜 오고 갔었는지'를 제3자에게(주로 재판부) 입증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대여'로 인정되면 돈을 받은 사람이 돈을 돌려줘야 하지만, '증여'로 인정되면 돈을 받은 사람이 돈을 돌려줄 필요나 의무가 없게 됩니다.

 

상담들을 진행하다보면 아무런 증거 없이 그저 '금융거래내역' , 이체내역만 있는 경우들을 많이 봅니다. 이체내역상 '보내는 사람' 또는 '받는 사람' 내역에 돈을 주고 받는 이유를 메모라도 해놨으면 다행이지만, 메모가 있다 하더라도 불분명한 경우가 많고 법적 갈등으로 진행된 경우 상대방이 강하게 부인하면 다른 방법을 통해 대여금임을 입증해야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는 법률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문제일 수 밖에 없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사건도 '대여'인지 '증여'인지가 문제됐던 사건입니다. 보통 이런 사건들은 대부분 가족 또는 과거 연인이었던 사이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가족이나 과거 연인 관계가 아닌 사이에서는 돈을 '증여'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돈을 받은 사람도 '증여'라고 주장하기에 궁색한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가족이나 과거 연인 관계였던 사이에서는 제법 큰 돈이라 하더라도 '호의'로 돈을 증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돈을 받은 사람이 충분히 '증여이기 때문에 갚을 의무가 없다'라는 주장을 해볼 법한 것이죠.

  


사실관계를 간단히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저희 의뢰인은 원고로서, 가족 중 한 명인 피고에게 5,000만원이 넘는 돈을 빌려주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후에 상대방도 원고에게 5,000만원을 전달했다는 사실입니다. 간단히 생각해보면 '5,000만원을 주고 5,000만원을 받았으니, 더 이상의 채권 채무 관계는 남아있지 않다'라는 결론이 내려질 수 있고, 또는 '애초에 5,000만원을 빌려준 것이 아니라 호의로 준 것인데 상대방이 돌려줬다'라는 결론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 , 애초에 소송을 제기하였다가 괜히 패소하여 상대방에게 변호사 보수만 물어줄 상황이 될 수 있는 것이고, 상대방으로서는 어떤 방향을 선택하더라도 매우 유리한 싸움이 되는 것이죠.

 

하지만, '원고가 피고에게 준 5,000만원은 대여금이 맞지만, 피고가 원고에게 준 5,000만원은 증여였다'는 것이 진실이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하고도 어려운 점은 과연 어떻게 그 진실을 입증해내느냐하는 문제였습니다. 돈을 주고 받은 시점도 오래되었고, '돈에는 꼬리표가 없기 때문에' 돈이 오고 갈 때 '돈이 왜 오고 갔는지'에 관하여 입증하려면 소송을 제기하는 원고가 열심히 입증을 해야 했습니다.

 

현실적으로 사건을 검토하였을 때 원고가 피고에게 준 5,000만원을 전부 대여로 입증하기는 어려워보였습니다. 더군다나 저희 의뢰인(원고) 또한 5,000만원 중 2,000만원을 전달할 때는 '대여'가 아닌 '증여(조건부)'의 생각도 어느 정도는 있었다는 생각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5,000만원 중 3,000만원만 인정 받더라도 만족하겠다는 생각을 하셨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사건을 검토하기에는 소송 전략상 5,000만원 전부에 관하여 모두 대여금으로 주장할 필요가 있었고, 여러 방법과 증거들을 동원하면 그 중 3,000만원에 관하여는 충분히 승산이 있겠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리고 결국 목표대로 3,000만원에 관하여 '대여'임을 인정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아래는 재판부에서 원고가 피고에게 전달한 3,000만원을 대여금으로 인정한 이유 중 일부입니다.

   

실제 판결문에는 재판부가 왜 5,000만원을 전부 대여금으로 인정 하지 않고 3,000만원만 대여금으로 인정 하였는지(=3,000만원이 증여가 아니라 대여인지), 원고가 피고에게 준 돈은 대부분이 대여금이지만 피고가 원고에게 준 돈은 전액이 증여로 보아야 하는지에 관하여 상세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금원 교부의 원인이 대여인지 증여인지 여부를 판단할 때는 금원 교부자와 수령자의 경제적 사정을 비롯하여 전후 사정 등 모든 요소를 고려하게 되므로 사소한 증거나 사실관계라 하더라도 매우 중요한 증거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위 사건을 실제 수행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저희보다는 오히려 상대방에게 유리한 증거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를 하나하나 논박해야했고, 사건의 맥락상 왜 전달된 금원이 대여금인지를 정말 요령있게 잘 설명해야 했습니다. 특히나 원고와 피고가 가족관계였기 때문에 다른 사건들 보다도 상당한 난이도가 있었습니다.

 

다행히 사건이 저희 목표대로 잘 종결이 되어 매우 만족스러웠던 사건이었고, 의뢰인도 매우 기뻐하였습니다.

 

대여와 증여는 그 결론에 따라 '채무'가 발생하는지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아주 중요하고 어려운 쟁점입니다. 오늘 포스트를 참조하셔서 좋은 결과 있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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