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주식투자도 이혼사유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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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주식투자도 이혼사유될까 

유지은 변호사


코스피가 장중 3200선을 돌파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코스피 2000선이 무너졌다는 소식이 불과 1년전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가파른 상승세입니다.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보이면서 남녀노소 세대를 불문하고 '빚투''영끌'하는 사람들까지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결혼 상대를 찾기 위해 선을 보는 자리에서도 주식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을 정도로 가히 광풍이라고 할 만합니다.

'이미 고점이다.''아직 더 오를 여력이 충분하다'

주식 시장에 대한 전망도 극과 극으로 나뉘고 있는데요, 모든 전문가들이 유일하게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바로 빚을 내 투자하는 소위 '빚투'는 여러가지 불안요소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주식이라는 것이 상승기가 있다면 조정기가 곧 찾아오는 법인데, 하락 국면에 접어들면 빚을 내 투자한 사람들의 경우 자금 여력이 더이상 받쳐주지 않아 결국 빚더미에 앉을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만일 기혼자의 투자라면 함께 가계를 꾸려가는 배우자와 자녀에게는 여러모로 큰 경제적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부인도 모르는 사이, 남편이 수억대의 빚을 지고 주식에 투자한 사실이 밝혀졌다면 부인은 남편의 주식 투자를 이유로 이혼 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까요?

정답은 '그때 그때 다르다'입니다.

법원은 주식투자한 남편을 상대로 한 부인의 이혼 청구에서 한 사건에서는 기각을, 한 사건에서는 승소 판결을 낸 바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남편의 주식투자가 어떤 경우 이혼 사유가 되는지 판례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주식 투자와 잇단 사업 실패로 가정 소홀.. 이혼 사유 안된다.


남편인 A씨는 주점을 운영하면서 직접 청소와 재료준비, 주방 일까지 하면서 오후 4시에 출근해 다음 날 새벽 4시까지 일했습니다.

그러나 적자가 쌓이는 바람에 3년만에 가게 문을 닫았습니다.

이번이 세 번째 사업 실패.

A씨는 거래처 미수금 변제와 생활비를 충당하려고 금융기관 대출 등을 받았지만, 아직 빚 청산은 하지도 못했습니다.

결국 아내인 B씨가 취업해 번 돈으로 생활비를 충당했습니다.

경제적 문제는 두 사람의 관계는 악화시켰고 결국 아내는 이혼을 요구했습니다.

아내 B씨는 "남편이 주식투자와 주점운영 등만 매달려 가정을 등한시했고, 주점운영 실패로 가정경제를 파탄시켰으며 가장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이혼소송을 냈는데요,

법원은 아내의 소송을 기각했습니다.

왜일까?

법원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정상적인 가정생활이나 부부생활을 방해할 정도로 주식투자에 빠졌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다른 증거들을 봐도 원고가 혼인 기간 피고로부터 혼인관계의 지속을 강요하는 것이 가혹하다고 여겨질 정도의 폭행이나 학대, 모욕을 받았거나 이에 준하는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피고가 주점 폐업 후에도 여러 건설공사현장에서 일했기 때문에 가장의 부양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고, 형편이 어려워져 원고가 취업해 번 돈으로 생활비를 충당했다고 해서 그것을 피고 잘못으로만 돌릴 순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주식투자와 사업실패로 가정을 소홀히 했다는 아내의 주장은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설득력이 부족했다는 의미입니다.

'이혼 소송은 증거싸움이다'라는 진리를 여실히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편의 주식중독 이혼사유된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유명 대기업 직장인인 C와 그의 아내 D.

결혼 후 6개월뒤 남편이 주식으로 1억원의 빚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결혼 전에 시작한거라며 다시는 주식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남편의 말을 믿고 오히려 빚을 갚으라고 3천만원을 변제해준 아내.

그러나, 그로부터 2년 뒤 남편의 주식 빚은 이미 3억원으로 불어나 있었습니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은 배신감도 컸지만, 무엇보다 남편의 적반하장 태도에 결국 아내는 이혼을 결심하게 됩니다.

"빚을 만회하려면 주식밖에 방법이 없다. 상관말라."

중독에 가까운 주식 투자를 더이상 끊을 방법이 없겠다고 생각한 아내는 협의이혼을 제안합니다.

하지만, 재산분할과정에서 합의는 실패했고 오히려 역으로 남편이 아내를 상대로 이혼 재판을 청구했습니다.

남편의 이혼 청구 취지는 주식 투자와 대출을 받게 된 원인은 아내에게 있고 아내의 무시와 비하 때문에 생긴 일이라는 것.

남편의 소송에 아내 역시 반소 즉, 맞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남편의 소장에 제기된 이혼 사유를 인정하지 못할 경우에는 아내측은 반소를 꼭 제기해야 합니다.

반소 없이 소송이 진행되는 경우에는 남편의 이혼 사유가 그대로 인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소가 제기되면 양쪽의 이혼 청구 주장을 두고 서로 증거와 변론을 통해 누구의 책임이 더 큰지 법원의 판단을 구하게 됩니다.

아내측은 남편의 주장은 억지이며, 오히려 남편의 과도한 주식 투자와 여러 차례 계속된 배신행위(몰래 한 대출 등)로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남편이 아내와 상의 없이 주식 투자를 해 손실을 본 점은 남편의 유책성이 인정된다며 조정절차에 따른 이혼 판결을 내렸습니다.



투자실패도 이혼 사유에 해당합니다.


민법 제840조 제6호는 이혼 사유로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부부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이 나고 혼인 생활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이 일방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되는 경우에 해당하며, 이를 판단할 때 혼인 계속 의사의 유무, 파탄의 원인에 관한 당사자의 책임 유무, 혼인 생활 기간, 자녀의 유무, 연령, 이혼 후의 생활 보장, 기타 결혼 생활의 제반 사정을 두루 고려하게 됩니다. 투자 실패로 인한 이혼도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판례를 살펴보면, 배우자와 충분히 상의해 적절한 범위 내에서 투자 결정을 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독단적인 결정으로 대출까지 받아 거액의 채무를 부담하게 됐을 때 배우자의 이해와 협조를 얻어 가계를 설계해야 할 의무를 게을리한 것으로 보고 이혼 사유가 된다고 판시한 경우가 있습니다.

반면, 투자 실패 후에 남편이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용직으로 일하는 등 가장으로서의 부양 의무를 다한 점, 부인 역시 직장에 다니면서 경제 활동을 한다면 아이를 키우면서 가정 경제를 유지하는 것이 아주 어려워 보이지 않는 점, 남편은 이혼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이혼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한 판례도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 실패가 재판상 이혼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실패한 투자금이 가계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부부 관계가 회복될 수 없을 정도로 파탄에 이르렀는지 등을 종합해 판단하게 됩니다.



이혼 소송은 증거싸움입니다.

법원이 인정할만한 확실한 증거는 법리적 판단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꼼꼼한 법리 해석과 사건의 핵심을 꿰뚫는 냉철한 판단,

무엇보다 의뢰인과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구체적 증거를 찾는 과정,

이혼전문변호사의 역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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