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를 비롯한 형사사건은 그 유형에 따라 대응 방법과 내용 및 해결 포인트가 각각 다릅니다.
여기에서는, 동의 없는 음란채팅이나 통화와 같이, ‘성적 자기결정권에 반하여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 등을 개인의 의사에 반하여 접하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성적 자기결정권과 일반적 인격권의 보호, 사회의 건전한 성풍속 확립을 보호법익으로 하는(대법원 2017. 6. 8. 선고 2016도21389 판결 참조) 통신매체이용음란에 대해 안내해 드리고자 합니다.
사실 아직도 이러한 행위가 성범죄의 일종으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규정돼서 처벌받는 것조차 모르는 분들도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유의해야 합니다.
1.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약칭: 성폭력처벌법) 규정
제13조(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 우편, 컴퓨터,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시행 2020. 5. 19.>
개정 전에 법정형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었던 것을 소위 ‘N번방 사건’ 이후 성범죄 전반에 대한 법정형 상향 기조 및 벌금형을 징역 1년당 벌금 1천만원의 비율에 맞춰서 상향 개정된 결과입니다.
2. 해석 및 관련 문제
특별히 문제가 될 만하고 따라서 대법원 판례까지 있는 문구의 해석에 대해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1)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이 범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다른 일반적인 범죄와 달리 위와 같은 특별한 목적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소위 ‘목적범’) 그에 대한 해석이 문제되고 있습니다.
1) 판단 방법
판례는, 피고인이 식당을 동업하면서 알게 된 피해자와 성관계를 하면서 찍은 피해자의 나체 사진 2장을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피해자에게 휴대전화 카카오톡 메신저를 이용해 전송한 사건에서,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 있는지는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행위의 동기와 경위, 행위의 수단과 방법, 행위의 내용과 태양, 상대방의 성격과 범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6. 8. 선고 2016도21389 판결 참조)...”라고 하면서, 원심이 “...피고인이 이 사건 사진을 전송한 것은 피해자의 동의 아래에 촬영된 이 사건 사진을 보여주려는 목적이 있었을 뿐 이를 넘어 이 사건 사진 내용이 제3자에게 공개되거나 피해자로 하여금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려는 목적은 없었다고 보인다...(서울동부지법 2016. 12. 1. 선고 2016노147 판결)”고 한 것에 대해서, 다른 다양한 사정들을 열거하면서 이를 종합해 본 결과 “...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단순히 피해자에게 이 사건 사진을 보여주려는 목적만을 가지고 있었다기보다는 사이가 나빠진 피해자에게 둘이 성관계를 한 사진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피해자에게 자신과 내연관계에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시킴으로써 자신의 성적 욕망을 만족시키거나 피해자에게 보복이나 고통을 줄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이 사건 사진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대법원 2017. 6. 8. 선고 2016도21389 판결 )”라고 했습니다.
2) “성적 욕망”
또한 판례는, “...‘성적 욕망’에는 성행위나 성관계를 직접적인 목적이나 전제로 하는 욕망뿐만 아니라, 상대방을 성적으로 비하하거나 조롱하는 등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을 줌으로써 자신의 심리적 만족을 얻고자 하는 욕망도 포함된다. 또한 이러한 ‘성적 욕망’이 상대방에 대한 분노감과 결합되어 있다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8도9775 판결 참조)...”라고 하면서, 원심이 “...피고인은 피해자가 자신의 성기 크기를 언급한 것에 화가 나 연인관계를 정리한 후 피해자에게 수치심, 불쾌감, 심적 고통 등 부정적인 심리를 일으키고자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것으로 보일 뿐이고, 달리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수원지법 2018. 5. 29. 선고 2018노464 판결)...”고 한 것에 대해서, “...피고인이 피해자와 성적인 관계를 욕망하지는 않았더라도, 피해자로부터 다른 남자와 성적으로 비교당하여 열등한 취급을 받았다는 분노감에, 피해자의 성기를 비하, 조롱하는 등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함으로써, 피해자에게 자신이 받은 것과 같은 상처를 주고 동시에 자신의 손상된 성적 자존심을 회복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심리적 만족을 얻고자 하는 욕망 역시 성적 욕망에 포함되므로, 피고인의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이 인정된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8도9775 판결)...”라고 했습니다. 즉, 성행위나 성관계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을 줌으로써 자신의 심리적 만족을 얻고자 하는 목적으로 한 행위 역시 여기에서 규정한 목적에 해당한다고 하여 그 인정 범위가 얼른 생각하는 것보다는 넓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2)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판례는, “...피해자에게 단순한 부끄러움이나 불쾌감을 넘어 인격적 존재로서의 수치심이나 모욕감을 느끼게 하거나 싫어하고 미워하는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서 사회 평균인의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성적 수치심 또는 혐오감의 유발 여부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들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함이 타당하고, 특히 성적 수치심의 경우 피해자와 같은 성별과 연령대의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들을 기준으로 하여 그 유발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6. 8. 선고 2016도21389 판결; 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도7007 판결, 헌법재판소 2016. 12. 29. 선고 2016헌바153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라고 하고 있습니다.
(3)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판례는,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 등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다’라는 것은 ‘상대방이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 등을 직접 접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상대방이 실제로 이를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두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행위자의 의사와 그 내용, 웹페이지의 성격과 사용된 링크기술의 구체적인 방식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 등이 담겨 있는 웹페이지 등에 대한 ‘인터넷 링크’(internet link)를 보내는 행위를 통해 그와 같은 그림 등이 상대방에 의하여 인식될 수 있는 상태에 놓이고 실질에 있어서 이를 직접 전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평가되고, 이에 따라 상대방이 이러한 링크를 이용하여 별다른 제한 없이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 등에 바로 접할 수 있는 상태가 실제로 조성되었다면, 그러한 행위는 전체로 보아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 등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다는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7. 6. 8. 선고 2016도21389 판결)”라고 하고 있습니다. 즉, 카카오톡 메신저를 이용하여 피해자에게 ‘사진이나 영상’을 직접 전송한 것이 아니라 사진이 저장되어 있는 드롭박스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할 수 있는 인터넷 주소를 링크하였을 뿐이라 하더라도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 등을 ‘도달하게 한’ 행위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4) 신상정보등록 관련 위헌 결정 및 법률 개정
1)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 태양은 행위자의 범의ㆍ범행 동기ㆍ행위 상대방ㆍ행위 횟수 및 방법 등에 따라 매우 다양한 유형이 존재하고, 개별 행위유형에 따라 재범의 위험성 및 신상정보 등록 필요성은 현저히 다르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통신매체이용음란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사람은 누구나 법관의 판단 등 별도의 절차 없이 필요적으로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도록 하고 있고, 등록된 이후에는 그 결과를 다툴 방법도 없다.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의 죄질 및 재범의 위험성에 따라 등록대상을 축소하거나, 유죄판결 확정과 별도로 신상정보 등록 여부에 관하여 법관의 판단을 받도록 하는 절차를 두는 등 기본권 침해를 줄일 수 있는 다른 수단을 채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배된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비교적 불법성이 경미한 통신매체이용음란죄를 저지르고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되지 않는 이들에 대하여는 달성되는 공익과 침해되는 사익 사이에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하기 어렵다...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헌법재판소 2016. 3. 31. 2015헌마688)”라고 했습니다.
2) 해당 조항 개정
위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현재 성폭력처벌법 제42조(신상정보 등록대상자) 제1항은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된다. 다만,...제13조의 범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자는 제외한다<개정/시행 2016. 12. 20.>”라고 개정돼 있으니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3. 실제 양상
(1) 일반적인 양상
최근 신설된 범죄로, 예전에는 불법성이 낮은 경범죄 수준의 범죄였지만 시대가 변해서 이제 성폭력범죄로 별도 규정을 두게 됐습니다. 흔히 전화나 인터넷 채팅 등을 통해 음란한 음성을 내거나 그런 대화를 하는 경우, 또는 음란한 사진이나 영상을 전송하는 경우에 성립하게 됩니다. 주로 불특정인이나 게임 상대방 혹은 인터넷/모바일 매체상에서처럼 인간적으로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경우가 많은데 가끔 원래 알던 지인에게 동의 없이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사건은 대개 해당 대화화면을 캡처하거나 음성을 녹취한 증거물이 있기 마련이고 이를 토대로 수사가 개시되기 때문에 혐의 입증과 처벌이 상대적으로 어렵지 않은 성범죄 중 하나입니다.
(2) 예외적인 양상
평소 알던 지인을 상대로 대화하던 중 성적인 대화가 일부 있었는데 상대가 고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보통 고소인은 성적인 대화 부분만 편집해서 증거로 제출하기 때문에, 피고소인 입장에서는 적정하게 반박하기 어려울 수 있는데, 만약 가능하다면 복원 등을 통해 해당 대화 전체나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을 확보해서 묵시적인 동의하에 진행된 대화임을 입증하거나,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과거 상대방과의 관계에 대한 자료를 통해 성적인 의도가 있었지만 동의하에 한 행위라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
다음에는 성범죄 유형별 대응 방법(9) - 카메라등이용촬영/반포 등으로 만나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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