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언장은 민법이 정한 요건을 갖추어야만 유효합니다.
따라서 그 방식과 요건에 어긋난 유언은 그것이 유언자의 진정한 의사에 합치되더라도 무효입니다.
최근 자필로 작성된 유언장임에도 불구하고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민법이 인정하는 유언의 방식으로는
자필유언,
녹음에 의한 유언,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
비밀증서에 의한 유언,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 등 5가지가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방식은 자필 유언 방식인데요,
유언자의 의사가 들어있는 자필 유언이 그 형식을 제대로 갖추고 있었다고 생각했으나 예기치 않은 실수로 그 유언이 무효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속전문변호사로서 이러한 판결을 보면 참 안타까운 생각이 드는데요,
이러한 실수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자필유언장 작성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이번 시간에는 자필 유언장임에도 무효가 된 판례를 통해 효력이 없는 유언장은 어떤 경우가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자필 유언과 컴퓨터로 작성된 재산목록 , 유언장 효력없나?
2018년 1월 사망한 A씨는 생전에 자필 유언장을 남겼습니다.
자녀 중 한 명인 B씨에게 재산을 유증(遺贈)하겠다는 취지의 유언이었습니다.
A씨가 남긴 유언장은 A씨가 자필로 작성한 용지 2장과 컴퓨터로 작성 후 복사된 금융재산목록 2장, 부동산목록 1장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요,
각 장 사이에는 인장과 무인으로 간인이 돼 있었지만, 자필로 작성되지 않은 재산목록 부분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민법 제1066조는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은 유언자가 그 전문과 연월일, 주소, 성명을 자서하고 날인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요,
B씨를 제외한 A씨의 나머지 자녀들은 컴퓨터로 작성된 부분은 유언장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입니다.
재판부는 "민법 제1066조가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에 전문 등의 자서(自書)를 요구하는 취지는 유언자로 하여금 자서를 통해 의사의 독립성과 의사표시의 진정성을 증명하도록 하는 데에 있으므로, 컴퓨터 등을 이용해 작성된 유언은 자필증서가 아니어서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컴퓨터 등을 이용해 작성된 부분이 부수적인 부분에 그치고 그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유언의 취지가 충분히 표현된 경우에는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그런데 A씨 유언장의 재산목록은 유언장에 자서(自書) 부분과 함께 작성된 것이 아니라, 앞서 진행된 상속재산분할심판청구 사건에서 컴퓨터로 작성됐던 것을 유언장 작성 때 그대로 복사해 첨부된 것이어서 부동산 목록의 기재 내용은 유언 당시의 실제 권리관계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A씨 유언장의 핵심적인 부분인 재산목록이 컴퓨터로 작성돼 있고, 유언장 중 A씨가 자서한 부분만으로는 유언의 완결성이 없으므로 A씨 유언장은 유언자가 전문을 자서해야 한다는 요건을 결여해 효력이 없다고 결론을 내린 것입니다.
이런 유언장은 효력이 없습니다.
" 다른 사람에게 유언장을 받아적게 하는 것은 괜찮나요?"
유언장은 자필로 작성해야 하므로 타인에게 유언의 내용을 말해 받아적게 하거나 컴퓨터 등을 사용해 워드를 작성하는 것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또, 원본이 아닌 복사본, 파일 등은 자필유언장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지장을 찍어도 되나요?"
도장 대신에 지장(무인)을 찍는 것은 유효합니다. 유언장을 자필로 작성하였다면 도장은 다른 사람이 대신 찍어도 유효합니다.
다만 서명(싸인)은 인정되지 않으므로, 도장을 찍지 않고 서명만 하면 유언장이 무효가 됩니다.
"유언을 고친 경우 유언 적용 시점은 언제를 기준으로 하나요?"
유언장을 작성한 시점은 구체적인 연월일을 기준으로 의사능력 여부를 판단하고, 유언을 여러번 한 경우, 연월일을 기준으로 나중의 유언이 우선됩니다.
"주소지 작성은 주민등록지 주소인가요? 아니면 실제 살고 있는 주소지를 기재해야 하나요?"
주소는 반드시 주민등록지 주소일 필요는 없고, 생활근거지 주소를 기재해도 무방합니다. 다만 주소는 동 이름만 기재하면 안 되고, 구체적인 동 호수 지번까지 기재해야 합니다.
"유언장 작성하다가 글자가 틀린 경우 고쳐도 되나요?"
자필유언장에 문자를 삽입하거나 삭제 또는 변경하는 경우에는, 유언자가 이를 자필로 기재하고 날인하면 됩니다. 다만, 명백한 오기를 정정한 것에 불과하다면 위와 같은 요건을 지키지 못했어도 유효합니다.
자필유언장의 기본적인 요건 외에 자필유언장을 작성함에 있어 이런 부분을 간과하면 망인이 떠난 후 망인의 의사로 작성된 자필 유언장이 아무런 효력을 갖지 못한 채 가족간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결코 망인이 의도한 바가 아닐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유언을 미리 말하거나 유언장을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작성하는 것을 꺼리는 문화가 있습니다. 삶 앞에 사후를 논하는 것에 대해 터부시하는 경향때문입니다.
그때문인지 사후 상속분쟁건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변호사 입장에서는 수임하는 사건이 많아지는 것이 나쁠리 없지만, 상속 사건을 담당하다보면 가족간 다툼을 바라보는 것이 편치만은 않은 게 사실입니다.
미리 유언자가 자신의 의도를 명확히 전달하고 사후에 분란이 야기되지 않도록 법적인 절차를 마무리해두면 좋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상속변호사는 재판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법적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관리하고 중재하는 역할도 있기 때문입니다.
"떠난 자리가 아름답다"라는 말처럼
세상을 떠난 후에도 남아있는 가족들이 아름답게 추억할 수 있도록 생전 마무리를 잘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도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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