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받을 게 있으면 민사소송을 한다.
1심. 2심. 3심. 거쳐서 판결을 받는다.
판결 선고를 받으면
3가지 경우의 수가 나온다.
원고 전부 승소.
원고 일부 승소.
원고 패소 (피고 승소)
원고 전부 승소는
청구한 금액 전부를 인정받은 것이다.
원고 일부 승소는
청구한 금액 중 일부만 인정받은 것이다.
원고 패소는
소송을 당한 피고가 승소했다는 것이다.
갈 때까지 가서
판사가 최종 판결을 내린 경우다.
그런데 이것만 있을까. 아니다.
이분법적 논리에 갇혔을 뿐이다.
소송을 해보면
조정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조정이란 법원에서
쌍방 합의해서 합의금을 정하는 것이다.
당사자는 시간 절약, 비용 절약
판사는 판결문 쓰는 노력 절약
얼굴 붉히고 승패로 나누기보다
원만하게 타협해서 끝내는 거니까
분쟁해결 취지에도 더 맞다.
그래서 조정을 참 많이한다.
요즘 가면 갈수록 더 많아진다.
조정은 판사 결정으로 시작된다.
소송 도중 당사자가 신청할 수도 있다.
원고는 소송을 했는데
판사가 볼 때 조정할 사건으로 판단하면
소송사건이 조정사건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조정 사건으로 넘어가면
별도의 조정기일이 잡힌다.
이날 원고, 피고, 변호사가 출석한다.
법원 조정실에는 조정위원이 앉아있다.
조정위원은 판사가 아니다.
변호사도 있고 교수, 전문 위원도 있다.
조정위원의 중재 하에,
원고, 피고가 쌍방으로 의견을 말한다.
마주하기 불편할 때는
각자 따로 불러서 얘기를 들어본다.
1차에 끝날 수도 있고
2, 3차까지 갈 수도 있다.
주로 쌍방이 원하는 금액을 확인하고
평균선을 맞추는 작업이다.
누가 더 억울한지도 확인하지만
조정인 만큼 일방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조정위원은 조정을 성사시키기 위해
아래의 논리로 당사자를 설득한다.
“소송가서 1-2년 더 해봤자 이 금액 못받아요”
“그 동안 시간 쓰는 거, 변호사 비용 쓰는 거
생각하면 지금 조정해서 빨리 끝내는 게 나요“
여기에 설득되면 각자 의견을 말한다.
변호사가 개입해서 사건을 분석하고
대신해서 의견을 말하기도 한다.
꼭 금액만 정하는 건 아니다.
누군가 형사고소를 했다면
고소 를 취소하는 것도 정할 수 있다.
가압류를 잡은 게 있다면
가압류를 취하하는 것도 정할 수 있다.
돈을 언제까지 안주면
위약금을 지급한다는 것도 넣을 수 있다.
원고, 피고가 아닌
제3자와 관련돼 있다면
제3자에 대한 것도 넣을 수 있다.
그 동안 소송비용과 조정비용은
각자 부담한다는 것도 들어간다.
여튼 금액과 다양한 조건을 정해서
양쪽 다 합의되는 경우에만 조정이 성립한다.
한쪽이라도 거절하면 조정은 불성립하고
다시 소송으로 넘어가서 공방해야 한다.
당일 조정위원의 설득과 분위기에 휩쓸려
일단 합의해놓고 돌아와서 후회하는 사람도 많다.
반드시 시간 여유를 두고
변호사와 상담을 한 후에 결정해야 한다.
조정실 밖에 잠깐 나와서
생각하고 결정해서 다시 들어가도 된다.
조정에는 2가지가 있다.
임의조정. 강제조정
임의조정은 그날 바로 합의해서
판결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다.
당사자 간에 합의가 잘돼서
더 이상 시간 끌 필요가 없는 경우다.
소액 사건이고 쟁점이 간단한 사건은
별도의 조정기일이나 조정실에 가지 않고도
재판 기일에 바로 임의 조정이 될 수도 있다.
판사의 중재 하에
당일 바로 합의하고 돌아가는 것이다.
임의조정이 되면
집에 돌아가서 후회해봤자 소용없다.
조정 순간 판결의 효력이 바로 발생한다.
하지만 강제조정은 다르다.
말 그대로 법원에서 강제로 조정안을 띄우는 것이다.
양쪽 다 조정 의사는 있는데,
최종 합의점을 못 찾고 시간만 늘어질 때,
조정 위원이 직권으로
합의 안을 마련해서 보내는 것이다.
법률상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
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여튼 강제조정은 결정문을 받은 날로부터
2주간 이의 신청할 수 있는 권리가 유보돼 있다.
일단 중재 안을 붙여줄 테니까
집에가서 2주간 생각해보고 결정하라는 것이다.
물론 한쪽이라도 이의 신청서를 내면
조정은 불성립되고 다시 소송으로 넘어간다.
실무상 상대 의견을 기다렸다가
마지막날 이의신청서를 내는 경우도 많다.
양쪽 다 이의 신청서를 안 내고
시간이 경과하면 조정은 최종 성립한다.
임의조정은 당일 바로,
강제조정은 이의신청 기간이 끝나면
그때 판결의 효력이 생긴다.
물론 이의신청 기간이 끝나기 전에
이의신청 포기서를 미리 내면
더 빨리 해결될 수도 있다.
임의조정이든 강제조정이든
조정으로 해결되면 다 끝났다.
1,2,3심 할 거 없이
모두 다 끝난 것이다.
소송비용과 조정비용도 각자 부담이므로
더 이상 정산할 게 없다.
조정문에 나와있는 금액만큼
원고가 피고에게 받으면 된다.
안 주면, 이 조정 결정문을 갖고
재산조회, 압류, 추심, 경매 등등 집행할 수 있다.
판결이든 조정이든 최종적으로
법원 문서를 확보하는 것은 다르지 않다.
조정으로 넘어갈지 말지는
판사 결정이고,
임의조정으로 할지
강제조정으로 할지도
조정위원 결정이지만,
조정을 받아들일지 말지는
오로지 당사자 선택이다.
소송경험이 없는 당사자는
이 금액을 판단하기 쉽지 않다.
왜냐하면 조정을 거부하고
다시 소송으로 넘어갔을 때
승소가능성, 에상금액 등등이
가늠이 안 되기 때문이다.
변호사가 있다면 이때 개입해서
향후 소송절차, 승소가능성,
시간, 비용 등등을 알려주면서
당사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도와줄 수 있다.
억울해서 소송했지만 조정으로 넘어간 경우라면
왜 합의하라고 하는지 불만부터 가질 게 아니라
더 빨리, 더 심한 출혈 없이
해결할 기회를 부여받은 것이란 생각을 해야한다.
그리고 한번 뿐인 이 기회를 현명하게 활용해야 한다.
자칫 감정에 휩싸여서
조정 자체를 거부하거나
조정 기일에 불출석하거나
상대 입장을 확인도 안 해보고
2-3년 더 시간 낭비하고
돈은 돈 대로 더 쓰고
힘은 힘 대로 더 쓰고
얻는 돈 보다 쓰는 돈이 더 많거나
증거부족으로 패소해서
한 푼도 못 건질 확률도 높다.
ps 코로나 2000명 돌파네요..
건강 유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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