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멈춤법과 현행 민법상 위험부담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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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 멈춤법과 현행 민법상 위험부담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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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 멈춤법과 현행 민법상 위험부담원칙 

이용수 변호사


1. “임대료 멈춤법”이란?

“민법 제618조(임대차의 의의) 임대차는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게 목적물을 사용, 수익하게 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이에 대하여 차임을 지급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코로나19)으로 인해 집합제한 및 금지가 내려진 업종에 대해서 임대료를 제한하는 이른바 ‘임대료 멈춤법’ 법안을 발의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의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합금지·제한 조치가 내려져 고통받고 있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영업중단 고통을 분담하자는 취지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소개한 것입니다.


이 개정안은 14일 공동 발의될 예정입니다.



2.임대료 멈춤법의 내용과 민법상 위험부담원리


가. 임대료 멈춤법의 내용

금번 발의되는 임대료 멈춤법의 주요 내용은, “집합금지 업종에 대해서는 임대인이 차임(임차물 사용의 대가)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하고, 집합제한 업종에 대해서는 차임의 2분의 1 이상을 청구할 수 없게 하는 내용”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민법의 임대차는 목적물을 사용하고 이를 통한 사용, 수익을 약정하는 것인데 영업을 못 하게 되면 목적물을 사용, 수익할 수 없으니 임대료를 내지 않아도 되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나. 현행 민법상 ‘위험부담의 법리’와 임대차계약


1) 쌍무 유상계약에 두루 적용되는 ‘채무자’ 위험부담 ‘원칙’

쌍무/유상계약은 서로 대가적인 채무를 지는 계약으로, 본인이 상대방으로부터 대가를 받기에 그에 대한 대가를 제공하는 계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각 당사자의 채무 즉 급부의무는 상대방의 채무 즉 반대급부의무와 상호 전제가 되는 관계에 서게 되는 것입니다. 쌍무/유상계약에 대해, 민법이 정하는 원칙 중 하나가 위험부담 법리입니다.


여기서 위험이란 반대급부의 위험 즉 쉽게 말해서 ‘대가를 못 받을 위험’을 의미합니다. 즉 채무 중 ‘일방의 의무이행이 (급부의 특정 이후) 과실 없이 불능해져 버린 경우에 그 대가는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인데, 이 소위 대가의 위험을 누가 부담할지에 대하여 민법은 아래와 같이 정하고 있습니다.

“민법 537조(채무자위험부담주의)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의 채무가 당사자 쌍방의 책임없는 사유로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채무자는 상대방의 이행을 청구하지 못한다.”

즉 채무자 위험부담주의란, 의존관계에 있던 한쪽의 채무가 소멸하면 타방의 채무도 소멸하는 것으로 되므로 결과적으로 불가항력으로 이행을 못하게 된 경우에는 대가를 못받는 것까지 감수해야 한다는 원칙을 의미합니다.


한편 이 원칙의 예외는 ① 채무자 임대인이 이행불능에 빠진 것에 채권자 임차인의 책임이 있을 때(제538조 제1항 1문), ② 채권자가 수령지체를 하는 중 당사자 쌍방의 책임 없는 사유로 이행불능이 된 경우(제538조 제1항 제2문)로서, 이러한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임대인는 자신의 채무를 이행하지 않더라도 여전히 임차인에게 임대료 지급을 청구할 수 있게 됩니다.


2) 위험부담 법리 적용시 차임채무 소멸한다고 볼 여지 있어

예를 들어, 임대인과 임차인이 임대차계약을 맺는 경우, 임대인은 임차인이 임대차 목적물을 사용, 수익하게 할 의무를,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임대료를 지급해야 할 의무를 부담합니다. 전형적인 쌍무/유상계약입니다.

이때 불가항력, 즉 양 당사자의 과실 없는 사유로 인해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임대차 목적물을 사용, 수익하게 할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다고 판단되는 경우, 위험부담원리를 적용한다면 그와 견련관계(일종의 의존관계)에 있는 타방인 임차인의 채무 즉 임대료채무도 소멸한다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다. 그렇다면 임대료 멈춤법이 없어도 임대료를 안 내도 될까?
 - 위험부담 원리와 임대료 멈춤법의 차이


1) 위험부담원리에 따른 분쟁 해결에서의 예상 쟁점

위험부담원리를 적용하려면 ‘사용, 수익하게 할 의무’ 가 어디까지인지, 그리고 특정 업종에 실시된 집합금지·제한 조치가 ‘당사자 쌍방의 책임 없는 사유’인지가 문제 위험부담 원리 적용에 있어서 논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임대료 멈춤법 시행시 현행법이 기준이 되어 이러한 논쟁의 여지는 크게 축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아래와 같습니다.


2) 법 시행시 - ‘임대인’의 의무 범위와 무관해짐

예를 들어, 임대인의 의무를 ‘공간’을 대여해주는 것까지로 보는 경우라면, ‘급부 불이행’이 애초에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계약목적에 따른 이용을 보장하는 것까지로 보는 경우 집합금지명령 등으로 임대인의 채무는 불이행상태로 판단되게 됩니다. 임대료멈춤법이 시행될 경우 이러한 논쟁의 여지는 사라집니다.


3) 법 시행시 - 불가항력 판단의 현행법상 규정

우리 법원은 “천재지변이나 이에 준하는 경제사정의 급격한 변동 등 불가항력으로 인하여 목적물의 준공이 지연된 경우에는 수급인은 지체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할 것이지만, 이른바 IMF 사태 및 그로 인한 자재 수급의 차질 등은 그와 같은 불가항력적인 사정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02. 9. 4. 선고 2001다1386 판결).

즉, 코로나19 사태를 천재지변이나 불가항력적 사유에 해당하면 당사자 쌍방의 책임이 없는 사유가 되어 채무자 위험부담주의가 적용되는 것이고,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상의 사회재난에 해당하면 책임이 인정될 수 있는 것이 됩니다.



결국, 코로나19 사태를 천재지변이나 불가항력적 사유로 볼 수 있는지가 문제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아직 확고한 법원의 입장이나 판단사례, 기준이 없으며 이에 대한 해석이 분분한 상황입니다.

한편, 언론에서 교육부가 코로나19를 천재지변으로 보고 있다고 발표하자, 교육부는 이를 오보라고 부인하며 “향후 근거없는 오보로 오해와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기사에 대해서는 강력 대응할 예정입니다.” 라며 강경하게 입장을 밝히기도 하였습니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3조 제1호 나목은 사회재난을 “화재ㆍ붕괴ㆍ폭발ㆍ교통사고(항공사고 및 해상사고를 포함한다)ㆍ화생방사고ㆍ환경오염사고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규모 이상의 피해와 에너지ㆍ통신ㆍ교통ㆍ금융ㆍ의료ㆍ수도 등 국가기반체계(이하 "국가기반체계"라 한다)의 마비,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감염병 또는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따른 가축전염병의 확산,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피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사회재난은 태풍, 홍수, 호우 등의 자연재난과 구별되는 것입니다. 위 규정에 의하면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은 사회재난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 법원도 ‘천재지변이나 불가항력'이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경우 사회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소극적이고 신중하게 인정하고 있습니다.

결국, 현재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상 코로나19는 사회재난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고 법원도 불가항력을 엄격하게 인정하고 있다는 점을 미루어 보면, 코로나19 사태를 ’천재지변이나 불가항력적 사유’로 보아 당사자 쌍방의 책임이 없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임대료 멈춤법이 그대로 의결되어 시행된다면 코로나 상황을 불가항력으로 인정하는 거의 최초의 현행법상 기준이 생기는 것이므로, 법적 논의의 여지는 크게 줄어들게 됩니다.



이 의원이 발의예정인 임대료 멈춤법은 집합금지 업종에 대해서는 임대인이 차임(임차물 사용의 대가)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하고, 집합제한 업종에 대해서는 차임의 2분의 1 이상을 청구할 수 없게 하는 법입니다.
결국, 임대차계약에 대하여만, 그리고 그때 그때의 필요에 의한 행정명령에 의해 집합금지·제한 조치가 실시된 업종에 대해서만 무조건 채무자 위험부담주의를 적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임차인을 보호하고자 함이나, 임대차계약에서만 이러한 예외규정을 두는 것의 정당성에 대한 논쟁이 예상되며, 만약 시행되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임대인의 의무의 범위 등에 대한 상세한 정의와 538조의 위험부담의 예외원칙을 반영하는 등 광범위한 예외규정이 함께 입법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법무법인 백일 이용수 변호사는

모든 생계수단이 차단되고도 여전히 임대료 등 고정비용만을 감당해야 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최대한 고통을 덜어드릴 수 있도록 고민할 것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집합금지·제한 조치와 부담스러운 임대료로 고민이 깊다면 언제라도 법률 자문을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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