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의 의심이나 혐의를 받고 있다면 현재 처한 입장에 따라 처벌 등의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혐의를 받고 있는 죄명, 범행 인정 여부, 형사 절차 진행 단계 등에 따라서 분명한 목표를 설정한 후, 신속하고 정교한 전략과 지침을 치밀하게 세워서 하나하나 실행하는 방법으로 초기부터 적절히 대응해 나가야 합니다.
여기서는 형사 절차 진행 단계에 따라 그러한 안내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각 단계별 목표]
1. 경찰 전 단계 – 무혐의 증거 확보 / 신고나 고소 전 합의
2. 경찰 단계 – 무혐의 내사종결 / 불구속 수사(영장실질/구속적부 심사) / 불송치 결정
3. 검찰 단계 – 불기소처분 / 형사조정 / 불구속 기소
4. 법원 단계 – 불구속 재판 / 무죄 / 감형 / 선고유예 / 집행유예 / 형사배상명령 / 보석
5. 집행 단계 – 형집행정지 / 가석방 / 사면
[법률가이드]
1. 경찰까지의 단계 “성범죄 피의자 등을 위한 안내(3) - 형사 절차상 중요 단계1”
2. 검찰 단계 “성범죄 피의자 등을 위한 안내(4) - 형사 절차상 중요 단계2”
3. 법원부터의 단계 “성범죄 피의자 등을 위한 안내(5) - 형사 절차상 중요 단계3”
로 나누어 각각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 아래에서 법률의 이름을 말하지 않고 조항만 표시한 경우에는 형사소송법의 해당 조항을 말합니다.
1. 경찰 전 단계 – 무혐의 증거 확보 / 신고나 고소 전 합의
성범죄뿐만 아니라 모든 형사사건에서는 그 혐의 유무를 떠나 수사기관에 신고나 고소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1) 상대방이 먼저 연락 온 경우
간혹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 측에서 사건과 관련한 내용으로 먼저 연락이 오는 경우가 있는데 (신고나 고소를 운운하면서 협박을 통한 금품 갈취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때 진지하게 피해 사실을 말하면서 가해 사실을 인정하라거나 왜 그랬는지 이유를 묻거나 진정으로 사과하라는 등 이후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적지 않은 답변을 요구하면 신중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심지어는 이미 신고나 고소를 한 이후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서 그러한 연락을 해 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2)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
전화를 받지 않거나 답신을 보내지 않는 것이 여러 가지 유리한 방법 중에 하나일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범죄 혐의의 입증책임은 피의자나 피고인이 아니라 검사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법적으로 문제될 행위를 하지 않았다면 상대방과의 통화나 문자, SNS 등을 통해 역으로 혐의 없음을 입증할 수 있을 만한 증거들, 예컨대 성범죄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이 그에 모순되거나 상반되는 말이나 행동을 하는 경우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들을 나중에 삭제될 가능성에 대비해서 미리 분명히 확보해 두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3) 혐의를 인정하는 경우
합의를 통해 신고나 고소 전에 사건을 마무리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다만 보통 피해자 입장에서는 가해자와 직접 연락하거나 대면하기를 꺼리기에 합의 의사를 전달하는 부분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런 때에는 변호인을 선임해서 대리인으로 지정한 후에 피해자 측에 정중한 사과 및 적절한 합의 의사를 전달하고 진정한 용서를 구하면서 피해의 회복을 위한 적정 수준의 합의금을 지급함으로써 합의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좋습니다.
2. 경찰 단계 – 무혐의 내사종결 / 불구속 수사(영장실질/구속적부 심사) / 불송치 결정
(1) 경찰 조사 대비 시간 확보 및 혐의 파악
때로는 피해자 측에서 먼저 전화가 걸려 와서 사건이 시작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보통 용의자나 피의자(피고소인)가, 현행범 등 체포가 아닌 이상, 경찰로부터 출석 요구를 받으면서 내사나 수사가 시작됩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출석 의사는 분명히 표명하되 중요한 회사나 개인 일정 혹은 변호인 선임을 이유로(출석시 아직 변호인 선임이 안 되더라도 수사관이 문제삼지는 않습니다) 경찰이 출석을 요구한 일자보다 10~14일 정도 이후로 일정을 잡아 줄 것을 얘기해서 조사에 대비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한편 이때 경찰은 보통 혐의 내용은 수사기밀로서 용의자 등에게 미리 상세히 알려 줄 경우 허위진술을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철저히 함구합니다.
다만 간혹 대략적인 힌트를 주는 수사관도 있는데 그가 하는 말을 잘 기억해야 합니다.
관할 경찰서(용의자 주소지/피해자 주소지/범죄 발생지 등)나 담당 부서(형사과, 수사과, 여성청소년계, 성폭력전담팀 등)가 어디인지 확인하거나 그러한 곳에서 자신이 수사기관의 의심을 살 만한 행위를 한 일이 있는지 기억해 내는 등의 방법을 통해 혐의 내용과 증거 등을 추측/파악해서 조사에 임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2) 무혐의 내사종결
입건이 되면 수사기관은 해당 사건에 대해 반드시 일정한 처분을 내려야만 하기 때문에 그 대상이 된 사람은 무혐의 처분을 받더라도 형사처분 이력이 생기게 돼서 사회적으로 유/무형의 적지 않은 불이익을 받게 됩니다.
따라서 가능한 한 입건 이전 용의자 단계에서 자신에 대한 의심에 관해 상세히 소명함으로써 입건이 되지 않고 내사종결 되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찰 조사에 적극 협조하되 변호사를 선임해서 모든 조사절차에 변호인이 입회해서 진술에 관한 조언을 해주고 수사기관으로부터 불합리한 억압을 받지 않도록 하는 등 헌법과 형사소송법 등이 보장하고 있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적극적으로 실현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수사기관은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을 요구해서 조사하는 과정에서 혐의가 어느 정도 입증 가능할 것으로 보이면 참고인을 입건해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시켜 공식적인 수사를 개시하기도 하기 때문에 더더욱 경찰 조사 초기 단계에서부터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입건 전에 조속히 사건을 마무리할 필요가 있음을 거듭 말씀 드립니다.
(3) 피의자신문
수사기관은 고소인 진술 이후 피의자(피고소인)의 출석을 요구해서 진술을 듣고 그 입장을 확인하는 피의자신문(제200조)을 진행하게 되는데, 이때 작성되는 조서의 내용이 사건 전체의 인상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고 사건의 결과를 좌우하는 핵심적인 자료로 사용되기 때문에 진술 내용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피의자 혼자 조사를 받는 경우 조사에 익숙하지 않고 그에 대한 법률지식이 충분하지 않은 데다가 수사관의 냉정하고 때로 고압적인 조사방식에 주눅이 들어 수사기관이 유도하는 대로 진술하거나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또한 수사기관은 그 과정에서 피의자의 주장에 대한 증거제출을 요구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피의자가 전부 혹은 일부 무죄를 주장하는 경우에는 이를 뒷받침할 만한 충분한 증거자료를 미리 확보해서 제출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최근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사회적 상호소통의 대부분이 휴대전화, 이메일, 컴퓨터 등의 기기를 통해 이뤄지는데 삭제가 용이하다는 특성을 고려하면 가급적 삭제 전에 해당 자료를 확보해 두는 게 필요합니다.
물론 소위 디지털 포렌식 절차에 의해서 삭제된 이후에도 상당 부분 복원할 수 있는 길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그 다음 이야기입니다.
한편 트위터 등 해외에 서버가 있거나 해외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SNS 등을 통한 사회적 상호소통의 경우 고객의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수사기관의 자료 요청에 비협조적이어서 증거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는데 이 역시 다양한 소명과 적극적인 요청 등으로 필요한 자료를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아가 CCTV 영상이나 목격자 진술 등 유리한 증거를 온전하게 확보하기 위해 미리 증거를 보전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증거보전신청을 통해 제1회 공판기일 전이라도 판사에게 압수, 수색, 검증, 증인신문 또는 감정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제184조).
(4) 구속
피의자의 구속은 피의자의 자유를 제한해서 형사재판에 출석할 것을 보장하고, 증거인멸을 방지해서 실체적 진실 발견에 기여하며, 확정된 형벌을 적정하게 집행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수사결과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일정한 주거가 없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 경우 또는 도망했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는 경우에 검사는 관할 지방법원 판사에게 청구해서 구속영장을 발부 받아 피의자를 구속할 수 있고, 사법경찰관은 검사에게 신청해서 검사의 청구에 의해 관할 지방법원 판사의 구속영장을 발부 받아 피의자를 구속할 수 있습니다.
또한 검경수사권 조정 결과, 2021.1.1.부터 시행되고 있는 형사소송법/검찰청법/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구.경찰법) 및 각 시행령에 따라, 영장청구와 관련해서는 사법경찰관이 신청한 영장이 검찰에서 기각될 경우를 보완하는 제도가 신설됐습니다.
사법경찰관이 신청한 영장을 검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청구하지 않는다면 사법경찰관은 해당 검사 소속의 고등검찰청에 영장청구 여부에 대한 심의 신청이 가능하고, 각 고등검찰청은 10명 이내의 외부위원으로 구성된 ‘영장심의위원회’를 설치해서 심의하며, 심의를 신청한 사법경찰관은 영장심의위원회에 출석해서 의견개진이 가능토록 했습니다.
이렇게 구속 수사를 받게 되면 피의자는 조사 및 재판 준비에도 큰 제약이 따르게 될 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의 혐의가 인정됨을 전제로 영장이 발부된 것이기 때문에 재판 결과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검사가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영장실질심사 단계에서 범죄의 혐의 및 구속 사유에 대해서 법리적으로 적절히 대응해서 구속을 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고 설령 구속이 됐다 하더라도 그 구속이 합당한지를 다시 판단하도록 하는 구속적부심사를 청구해서 신속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검사가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통상적으로 바로 그 다음 날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이뤄지기 때문에 영장이 청구되고 나서야 실질심사에 대비한다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게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사건의 초기부터 적절하게 대응하는 과정에서 받은 인상과 변호사가 그간의 동일 유사 사건을 처리한 경험을 통해 영장청구 여부를 예측하고 미리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참고로 구속 기간은, 사법경찰관에 의한 구속의 경우 그 기간은 10일 이내이며, 연장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검사의 경우도 피의자를 구속할 수 있는 기간은 사법경찰관으로부터 피의자의 신병을 인도 받은 때로부터 10일이지만, 검사의 신청에 의해 수사를 계속하는 것이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사가 인정한 때에는 10일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한도에서 구속기간이 1차에 한해 연장될 수 있습니다.
법원의 구속 기간은 2개월이며, 공소제기 전의 체포·구인·구금 기간은 구속 기간에 산입하지 않습니다.
구속 기간의 초일은 시간을 계산함이 없이 1일로 산정하며, 말일이 토요일, 공휴일이더라도 구속 기간에 산입합니다.
구속 기간은 2개월이지만 특히 구속을 계속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심급마다 2차에 한하여 결정으로 갱신할 수 있고 갱신한 기간도 2개월입니다.
다만, 상소심은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신청한 증거의 조사, 상소 이유를 보충한 서면의 제출 등으로 추가 심리가 필요한 부득이한 경우에는 3차에 한하여 갱신할 수 있습니다.
(5) 송치
과거에는 일단 입건된 사건은 경찰이 최종 종결 처리할 수는 없고 기소든 불기소든 의견을 첨부해서 검찰에 송치해야 하고 검사가 그 종결 여부를 판단했었습니다.
하지만 검경수사권 조정 결과, 2021.1.1.부터 시행되고 있는 형사소송법/검찰청법/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구.경찰법) 및 각 시행령에 따라, 경찰은 기소의견만 검찰로 송치하고 불기소의견은 송치하지 않고 경찰에서 종결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러한 경찰의 수사종결권으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제도도 뒀습니다.
경찰은 불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로 송치하지 않는 경우에는 고소인, 고발인, 피해자, 그 법정대리인에게 사건을 송치하지 않는 취지, 이유를 반드시 통지해야 합니다.
통지를 받은 고소인, 고발인, 피해자, 그 법정대리인은 경찰의 불송치결정에 대해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이의신청이 있으면 경찰은 반드시 검찰로 사건을 송치해야 합니다.
경찰이 사건을 송치하지 않는 것이 위법/부당한 경우에는 검사는 재수사요청을 할 수 있고 경찰은 재수사요청이 있는 때에는 재수사를 해야 합니다.
경찰의 수사가 마무리되면 담당 수사관은 고소인 및 참고인들의 진술조서와 피의자 진술조서 및 증거자료 등을 토대로 혐의사실에 대한 1차적인 판단을 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기소 의견을 첨부해서 사건 및 수사 자료를 검찰에 송치하게 됩니다.
검찰이 경찰의 수사결과에 구속되는 것은 아니지만 특별히 합리적 의심이 있는 경우가 아닌 한 경찰의 수사결과를 존중하는 것이 관행이기 때문에 피의자의 입장에서는 그에 대해 적절하게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수사가 마무리돼 갈 즈음 피의 사실에 대한 주장과 구체적 사실관계 및 증거자료를 논리적으로 정리한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해서 수사기관이 실체적 진실을 발견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에는 성범죄 피의자 등을 위한 안내(4) - 형사 절차상 중요 단계2로 만나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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