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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에 숨은 법률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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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에 숨은 법률상식 

조석근 변호사

당근마켓이 대세다.

기업가치가 무려 3조에 달한다.


너도 나도 당근이다.

물론 나도 당근이다.

​

사실 플랫폼 대세는 오래됐다.

법률 자문하면서 여러 플랫폼 기업의 흥망성쇠를 

오랫동안 지켜봐 왔다.

​

때로 변호사로서, 때로 유저로서

나름의 기준으로 평가하는 게 습관이 됐다.

​

이 회사는 생태계 관리를 잘했구나

이 회사는 신뢰 시스템이 잘 구축됐구나

이 회사는 법적인 고민을 덜 했구나 등등.

​

계속 쓰다보면 오지랖이지만

먼저 말해주고 싶은 경우도 생긴다.

​

먼저 말해주는 것에 대한 반응도 회사마다 다르다.

그 반응만 비교해도 어떤 회사가 잘될지 촉이 온다.

​

개인도 기업도 생존을 위해선

변화 적응력/유연성이 필수인데

​

엘리트 의식에 사로 잡혀있거나

유난히 꼰대스럽고 꽉 막힌 회사도 많다.

​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당근마켓을 접했다.

몇 번의 거래를 하다가 그대로 꽃혔다.

​

그리고 당근마켓의 서비스 플로우를

법률적으로 뜯어보게 되었다.

​

당근마켓에서 구현하는 서비스가

법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분석해 봤다.

​

당근마켓은 지역기반의 중고물품을 거래한다.

​

판매자와 구매자가 계약을 맺고

계약에 따라 물건과 대금을 주고 받는다.

​

그 단순한 거래에도

민법에 규정한 여러 이슈가 녹아있다.

​

민법상 계약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청약과 승낙. 그리고 합의가 필요하다.

​

합의는 일상용어로 쓰이지만

법률상 합의란 청약과 승낙이

당사자와 내용면에서 일치하는 것을 뜻한다.

​

청약은 확정적인 의사표시라야 한다.

확정이란 당사자와 내용에 관해서다.

​

누구에게 사는지 (파는지)

어떤 조건으로 사는지 (파는지)가 확정된 것이다.

​

이런 점에서 청약의 유인과 다르다.

청약의 유인은 말 그대로 청약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

이것은 청약과 달리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는다.

불특정 다수가 청약할 수 있게 알리는 행위다.

​

당근마켓에 물건을 올리는 건 청약의 유인이다.

누구에게 팔지 특정되지 않은 상태로

구매자의 청약을 유인하는 것이다.

​

이때 원하는 물건을 고른 구매자가

확정적인 구매의사를 표시하면 청약을 하는 것이다.

​

보통 다음과 같이 물어본다.

​

“어떤 물건이에요?” “성능이 어때요?”

가격은 얼마까지 가능해요? 등등.

​

이런 질문은 청약이 아니다.

계약의 교섭단계에서 확인/협상하는 것뿐이다.

​

단순히 찜하기를 눌렀거나

알람 설정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청약이 아니다.

​

청약은 계약을 성립시키려는

구체적이고 확정적 의사표시라야 한다.

​

“물건 아직 남아있으면 사겠습니다”

“00원으로 깍아주시면 사겠습니다”

​

이런 게 청약이다.

두 번째 같이 조건을 걸어도 청약이 된다.

​

이때 판매자가 수락하면 승낙한 것이다.

“네 00원에 파는 걸로 할께요. 감사합니다”

이렇게 승낙할 수도 있고,

​

“00원에는 어렵네요”

“00원까지만 가능합니다” 라고 하면,

​

구매자의 청약을 거절하고

판매자가 새로운 청약을 보낸 것이다. (민법 534조)

​

이때 구매자가 “그럼 00원에 사겠습니다” 라고하면

새로운 청약에 대해서 승낙한 것이다.

물론 거절하면 계약은 불성립한다.

​

판매자가 단순히 (예약 중) 버튼을 누른 것만으로

승낙이라고 보긴 어렵다. (민법 532조 해당 x)

​

(예약 중)에서 (판매 중)으로 다시 변경이 가능하고 (확정적이지 않다),

청약이 없어도 (예약 중) 설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승낙은 청약을 전제로 한다)

​

앞서 합의란 청약과 승낙이 

2가지 면에서 일치해야 한다고 했다.

​

위의 사례에서 청약과 승낙은

당사자 (구매자-판매자) 및 내용 (물건, 가격) 면에서 일치한다.

​

그래서 합의가 성립했고 계약이 성립한 것이다.

​

만일 처음부터 없는 물건을 올렸거나,

마치 파는 (사는) 것처럼 얘기해서 오랜기간 노력했는데,

​

최종적으로 계약을 거절하는 경우,

민법상 계약체결상 과실책임 문제가 생긴다 (민법 535조)

​

계약이 정상적으로 성립했다면,

그 다음부턴 계약 이행이 문제된다.

​

계약 이행이란, 말로 합의한 후 (계약 성립 후)

물건과 대금을 정산하는 것을 뜻한다.

​

당근마켓은 주로 구매자가 판매자에게 가서 물건을 받는다.

물론 당사자 간에 장소를 따로 정하기도 한다.

​

“내일 몇시 어디에서 만날까요” "좋아요"

당사자 간에 채무 이행지를 정한 것이다.

​

민법상 이행장소는

특정물의 경우 채권성립당시 물건이 있던 장소,

특정물이 아닌 경우 지참채무가 원칙이지만,

당사자가 합의하면 합의한 대로다 (민법 467조)

​

어느 경우로 보든,

민법상 원칙이 지켜지는 것이다.

​

중고거래는 택배로 주고받는 경우가 많은데,

당근마켓은 지역기반 속성상 직거래가 많다.

​

대면 접촉을 통해 상호 신뢰를 늘리고

사회적 자본을 키우는 의미,


(이 지점에서 당근마켓은

다른 플랫폼과 달리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본다)

​

제품하자, 배송사고를 막아서

분쟁을 예방하는 의미 외에도,

​

직거래를 하면 이행제공, 이행시간, 이행장소가

아날로그 적인 법률 그대로 구현된다는 특징이 있다.

​

만나면 주로 이런 얘기를 나눈다.

​

“물건 확인해 보세요”

“잠시만요. 한번 체크해볼께요”

​

현장에서 물건 상태를 확인한 뒤

돈을 입금하는 게 일반적이다.

​

“다 확인했습니다. 괜찮네요. 지금 입금할께요”

“입금하셨어요? 물건 드릴께요”

​

현장에서 돈을 입금하고 물건을 받는다

쌍무계약의 동시이행 원칙이 구현된다. (민법568조 2항)

​

가끔 물건에 하자가 있는 경우도 있다.

이때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지는

계약 목적에 따라 다르다.

​

하자가 심해서 계약목적 달성이 불가하면 해제 가능.

사소한 하자라서 쓰는 데 문제 없다면 해제 불가.

​

계약 목적 달성이라.. 뭔 소리냐고.

일상 용어로 풀면 다음과 같은 경우다.

​

“아 이 정도면 수리한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네요”

“이게 없으면 아예 쓰는 게 의미가 없는 거네요”

​

하자가 심해 계약목적 달성이 어려운 경우만

계약을 해제하는 것이다 (민법 580조)

​

얼마 전 유명한 유튜브 영상이 떴다.

(당근이세요? 출처:유튜브 너덜트)

​

장남감 활을 받았는데 과녁이 없었다.

​

활은 있는데 그에 맞는 과녁이 없는 경우

활과 과녁이 한 세트로 된 장남감이라면,

​

다른 과녁을 줘봤자 계약목적 달성은 불가하다.

계약 목적 달성이 어려우므로 해제사유가 된다.

​

(실제 영상에서는 과녁이 있었고

다음날 다시 만나서 받기로 했으므로 계약이행)

​

그게 아니라 사소한 하자만 있다면

계약해제는 불가능하고 손해배상만 가능하다.

​

손해배상은 현실에서 이렇게 변형된다.

“00 하자가 있으니까 가격 좀 깍아주세요”

​

(법률상 원 계약을 수정한 새로운 계약일 수도 있고

물품대금 청구권과 손해배상 청구권을

합의해서 상계하는 상계계약으로 볼 수도 있다)

​

물건을 받았는데 하자가 있는 경우

법적으로 6개월 안에 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다.

​

하지만 현장에서 제품을 확인하고

검수 후에 입금했기 때문에

​

구매자의 선의, 무과실로

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민법 580조 단서)


특히 입금하고 돌아와 거래완료까지 누르면

법적으로 하자를 묻기 어려운 증빙이 된다.

​

하지만 현장에서도 확인하기 어려운 하자

제품의 성능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크고 심한 하자

판매자가 고의로 속였거나,

매물을 잘못 올려놓았거나 등에 해당되면

예외적으로 담보책임이 성립할 수도 있다.

​

좋은 후기를 남기는 행위는

신뢰 점수라는 서비스 면도 있지만

​

제품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는

제품 검수의 근거자료로 쓰일 수도 있다.

​

이렇듯 당근마켓에서 단 한번의 거래를 하더라도

그 속에는 청약, 승낙, 합의, 동시이행, 담보책임 등등

법률상 무수한 쟁점들이 숨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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