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TV 예능에 ‘부동산의 신’이라는 수식어를 달면서 출연하여 화제를 모은 유명 부동산 업자 A 씨가 실제로는 공인중개사가 아니고 공인중개사 자격증 없이 현장 안내와 서무를 담당하는 중개 보조원이라고 밝혀져 충격을 준 바 있습니다.
서울시 민생 사법경찰단은 오늘(5일) A 씨를 공인중개사 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공인중개사가 아닌 사람이 공인중개사 또는 이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는 경우 공인중개사 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공인중개사법
제8조(유사명칭의 사용 금지) 공인중개사가 아닌 자는 공인중개사 또는 이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지 못한다.
제49조(벌칙) ①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 제8조의 규정을 위반하여 공인중개사가 아닌 자로서 공인중개사 또는 이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한 자.
그런데 A 씨와 같이 공인중개사가 아님에도 실질적으로 공인중개사 업무를 하고 있는 경우가 실무에서는 비일비재합니다. 한 동네에서 오래 살면서 그 동네 부동산에 대해 훤히 꿰뚫고 있거나, 발이 넓어 이곳저곳 중개행위에 대해 능수능란한 기술을 가지고는 있지만, 공부머리가 부족해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하지 못한 사람이 갓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으로부터 자격증을 대여하거나 이들의 명칭을 사용하여 공인중개사 업무를 보는 경우입니다.
이러한 사람들을 공인중개사 법으로 처벌하는 것은 둘째 치고, 그들이 행한 잘못된 중개 업무로 인해 선량한 의뢰인들이 피해를 볼 수 있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발생하는 깡통 전세에 대한 피해가 급증하는 원인이 비록 집값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일 수도 있지만, 전문적인 법률적 지식 없는 공인중개사 사무 보조원이 중개료를 받기 위해서 제대로 부동산에 대해 알아보지 않고 임차인들에게 임대차 계약을 종용한 것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법적으로 공인중개사는 신의와 성실로써 공정하게 중개업무를 해야 하고, 중개업무를 함에 있어서 취득한 비밀도 누설하지 말아야 하며, 해당 부동산의 중요한 사항들을 의뢰인에게 정확하게 설명하고, 덧붙여 그 근거자료도 함께 제시해야 합니다.
이처럼 중개업무를 하면서 공인중개사가 위와 같은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과실로 의뢰인에게 손해를 끼쳤을 때에는 공인중개사를 상대로 별도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실무상 부동산을 매수하거나 상가를 분양 받았는데 권리를 취득할 수 없는 경우나 토지를 사서 건물을 짓거나 개발 행위를 하려고 하였는데 해당 지역에 법령 상 제한이 있어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임대차 계약을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세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선 순위 권리자가 있어 보증금에 대한 보호를 받지 못하거나, 상가 임차권을 양수 하였는데 임차권 자체가 없거나,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대항력이나 보증금의 우선 변제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의뢰인은 비싼 중개료를 지불하고도 공인중개사가 저런 하자 있는 부동산을 중개 하는 경우 많이 억울할 수 있지만, 1차적으로 피해는 의뢰인이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부동산 계약을 진행할 때 의뢰인이 반드시 전반적인 사항을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손해를 입으면 공인중개사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되지 않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아무리 공인중개사에게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민사 소송에서 이기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승소하기 위해서는 원고인 의뢰인이 과실 존재, 손해 발생, 손해액을 모두 입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편 어찌어찌 손해액을 입증했다고 하더라도 법원은 이를 그래도 반영해 주지 않습니다. 과실 상계를 하기 때문인데, 실무상 법원은 부동산 계약 시 의뢰인이 조사하고 확인해야 할 의무가 더 있다고 보고 있어, 의뢰인에게 50% 이상 과실 상계 책임을 묻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이 부동산 계약을 하고 많이들 소지하고 있는 부동산 공제 증서에 대해서도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본인이 체결한 부동산 계약에 한하여 공제 증서에 기재된 공제 금액 한도 내에서 중개업무와 관련된 손해배상을 보장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공제 금액은 공제 기간 동안 해당 공인중개사가 중개한 부동산 계약 전부에 관하여 발생한 손해배상을 보장하는 것으로, 계약자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모든 의뢰인들은 불리하게 됩니다. 만약 이미 연초에 보장하는 손해액이 1억을 초과하였다면 그 이후에 부동산 계약을 체결한 의뢰인은 한 푼도 공제 증서로 보장을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1억 원 보장”이라는 공인중개사의 말만 믿고 쉽게 계약을 체결하였다가는 나중에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결국, 부동산 계약을 하거나 임대차 계약을 할 때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공인중개사가 제공하는 자료를 바탕으로 부동산을 파악하되, 임차인이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 방법을 모두 활용하여 부동산을 조사함으로써 나중에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을 낮추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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