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계에 의한 간음죄 관련 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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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계에 의한 간음죄 관련 판례 

김성환 변호사

오늘은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위계등간음)죄에 있어서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판례가 변경된 부분이 있어서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아동·청소년에게 돈을 준다고 속여 성관계를 하고 돈을 주지 않는 경우, 형사처벌을 받을까요?

결론부터 얘기하자, 이전에는 처벌받지 않았으나 최근 판례가 변경되면서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기존에는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형사처벌이 되지 않았으나 최근 대법원 판례가 변경되면서 형사처벌을 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판시한 것이므로 매우 의미가 있는 판결이라 하겠습니다.

 


사건의 개요(공소장의 내용)


피고인은 2014. 7. 중순경 스마트폰 채팅 어플리케이션을 통하여 알게 된 14세의 피해자에게 자신을 '고등학교 2학년생인 ○○○'이라고 거짓으로 소개하고 채팅을 통해 피해자와 사귀기로 하였습니다.

 

피고인은 2014. 8. 초순경 피해자에게 '사실은 나(○○○)를 좋아해서 스토킹하는 여성이 있는데, 나에게 집착을 해서 너무 힘들다. 죽고 싶다. 우리 그냥 헤어질까'라고 거짓말을 하면서 '스토킹하는 여성을 떼어내려면 나의 선배와 성관계하면 된다'는 취지로 이야기하였습니다.

 

피해자는 피고인과 헤어지는 것이 두려워 피고인의 제안을 승낙하였고, 피고인은 마치 자신이 ○○○의 선배인 것처럼 행세하며 피해자를 간음하였습니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계로 아동·청소년인 피해자를 간음하였습니다.

 

 

원심법원의 판단(무죄)


원심법원은, 위계에 의한 간음죄에서 위계의 의미에 대해 "행위자가 간음의 목적으로 상대방에게 오인, 착각, 부지를 일으키고는 상대방의 그러한 심적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고, 여기에서 오인, 착각, 부지란 간음행위 자체에 대한 오인, 착각, 부지를 말하는 것이지, 간음행위와 불가분적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 다른 조건에 관한 오인, 착각, 부지를 가리키는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라는 종전 대법원 판시에 따라, 피해자가 간음행위와 불가분적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 다른 조건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속았던 것뿐이므로 피고인의 간음행위는 형법 등에서 처벌대상으로 규정하는 위계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인정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의 판단(유죄)


대법원은 위계에 의한 간음죄의 입법경위와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에 의해 보호되는 성적 자기결정권 행사의 의미에 대해 언급하면서,

 

아동·청소년이 외관상 성적 결정 또는 동의로 보이는 언동을 하였다 하더라도, 그것이 타인이 기망이나 왜곡된 신뢰관계의 이용에 의한 것이라면, 이를 아동·청소년의 온전한 성적 자기결정권의 행사에 의한 것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는 점을 설시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설시하였습니다.

 

 

위계라 함은 행위자의 행위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피해자에게 오인, 착각, 부지를 일으키게 하여 이를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위계의 개념 및 앞서 본 바와 같이 성폭력범행에 특히 취약한 사람을 보호하고 행위자를 강력하게 처벌하려는 입법 태도, 피해자의 인지적·심리적·관계적 특성으로 온전한 성적 자기결정권 행사를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 등을 종합하면, 행위자가 간음의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오인, 착각, 부지를 일으키고 피해자의 그러한 심적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의 목적을 달성하였다면 위계와 간음행위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고, 따라서 위계에 의한 간음죄가 성립한다. 왜곡된 성적 결정에 기초하여 성행위를 하였다면 왜곡이 발생한 지점이 성행위 그 자체인지 성행위에 이르게 된 동기인지는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침해가 발생한 것은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하기 어렵다. 피해자가 오인, 착각, 부지에 빠지게 되는 대상은 간음행위 자체일 수도 있고, 간음행위에 이르게 된 동기이거나 간음행위와 결부된 금전적·비금전적 대가와 같은 요소일 수도 있다.

 

다만 행위자의 위계적 언동이 존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위계에 의한 간음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므로 위계적 언동의 내용 중에 피해자가 성행위를 결심하게 된 중요한 동기를 이룰 만한 사정이 포함되어 있어 피해자의 자발적인 성적 자기결정권의 행사가 없었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은 과관계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피해자의 연령 및 행위자와의 관계,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 당시와 전후의 상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한편 위계에 의한 간음죄가 보호대상으로 삼는 아동·청소년, 미성년자, 심신미약자, 피보호자·피감독자, 장애인 등의 성적 자기결정 능력은 그 나이, 성장과정, 환경, 지능 내지 정신기능 장애의 정도 등에 따라 개인별로 차이가 있으므로 간음행위와 인과관계가 있는 위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구체적인 범행 상황에 놓인 피해자의 입장과 관점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하고, 일반적·평균적 판단능력을 갖춘 성인 또는 충분한 보호와 교육을 받은 또래의 시각에서 인과관계를 쉽사리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

 

 

판례변경의 의미


위 위계에 의한 간음죄의 성립을 부정했던 기존 판례는 다음과 같은 사안이었습니다.

 

피해자가 당시 16세 남짓된 상업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으로 종전에 성경험이 있었고, 이 사건 당일 컴퓨터 채팅을 통하여 피고인으로부터 성관계를 가지면 50만원을 주겠다는 제의를 받자 이를 승낙한 뒤 자신의 집이 비어 있다면서 피고인으로하여금 자신의 집으로 찾아오도록하여 성교행위를 한 경우입니다.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성교의 대가로 50만원을 줄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도 위 돈을 주겠다고 거짓말을 하고, 피해자가 이에 속아 피고인과 성교행위를 하였더라도, 사리판단력이 있는 피해자에 관하여는 그러한 금품의 제공과 성교행위 사이에 불가분의 관련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만큼 이로 인하여 피해자가 간음행위 자체에 대한 착오에 빠졌다거나 이를 알지 못하였다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위계'로 청소년인 피해자를 간음한 것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판시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변경된 판례에서도 언급하였던 것처럼, 기존 판례와 같이 금전 지급을 약속하였지만, 처음부터 이를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 경우에도 이제는 유죄가 내려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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