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적시 명예훼손죄가 위헌일까? 합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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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적시 명예훼손죄가 위헌일까? 합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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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적시 명예훼손죄가 위헌일까? 합헌일까? 

김현귀 변호사

수의사에게 맞긴 내 강아지가 실명이 되서 돌아오다

- 어처구니 없는 수의사의 실수로 평생 앞을 보지 못하게 된 반려견..


이수영 (가명)씨는 반려견을 데리고 수의사 A를 찾아갔습니다. 반려견이 최근 겪고 있는 건강상 문제때문인데요~ 수술을 맡기고 반려견을 기다리던 수영씨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듣게 됩니다. 수의사의 실수로 반려견이 실명했다는 것이었죠.

수의사 측에서는 수영씨에게 어느 정도의 위로금을 지급하겠다고 하였으나 수영씨는 도저히 그렇게 넘어갈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해당 수의사는 이 사건 이후에도 계속 다른 강아지들을 수술할거고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는 생각때문이었죠. 그래서 인터넷에 해당 병원과 수의사의 이름, 그리고 의료사고의 내용을 올리기로 하였습니다.

그 순간 우리 법은 진실한 사실을 적시해도 명예훼손죄로 처벌한다는 것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수영씨는 그 법이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습니다.

                        [어떤 법률이 헌법에 어긋나서 무효라고 생각되면 헌법 재판소로 달려가면 된다]


헌법재판에서 위헌이 되기 위한 요건은 무엇일까?

- 헌법재판관은 몇 명? 정족수는?


1. 헌법재판의 정의

헌법에서는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우리의 기본권들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표현의 자유, 주거이전의 자유, 생명권, 공직에 나갈 권리,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 무언가를 할 자유 등이 그것이죠. 헌법은 모든 법률의 위에 있는 최고의 가치를 가지는 법입니다.

우리는 살다보면 수많은 법률과 마주치게 됩니다. 꼭 죄를 지어 경찰서에 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집을 임차할때는 임대차보호법, 결혼을 하게 되면 가족법, 선거를 할때면 공직선거에 관한 법률, 인터넷쇼핑을 할 때는 전자상거래에 관한 법률 등 수없이 많죠.

그런데 우리가 마주치게 법들이 가끔 가장 높은 법인 헌법의 정신을 어길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청구하는 것이 헌법소원심판입니다.

쉬운 예를 들어 최근 형법상 간통죄가 헌법에 규정되어 있는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헌법소원심판이 청구되었습니다. 헌법재판관들은 그 주장을 받아 들여 간통죄가 위헌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위헌판단이 나오면 그 법률은 생명을 잃고 사라지게 됩니다.

2. 헌법재판관은 몇 명? 위헌이 되기 요건은?

헌법 재판관은 총 9명으로 구성됩니다. 그 중 몇 명이 동의해야 위헌 결정이 가능할까요~? 아래 헌법 조항을 보시죠~!

<헌법 제113조 1항>

헌법재판소에서 법률의 위헌결정을 할 때에는 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즉 9명의 헌법재판관 중 6인 이상의 재판관이 위헌이라고 해야 그 법률은 위헌 판단을 받게 되어 사라지게 됩니다.

3. 본 사건에서 재판관들의 판단은?

재판관 9명 중 5명은 사실적시 명예훼손죄가 헌법상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아 합헌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나머지 4명은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헌법상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위헌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위헌 정족수인 6명에서 2명이 부족하여 결국 합헌 결정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결국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목숨을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각 입장의 근거는 아래와 같습니다.

헌 입장 (5명)

헌 입장 (4명)

① 사실적시를 다 허용하면, 무제한적인 사적 폭로가 발생한다.

② 공익적 목적을 가진 사실 적시는 이미 처벌하지 않는다.

③ 누군가를 사회에서 매장시키려는 사실 적시는 목적이 정당하지 않다.

④ 민사상 손해배상만으로는 명예훼손을 방지하는데 부족하다.

표현의 자유는 핵심적 기본권이므로 그 제한도 최소한이 되어야 한다.

사실 적시를 처벌하면, 국민의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 위축된다.

진실한 사실의 적시로 손상되는 명예는 허명(헛된 명예)에 불과하다

④ 진실 사실 적시로 피해본 자는 정정보도청구나 손해배상을 하면 된다.



                 

                                                     [경향신문 관련 기사에 첨부된 사진 참조]


누구에게나 비밀로 하고 싶은 것들이 있지 않을까?

- 진실한 사실이라고해서 다른 사람 모두가 알게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양 측 의견 모두 합리성이 있습니다. 간통죄도 위헌 판단이 나올때까지 몇 십년이 걸린만큼, 먼 미래에 사실 적시 명예훼손죄 역시 헌법재판관 6인 이상의 위헌 판단을 받아 사라질 수도 있겠죠.

하지만, 누구에게나 비밀로 삼고 싶은 사항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내가 이혼한 것, 낙태한 것, 학창시철에 왕따였던 것, 전 직장에서 트러블이 있어 나온 것, 과거에 범죄에 휘말려 전과가 있는 것, 심지어 성범죄 피해를 당한 것같은 민감한 사항들은 비록 진실한 사실이라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에 의하여 공공연하게 이야기 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진실한 사실인데 정의를 위하여 꼭 말해야 하는 경우에도 우리는 처벌이 두려워 입을 닫고 있어야 할까요? 아닙니다. 이미 형법 310조에서는 진실한 사실을 말한 경우 공익적 목적이 있다면 처벌하지 않는 제도를 마련하여 그런 사태를 예방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항들을 고려해보았을 때 진실한 사실을 적시한 경우라도, 타인을 짓밟기 위함이거나 오로지 가십거리로 한 경우라면 처벌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저도 합헌 입장에 한 표를 던지며 이 글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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