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100억원대 상속을 두고 죽기 직전 피상속인의 유언이 담긴 동영상이 법적으로 유효한지를 두고 가족간 다툼이 발생했습니다.
유언을 법률적으로 해석하자면 피상속인이 그의 사후에 있어서의 일정한 법률관계를 정하려는 생전의 최종적 의사표시이며, 일정한 방식에 따라 행해야 하는 상대방 없는 단독의 사후행위라 할 수 있고 때문에 민법은 일정한 절차와 형식을 갖춘 유언만을 법적으로 효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다시말해 민법 제 1060조에 명시된대로 ‘유언은 본인이 정한 방식에 의하지 아니하면 효력이 생기지 아니한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피상속인이 죽기 직전 상속재산에 관한 의사를 동영상으로 촬영한 것은 유언으로서 법적인 효력이 있을까요?
이번 시간에는 얼마전 벌어진 100억원대 예금을 둘러싸고 발생한 동영상 유언 촬영영상이 법적으로 유효한지, 또 유증과 사인증여의 차이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피상속인의 유언 동영상 촬영, 법적으로 유효할까
수백억 자산가인 A씨에게는 전처소생이 3남1녀, 혼외자녀가 1남 1녀 있었으며, 이혼후 재혼한 여성이 있었습니다.
A씨는 800억원짜리 큰 빌딩의 지분을 전처와 반반씩 나눠 갖고 있었고, 임종이 가까워지면서 자기 몫 400억원가량의 지분을 4명의 자식에게 100억원씩 살아 생전 증여하고 300억원짜리 작은 빌딩은 재혼한 배우자와 혼외자 2명에게 유증했습니다.
유증이란 유언자의 사망으로 인하여 일정한 법률효과를 발생시킬 것을 목적으로 일정한 방식에 의한 것으로 상대방 없는 단독의 의사표시로서 유언자가 남긴 최종의 의사를 존중하고 사후에 그 의사의 실현을 보장하기 위하여 인정되는 제도입니다.
A씨는 상속이 개시되면 B씨와 혼외자가 막대한 상속세를 부담해야 된다는 사실을 감안해 상속세 명목으로 현금 100억원도 주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문제는 이 현금 100억원에 대한 유증이 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A씨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된 것입니다.
A씨는 급하게 동영상을 찍어 현금 100억원을 배우자와 혼외자 등 3명에게 남긴다고 유증했습니다.
그런데 이 유언을 촬영한 영상이 법적으로 유증의 요건을 갖추지 않았다며 전처 소생들이 문제를 제기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선 동영상 촬영은 법적으로 유효한 유증의 형식이 될 수 있을까요?
동영상 촬영은 민법이 인정하는 유언의 방식 중 녹음 유언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녹음유언은 민법 1067조에 따라 유언을 남길 때 유언자가 직접 유언의 취지, 이름, 날짜를 모두 말해야 하고 참여한 1명 이상의 증인이 '유언자 본인의 유언이 틀림없다'는 유언의 정확함과 증인 자신의 이름과 날짜를 남겨야 합니다.
이때 이해관계인인 가족이나 미성년자는 증인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 A씨의 유언 동영상에는 객관적인 증인이 없어 녹음유언으로 효력을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동영상 유언, 녹음유언 효력은 잃었지만 사인증여 인정받은 이유
유증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경우 법적으로 유효하지 않은 유언이 되므로 그 유증은 무효가 됩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100억원은 A씨의 의사대로 혼외자녀와 재혼한 배우자에게 돌아갔습니다.
법적으로는 무효인 유언이었음에도 사인증여가 인정된 것입니다.
사인증여란 증여자의 사망으로 인하여 효력이 발생하는 증여를 뜻하며, 생전에 증여계약을 체결해 두고 그 효력이 증여자의 사망 시부터 발생하는 것으로 정한 증여를 의미하는데, 증여자가 증여 의사를 표시하고 수증자가 승낙하면 발생하는 계약입니다.
A씨의 동영상 유언에는 재혼한 배우자 B씨와 혼외자가 함께 촬영되었는데 이때 촬영본에서 B씨와 혼외자가 A씨의 유언을 들으면서 감사를 표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이것이 사실상 증여를 승낙한 것으로 인정된 것인데, 이는 구두계약도 계약으로 인정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자칫 동영상 유언을 두고 큰 분란이 생길 뻔한 사안은 사인증여가 인정됨에 따라 A씨의 생전 의사대로 재산 처분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유증과 사인증여의 차이
이처럼 유증이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다 하더라도 사인증여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면 상속인은 사인 증여 효력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유증과 사인증여의 차이는 무엇일까.
쉽게 말하면 누군가가 자신이 죽으면 누구에게 무엇을 주겠다고 약속하는 것은 ‘사인증여’이고, 유언장을 작성하여 누군가에게 재산을 주는 것은 ‘유증’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유증은 유증을 하는 사람이 유증을 받는 사람과 아무런 협의나 접촉, 대화 없이 혼자서 하는 행위인 것에 비해, 사인증여는 증여자와 받는 사람(이를 ‘수증자’라고 한다)이 서로 약속 즉, '계약' 행위입니다.
그리고 이런 약속(사인증여)은 반드시 계약서를 작성하여 서류로 해야 하는 것이 아니고, 그냥 말로 해도 됩니다.
그 말에 어떤 방식도 정해진 것이 없고 그냥 어떤 재산을 누구에게 주겠다고 말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유증과 사인증여는 법률적으로 성립하는 과정에 차이가 있습니다.
즉, 상속을 받는 입장에서는 유증보다 사인증여가 더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는 법정상속인의 유류분 침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런 경우에는 사인증여나 유증을 받은 사람들을 상대로 법정상속인은 유류분 침해 반환 청구소송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법률사무소 카라 유지은 대표변호사는 상속전문변호사로 상속 및 증여와 관련된 법률 상담을 직접 하고 있습니다.
상속이 개시된 이후 분쟁이 발생하게 되면 이미 되돌릴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생전에 미리 상속에 관해 법률적 쟁점을 미리 파악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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