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승본 가사전담 김한빛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수개월 혹은 수년간 교제를 해왔던 남자친구가 알고보니 유부남이었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남녀 불문하고 개개인에게는 모두 '성적 자기결정권'이라는게 있습니다. 이게 정확히 어떠한 개념인지는 판례의 문구를 그대로 인용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성적 자기 결정권은 스스로 선택한 인생관 등을 기초로 각자가 독자적으로 성적 가치관을 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기 스스로 내린 결정에 따라 자기 책임 아래 상대방을 선택하고 성관계를 가질 권리를 의미한다. 비록 여성 입장에서도 상대 남성이 적극적인 애정을 표현하면서 성관계를 요구한다고 하더라도 혼전 성관계를 가질 것인지 여부는 여성 스스로 판단하고 그에 따르는 책임도 스스로 지는 것이 원칙이나, 위와 같은 성적 자기 결정권은 누구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부당한 간섭을 받지 아니하고 자신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여 상대방을 선택하고 성관계를 가질 권리를 의미하고, 나아가 우리 사회의 혼인과 성행위에 대한 인식, 이에 대한 평가 등에 비추어 볼 때 상대방이 결혼을 한 사람인지 여부는 성관계를 맺을 상대방을 선택함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초가 되는 사실이다. 따라서 일방이 자신의 혼인사실에 관하여 상대방에게 적극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고지하거나, 상대방으로 하여금 착오에 빠지도록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유도하는 행위는 모두 상대방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부산고등법원 2014나OOOOO 판결 등
즉, 연인간의 교제나 성관계를 할 때에는 내가 성관계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성관계를 가질 것인가에 대한 판단을 하고 결정을 할 권리가 있는데, 상대방이 제대로 된 정보가 아닌 허위의 정보로 나를 기망하여 이 결정권이 침해되었다는 것입니다.
결국, 기혼여부 등을 속이고 성관계를 맺는 것은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하게 됩니다.
참고로, 형사적으로는 기존에 '혼인빙자간음죄'가 있었으나 폐지되었고, 위와 같은 사실을 이용하여 금전적인 이득을 보지 않은 이상 형사적으로 처벌받게 하기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럼, 최근 판례들을 통해 어떠한 경우에 성적자기결정권이 침해되고, 침해되었다면 위자료는 어느 정도에서 결정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민법 제751조 제1항에서 말하는 "기타 정신상 고통"에는 '상대방을 독신으로 알았으나 사실은 혼인관계가 유지 중에 있어 자기 자신은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내연녀나 불륜관계가 됨으로써 입게 되는 정신상 고통'도 포함되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피고의 혼인관계를 알았더라면 피고와 연인관계로 발전하여 성관계를 갖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원고에게 자신의 혼인관계에 대해서 거짓말하여 속인 이상, 피고의 위와 같은 일련의 행위들은 원고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피고는 불법행위로 원고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였으므로 손해배상으로 위자료를 지급할 책임이 있는바, 원고와 피고의 관계, 이 사건 불법행위의 발생 경위 및 불법정도, 불법행위고 인한 교제 기간, 이 사건 불법행위 후 피고의 태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피고가 지급할 위자료의 액수를 17,000,000원으로 정한다.
서울서부지방법원 2020가단OOOOOO 판결
피고가 사실은 유부남인데도 이혼남처럼 행세하면서 이에 속은 이혼녀인 피고와 2019. 12. 10.경부터 2020. 4. 12.경까지 수시로 성관계를 하여 온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와 같은 피고의 행위는 원고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되고, 피고의 이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그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위자료의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와 피고가 만나 사귀게 된 경위, 원고와 피고의 교제기간, 피고가 한 기망행위의 내용과 정도, 그로 인한 원고의 충격, 원고와 피고의 연령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1,700만 원으로 정한다.
서울남부지방법원 2020가단OOOOOO 판결
피고는 법률상 혼인을 한 배우자가 있는 사람으로서 미혼 여성인 원고에게 혼인사실을 숨기고 원고를 기망하여(배우자를 예전에 사귄 여자친구라고 하였다) 교제를 하였는바, 이러한 행위는 원고의 성적 자기 결정에 관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방해하여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원고와 피고가 만난 경위, 원고와 피고의 교제기간, 교제 전후 피고가 보인 언행, 피고의 기망행위의 내용 및 정도, 원고와 피고의 연령, 피고의 혼인사실을 알게 됨에 따라 원고가 받았을 당혹감과 배신감,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면 위자료는 1,800만 원으로 정함이 타당하다.
서울남부지방법원 2020가단OOOOO 판결
(전략) ... 만일 일방이 성관계를 위해 상대방에게 자신의 혼인 여부 및 향후의 관계 설정에 관하여 허위 사실을 적극적으로 고지하거나 상대방으로 하여금 착오에 빠지도록 유도하였고 상대방 입장에서 위와 같이 착오가 성관계를 가지게 된 중요한 동기가 되었다면, 위와 같은 기망행위는 법적으로 용인되는 정도를 넘는 반사회적 행위로서 민법 제750조에서 불법행위 요건으로 삼은 '위법행위'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이는 경우에 따라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할 수 있다 할 것이다.
... (중략) ... 나아가 위자료 금액에 관하여 보건대, 위에서 인정한 여러 사실들과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종합할 때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할 금액은 1,500만 원 정도가 합당해 보인다.
서울동부지방법원 2020가단OOOOOO 판결
미혼인 당사자에게 있어서 상대방이 기혼자인지 여부는 교제나 관게 유지 여부 등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사항에 해당한다. 그런데 위 인정사실과 위 각 증거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원고와 피고의 교제 경위, 교제 내용을 비롯하여 원고가 피고의 남편을 만난 2020. 7. 26. 이후 원고와 피고의 대화 내용 및 피고의 답변 태도 등에 비추어보면, 피고는 배우자가 있는 기혼 여성임에도 원고에게 이를 알리지 아니한 채 미혼인 것처럼 행동하여 원고와의 교제를 지속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의 혼인 사실을 알면서도 피고와 교제를 계속하였다거나 원고가 피고와의 교제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피고의 혼인 여부는 고려사항이 아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피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원고의 성적 자기결정권, 자유로운 의사결정권을 포함한 인격권을 침해한 것으로써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이로 인하여 원고가 피고의 혼인 사실을 알게 된 후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된 정신적 손해를 금전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피고의 나이, 교제 경위 및 기간, 정도, 혼인 여부에 관한 피고의 착오유발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혼인관계가 드러난 이후 원고와 피고의 태도를 비롯한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보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의 액수는 8,000,000원으로 정함이 타당하다.
인천지방법원 2020가단256667 판결
마지막 사례를 제외하고는 원고, 즉 피해자가 여성임에 비해 마지막 사례는 피해자인 원고가 남성인 점을 보실 수 있습니다. 물론, 여러 종합적인 상황에 따라 위자료 액수가 결정되는 것이나 우리나라 정서상 피해자가 남성인 경우에 위자료가 조금 덜 책정된거같은 기분은 피할 수가 없는거 같습니다.
아무튼 사안에 따라 다르지만 최근 판례들을 살펴보면 대략 1,000만 원 ~ 2,000만 원 사이의 위자료가 책정되는 것을 볼 수 있고, 이는 상간 소송과 비슷한 수준의 위자료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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