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죄의 협박·폭행의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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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간죄의 협박·폭행의 정도 

김성환 변호사

안녕하세요. 김성환 변호사 입니다.

 

오늘은 강간죄 또는 강제추행죄의 성립여부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겠는데요, 특히 협박을 수단으로 강간 또는 강제추행한 경우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형법 제297(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개정 2012.12.18>

 

297조의2(유사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구강, 항문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내부에 성기를 넣거나 성기, 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일부 또는 도구를 넣는 행위를 한 사람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본조신설 2012.12.18]

 


강간죄는 폭행 또는 협박이 있을 것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그 폭행·협박은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어야 하고, 그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할 정도의 것인지 여부는 그 폭행 ·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합니다.

 

가해자가 폭행을 수반함이 없이 오직 협박만을 수단으로 피해자를 간음 또는 추행한 경우에도 그 협박의 정도가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강간죄)이거나 또는 피해자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강제추행죄)이면 강간죄 또는 강제추행죄가 성립하고, 협박과 간음 또는 추행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있더라도 협박에 의하여 간음 또는 추행이 이루어진 것으로 인정될 수 있다면 죄가 성립합니다.

 

사례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L씨는 2005. 6.경 잘못 걸린 전화를 받은 피해자(, 34)에게 거짓으로 옛날 애인으로 행세하면서 모텔 객실에서 불을 끈 상태로 만나 1회 성관계를 가진 후 여전히 피해자가 피고인의 얼굴을 모르는 것을 기화로 피해자를 협박하여 계속하여 성관계를 갖기로 마음먹고, 여전히 피해자의 옛날 애인으로 행세하면서 2006. 6. ○○경부터 같은 달 ○○경까지 사이에 피해자에게 전화로 "네가 나를 만나기 위해 애를 업고 모텔로 들어가는 장면과 나와 만났던 모텔 방 호수를 사진으로 찍은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돈은 필요 없고 네 몸을 달라고 한다. 그 사람 성질 건드려서 좋을 것 하나도 없으니 그 사람이 원하는 대로 해 주는게 좋을 것 같다"라고 말하여 마치 사진 찍은 자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사진을 피해자의 집으로 보내고 옛날 애인과 성관계를 가진 사실을 피해자의 남편과 가족들에게 알릴 듯한 태도를 취하는 등 협박하여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한 후, 2005. 6. ○○경 같은 모텔 객실에서 사진 찍은 자로 행세하면서 위와 같이 반항이 억압된 피해자를 만나 피해자로 하여금 피고인의 성기를 입으로 빨게 한 다음 피해자를 강제로 1회 간음하여 강간한 것을 비롯하여 그 때부터 같은 해 8. ○○.까지 위와 같은 방법으로 총 4회에 걸쳐 피해자를 강제로 간음하여 각 강간하고, 2005. 6. ○○. 고양시 (상세번지 및 아파트 동 호수 각 생략)에 있는 피해자의 집 앞에 이르러 위와 같이 반항이 억압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한 후, 위와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를 강제로 1회 간음하여 강간한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같은 해 7. ○○.까지 위와 같은 방법으로 총 6회에 걸쳐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한 후 피해자를 강제로 간음하여 각 강간하고, 2005. 10. ○○. 09:30경 위 피해자의 집에서 위와 같이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한 후, 위와 같이 반항이 억압된 피해자로 하여금 피고인의 성기를 입으로 빨게 하여 피해자를 강제추행하였다.

 


고등법원의 판단 - 무죄


이 사건에서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위 공소사실 기재 각 일시·장소에서 피해자를 각 간음하고 추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지만, 피해자의 수사기관 및 원심법정에서의 각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해자는 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2005. 6.경 피해자의 옛날 애인으로 행세한 피고인과 그 얼굴을 정확히 보지 못한 상태에서 1회 성관계를 가진 후 여전히 옛날 애인 행세를 하는 피고인으로부터 전화로 네가 나를 만나기 위해 애를 업고 모텔로 들어가는 장면과 나와 만났던 모텔 방 호수를 사진으로 찍은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돈은 필요 없고 네 몸을 달라고 한다. 그 사람 성질 건드려서 좋을 것 하나도 없으니 그 사람이 원하는 대로 해 주는 게 좋을 것 같다라는 말을 듣는 등 마치 사진 찍은 자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사진이 피해자의 집으로 보내지고 옛날 애인과 성관계를 가진 사실이 피해자의 남편과 가족들에게 알려질 듯한 태도에 협박받아, 사진 찍은 자로도 행세하는 피고인으로부터 간음 및 추행을 당하게 되었고, 그 외에는 피고인으로부터 별다른 폭행이나 협박을 받은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위 각 간음 및 추행 현장에서는 피고인으로부터 어떠한 폭행이나 협박도 당하지 않았다는 것인바, 위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한 협박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정도라고 볼 수는 있을지언정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강간죄)이라거나 또는 피해자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강제추행죄)이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대법원의 판단 유죄


강간죄가 성립하려면 가해자의 폭행·협박은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어야 하고, 그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었는지 여부는 그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또한, 상대방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여 추행행위를 하는 경우에 강제추행죄가 성립하려면 그 폭행 또는 협박이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일 것을 요하고, 그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었는지 여부 역시 그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추행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가해자가 폭행을 수반함이 없이 오직 협박만을 수단으로 피해자를 간음 또는 추행한 경우에도 그 협박의 정도가 위와 같은 정도의 것이었다면 강간죄 또는 강제추행죄가 성립하는 것이고, 협박과 간음 또는 추행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있더라도 협박에 의하여 간음 또는 추행이 이루어진 것으로 인정될 수 있다면 달리 볼 것은 아니며, 한편 유부녀인 피해자에 대하여 혼인 외 성관계 사실을 폭로하겠다는 등의 내용으로 협박을 행사하여 피해자를 간음 또는 추행한 경우에 있어서 그 협박이 위와 같은 정도의 것이었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일반적으로 혼인한 여성에 대하여 정조의 가치를 특히 중시하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나 형법상 간통죄로 처벌하는 조항이 있는 사정 등을 감안할 때 혼인 외 성관계 사실의 폭로 자체가 여성의 명예손상, 가족관계의 파탄, 경제적 생활기반의 상실 등 생활상의 이익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간통죄로 처벌받는 신체상의 불이익이 초래될 수도 있으며, 나아가 폭로의 상대방이나 범위 및 방법(예를 들면 인터넷 공개, 가족들에 대한 공개, 자녀들의 학교에 대한 공개 등)에 따라서는 그 심리적 압박의 정도가 심각할 수 있으므로, 단순히 협박의 내용만으로 그 정도를 단정할 수는 없고, 그 밖에도 협박의 경위, 가해자 및 피해자의 신분이나 사회적 지위, 피해자와의 관계, 간음 또는 추행 당시와 그 후의 정황, 그 협박이 피해자에게 미칠 수 있는 심리적 압박의 내용과 정도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피고인의 협박 내용이 혼인 외 성관계 사실을 폭로하겠다는 취지의 것 이외에도 마치 사진 찍은 자가 수명의 부하를 거느리고 있다거나 그 성질을 건드리지 마라는 등 여러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점, 피고인은 실제로 피해자의 가족이 출근이나 등교한 직후 아침시간대에 피해자와 3살짜리 아들만 있는 피해자의 집까지 찾아가 수회에 걸쳐 피해자를 간음하였으며 때로는 피해자의 아들에게 피해자 남편의 휴대전화번호를 물어보거나 새벽에 피해자의 집에 전화하기까지 한 점, 피고인은 수회에 걸쳐 피해자와 통화하거나 피해자를 간음하는 과정에서 피고인의 12역 행동에 쉽게 속아 넘어가 심한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는 피해자의 심리상태를 교묘하게 간파하여, 상황과 필요에 따라 때로는 사진 찍은 자, 때로는 옛 애인으로행세하면서, 피해자가 성관계에 불응할 경우 성관계 사실을 폭로하거나 사진 찍은 자가 마치 자신의 폭력조직 부하들을 동원하여 피해자의 신체 등에 위해를 가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피해자를 협박하고 사진 찍은 자로 행세하면서 수회에 걸쳐 피해자를 간음 또는 추행하기에 이른 점, 한편 피해자로서는, 자신을 협박하고 있는 사진 찍은 자가 폭력조직을 거느리고 있는 것으로 오인하고 있는 데다가 그 정확한 신원을 전혀 모르고 있는 관계에 있어 사진 찍은 자는 성관계를 폭로하더라도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은 채 피해자만이 심각한 불이익을 당하게 될 상황에 처해 있고, 따라서 사진 찍은 자의 계속되는 협박에 피해자가 불응할 경우 언제든지 협박의 내용과 같은 성관계 폭로가 현실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위협을 더욱 크게 느꼈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 이 사건 협박의 내용과 정도, 협박의 경위, 이 사건 사진 찍은 자와 피해자의 신분이나 사회적 지위, 피해자와의 관계, 피해자의 가족상황, 간음 또는 추행 당시와 그 후의 정황, 이 사건 협박이 피해자에게 미칠 수 있는 심리적 압박의 내용과 정도를 비롯하여 기록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인의 위와 같은 협박은 피해자를 단순히 외포시킨 정도를 넘어 적어도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었다고 보기에 충분하다고 할 것이므로, 강간죄 및 강제추행죄가 성립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음은 제가 실제 수행했던 사건입니다.

 


사건의 개요


피의자는 30대 중반의 사업가이자 어린 자녀를 둔 이혼남이었습니다피의자는 고소인(20대 중반)과 어플을 통해 만나, 조건만남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조건 만남 중 고소인이 다른 남자와 원나잇을 하게 된 사실을 피의자가 알게 된 일로 피의자와 고소인은 다투게 되었고, 이 일로 인해 더 이상의 조건만남을 거부하는 고소인에게 피의자는 앞으로 40번만 더 성관계를 하자, 내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너의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모든 사실을 알려버리겠다고 말하였고, 실제 이미 고소인 몰래 고소인의 휴대폰 속의 지인들의 전화번호를 사진찍어 둔 것을 보여주기도 하였습니다.

 

이에 고소인은 피의자를 비밀침해죄와 강간죄로 고소하였습니다.

 


사건의 진행


고소인은 고소 전부터 변호사를 선임하여 피의자와의 카톡 캡쳐 사진과 통화 내용 녹음 등 만반의 준비를 하여 고소하였습니다.

 

고소 사실에 해당하는 강간 범행 횟수가 30회가 넘었고, 유죄 판결시 예상되는 강간죄 처벌 형량도 너무 컷고, 어린 자녀가 있는 상황에서 사회적 처벌인 신상공개와 전자발찌 착용도 큰 문제인 상황이었습니다.

 

피의자는 여러 로펌을 다니며 상담해보앗지만, 상담하는 변호사마다 위 대법원 판례의 태도를 언급하며 무혐의나 무죄는 어렵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선처를 위해서는 자백취지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였다고 합니다.

 

사실 저와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던 다른 변호사도 이 사건에 대해 듣고는 피의자가 다소 억울한 점도 있어 이해는 가지만, 유죄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한 사건이었습니다.

 

고소인이 제출한 카톡에는 고소인이 이 일로 인해 자살하겠다는 내용까지 담겨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피의자와 고소인 사이의 카톡내용을 면밀히 검토하여, 피의자와 고소인이 싸우게 된 경위가 자신과 조건만남을 하는 중에도 다른 사람과 원나잇을 하는 것에 대한 불만으로 인한 것이었고, 피의자가 고소인에게 요구하는 내용과 다툼이 되는 부분이 성관계 여부에 대한 것보다는 고소인의 남자 문제 부분이며, 실제 두 사람이 만났을 때의 만남여부 및 날짜나 시각 장소를 정할때의 경위, 데이트 코스의 선택경위, 실제 성관계 당시의 행위 등을 살펴보면 고소인의 태도가 성관계 자체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없이 능동적이고 성관계의 대가를 요구함에 적극적인 점, 그리고 자살하겠다는 말을 하면서도 고소인 또한 피의자의 협박이 자신의 남자 문제 때문이고, 그것이 고소인을 위한 마음에서 나온 것임을 알고 이를 인정하고 노력하고 있는 점, 그리고 고소의 경위 등을 구체적으로 다투었습니다.

 


수사기관의 판단


검사는 피의자에게 혐의 없다 판단하여 불기소 처분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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