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행범의 실명을 SNS에 적었다가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한 사건 | 형사일반/기타범죄 해결사례 | 로톡
추행범의 실명을 SNS에 적었다가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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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행범의 실명을 SNS에 적었다가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한 사건 

김현귀 변호사

공소권없음

2****

 1. 사건의 시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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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인 A는 대학을 졸업한 직후 그토록 원하던 모 회사의 신입사원이 되었습니다. 처음 몇 달간은 실무경험도 쌓고 새로운 사람들을 알아가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하지만 그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A의 상사 B가 계속적으로 성적인 농담을 하고 어깨를 주무르며 은근한 터치를 해왔기 때문이죠. 회사에 정식으로 항의해볼까 했으나 힘들게 들어온 곳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고, 나만 잘 피해다니면 되겠지라는 생각에 참기로 하였습니다. 하지만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사건이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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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B는 A의 업무처리가 미숙해서 가르쳐줄 게 있다는 핑계로 A를 회의실로 불렀습니다. 대화를 나누는 도중에 B가 순식간에 A의 민감한 부위를 움켜쥔 것인데요. 너무 당황하고 놀란 A는 그 순간 바로 항의하지 못하고 대화가 끝난 후에야 회의실을 나오게 되었습니다. 며칠을 고민하던 A는 어머니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넣았고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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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였습니다. 강제추행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시 실형을 받게 될 가능성이 적더라도 회사에서 해고 등 중징계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겠죠. B가 검찰에서도 혐의를 부인하자 결국 결국 정식재판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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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과정에서 B의 변호인은 A를 증인으로 신청하였습니다. 그리고 A에게 "평소 남자를 증오하느냐. 그 날 무슨 옷을 입었느냐. 회사에서 실적은 어떻냐. 왜 사건 직후 항의하지 않았냐'는 등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질문을 하였습니다. "피해 당시 양손의 위치는 어디였느냐. 회의실 근처에 누가 있었냐'는 등 당시 상황에 질문을 반복적으로 하였습니다. 성범죄의 피해자로 나온 증인석에서 떨리고 수치스러운 마음에 대답을 잘 하지 못한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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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뒤, 있었던 선고기일에 A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듣게 됩니다. B의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서 무죄를 선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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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는 그 회사에서 더 이상 버틸 수 없었고 결국 퇴사하게 되었습니다. 퇴사 후 수 년간 수치심,그럼에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게 된 B에 대한 원망, 사법부에 대한 불신으로 인하여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었습니다. 4년 뒤 A는 참지 못하고 자신의 SNS에 B의 실명과 회사, B가 했던 일들을 올리게 됩니다. A의 SNS에 온 불특정 다수가 그 글을 보게 되었고 곧 B도 그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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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는 바로 A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였고, A에게 곧 이어 거액의 민사소송도 제기할 예정임을 알렸습니다. 이에 대응하고자 A가 저를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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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공개청구를 통하여 확보한 B의 고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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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변호인의 법적 조력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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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변호인의견서 작성 및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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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정보공개청구를 통하여 B의 고소장을 확보하였고, 과거 B의 강제추행 혐의 사건을 열람등사 청구하여 재판 기록을 확보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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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관에 제출한 변호인의견서를 통하여 A가 SNS에 작성한 글 내용이 ① 허위 사실이 아니라 진실한 사실이라는 점 ② 그 글을 작성하게 주된 동기가 공익적 목적이라는 점을 들어 형법 제 310조로 인한 위법성 조각을 주장하기로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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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사실인가 허위인가에 대한 판단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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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예훼손 사건에 있어 내가 작성한 글이 허위 사실이 아니라 진실한 사실이라는 점을 주장하기 위해서 필요한 법조항은 무엇일까요? 바로 형법 15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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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즉 무거운 죄가 되는 사실은 = '허위' 사실 인데

2) 허위임을 인식하지 못했을 경우 = 즉 허위가 아니라 '진실'한 사실로 인식했을 경우

3) 무거운 죄로 처벌하지 못한다 = '허위' 사실 명예훼손으로 처벌하지 못한다 = 즉 '진실'한 사실로 취급되 어야 한다.

∴ 그래서 형법 15조를 적용하여 A가 작성한 글이 '허위'가 아닌 '진실'한 사실로 취급되어야 함을 주장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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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공익적 목적인가에 대한 판단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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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A가 작성한 글에 B의 실명과 직장외에도, 다수의 욕설과 원색적인 비난의 표현이 함께 있었다는 것입니다. 공익 목적이라기보단 B에 대한 복수심, 원한의 동기로 보일 수 있었습니다. 이럴 경우 대법원 판례가 보고 있는 '공익'의 개념을 살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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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때라 함은 (중략) 행위자의 주요한 목적이나 동기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되어 있더라도 무방하고,

- 대법원 2000다37524,37531 판결 참조 -


위 판례를 바탕으로 저는 비록 A가 글을 작성하게 된 동기가 B에 대한 복수, 원한 등 사익적 목적이 부서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하더라도, 주요한 동기가 "추가적인 피해자가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공익적 목적이라는 점을 주장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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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수사단계 조사 시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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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의 입장에서, 자신을 추행한 사람으로부터 고소당하여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다는 것은 몹시 힘든 일입니다. 경찰에서 A가 피의자 조사를 받을 때 옆에 동석하여 불리한 진술을 하지 않도록 도움을 주었습니다. 조사 후에는 함께 피의자 신문조서를 꼼꼼히 읽어보며 혹시나 잘못된 부분이 있는지에 대해서 검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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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법적 조력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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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로 송치된 후, 오랜 시간의 기다림이 있었습니다. 담당 검사 C 역시 변호인의견서를 검토한 뒤 A를 처벌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심각한 고민을 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검사 C는 변호인인 저에게 전화하여 A로부터 SNS 글을 내리고 이후 동일한 취지의 글을 적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받아줄 수 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담당 검사가 정통망 명예훼손 사건에 대해서 직접 이런 전화를 하여 조치하는 것은 매우 드문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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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와 A의 어머님에게 신중히 검사 C의 메시지를 전달하였습니다. A 역시 오랜 시간 고민한 끝에 확약서를 쓰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였습니다. 그래서 B에 대한 사과의 의사표현은 단 한마디도 없이 확약서를 작성하여 검찰에 제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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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결과 A의 정통망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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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사건에 대한 처분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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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건 결과가 나온 후 A의 어머니와 나눈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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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본 사건의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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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의 결과를 만들어 내려면, 의뢰인의 사정에 대한 깊은 공감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그 공감을 바탕으로 정확한 법리 구성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본 사건은 의뢰인이 ① 명예훼손성 글을 올리게 된 사연에 대한 공감 ② 진실과 공익성을 바라보는 대법원 판례에 근거한 치밀한 법리적 구성을 활용하여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낸 사례라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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