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사장으로부터 상습절도로 고소하겠다는 말을 듣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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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 사장으로부터 상습절도로 고소하겠다는 말을 듣는다면? 

김현귀 변호사

합의로 종결

1. 사건의 시작점


A는 시간이 날때면 동네 로또 복권방에 들러 로또를 하거나 토토를 하는 것이 취미였습니다. 1등 당첨자가 나온 적이 있던 '대박 복권방'에 일주일에 서너번씩 가게 되었고 이내 단골이 되어 주인 B와도 매우 친한 사이가 되었는데요. 한번 가면 오랜 시간 복권방에서 머물면서 커피도 마시고 인생 상담도 나누게 되었고 나중에는 거의 매일 대박 복권방에 출근하다시피 하였습니다.

어느 날 주인 B는 A에게 "우리 가게 일 좀 도와줘라. 내가 가게를 비울때가 많은데 그럴때만 니가 계산대를 맡아서 복권도 팔아줘. 그러면 너한테 매일 5만원씩 줄게"라는 제안을 합니다. A역시 복권방이 싫지 않았고 자신이 좋아하는 복권에 관련된 일이었기에 흔쾌히 허락합니다. 그래서 그 날부터 약 1년간 B가 자리를 비울때면 계산대를 맡아 복권을 파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약 1년 후 복권방에 찾아가는 일도 뜨문뜨문해졌을 무렵, 주인 B는 A에게 연락하여 "니가 1년동안 약 50차례에 걸쳐서 계산대 안에 있는 돈 4천만원을 훔쳐간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돈을 주지 않으면 상습절도로 고소해서 콩밥을 먹게 해주겠다. 그 후에는 민사소송도 끝까지 하겠다"라며 매우 화를 내었습니다. 너무 놀란 A는 이에 대응하기 위하여 저를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A와 오랜 시간 대화를 하면서 "변호사에게만큼은 어떠한 사실도 숨기지 말고 다 이야기해야 적절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라는 점을 강조하며, 정말 계산대 안 돈에 손을 댄 적이 있는지에 대해서 솔직히 진술할 것을 부탁하였습니다. A는 고민끝에 "일을 그만두기 2개월전부터 10번정도, 한번에 20~30만원씩 가져온 적이 있다"라고 털어놓았습니다. 즉 절도를 한 것은 맞되, 기간은 2개월이 최대이며, 금액도 200~300만원이라는 주장입니다.

(가게 계산대를 비추는 CCTV를 보면 누구의 말이 맞는 지 바로 알 수 있으나, 영상 보관기간이 2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2. 법적 조력 방향

1) 양측의 주장은 아래와 같이 첨예하게 대립합니다.

A의 주장

B의 주장

범행 기간 : 2개월

피해금액 : 최대 300만원

범행 기간 : 1년

피해금액 : 최대 4천만원


2) 실제 도움

① 백번 양보하여 설령 A가 1년동안 수천만원을 가져갔더라도 명확한 물적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1년 전체의 범행을 입증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 검사도 4천만원 전체로 기소하는 것은 힘들 것이다.

② 만일 A의 말처럼 3백만원만 가져갔는데, B님이 4천만원을 피해 금액을 잡아 소송한다면, 오히려 현재 B님이 고소한 것이 공갈미수와 소송사기가 될 수도 있다

민사소송을 하셔도 그 입증책임이 원고인 B님에게 있으셔서 결과는 형사소송과 같을 가능성이 높다.

④ 지금 합의를 해주시면, 피해자인 B님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더 풀리실 수 있도록 A를 설득하여 3백만원보다는 더 많은 금액인 5백만원을 드리라고 하겠다.  B는 우선 저의 말을 들은 뒤 장시간 고민하다가 하루만 더 고민해보겠다고 하여 당일 합의는 결렬 되었습니다.

4) 결과

다음 날 B는 저에게 연락하여 "굉장히 억울하고 분하나 어제 말을 듣고보니 그냥 5백만원을 받고 끝내겠다"라고 하였습니다. 정말 다행히도 합의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저는 B님에게 '앞으로 본 건 관련하여 절대 A에게 형사고소를 하지 않을 것. 그리고 민사소송 역시 하지 않을 것'을 서면화해줄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그 날 B의 가게에 방문하여 합의서에 사인을 받은 후 A의 돈 500만원을 B에게 송금하게 하였습니다.

                                                           

                         [실제 본 사건의 합의서 (검은색 네모는 의뢰인 / 하늘색 네모는 주인 B)]

이로서 A는

상습절도로 고소당하여 (최소한) 500이상의 벌금을 맞아 전과자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민사 소송을 당하여 패소한 뒤 압류 및 집행을 당하거나 채무불이행자 명부에 등재되는 것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합의가 이루어진 날 의뢰인과 나눈 대화]

3. 본 사건을 하면서 느낀 점

변호사가 항상 완전히 억울한 사람만을 대리하는 것은 아닙니다. A의 경우처럼 죄를 지은 사람을 대리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변호사의 업무는 오히려 하지 않은 일로 인하여 억울하게 처벌받는 것을 막아주는 일보다는, 한 것만큼만 책임지게 도와주는 일이 훨씬 많습니다.

본 사건은 상대방으로부터 고소할 예정이라는 말을 들은 즉시 변호사와 상담을 하고 빠르게 도움을 받았기에, 고소까지 가지 않고 의뢰인의 원하는 금액으로 합의함으로서 끝날 수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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