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립주택을 매수하거나 상속받아 등기부를 열어 보았더니 지하실만 다른 사람 명의로 되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지하실을 분양받아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쳤는데, 위층 주민들이 "그 지하실은 건축법에 따라 의무로 만든 공간이니 우리 모두의 공용부분"이라고 주장하며 등기 말소를 요구하기도 합니다. 핵심 쟁점은 건축법규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설치한 지하실이라는 사정만으로 구분소유의 대상에서 빠지는가입니다. 이 글에서는 집합건물법이 구분소유와 공용부분을 가르는 기준, 2024년 대법원이 이 문제에 내놓은 판단, 그리고 분쟁이 생겼을 때 어떤 자료를 갖춰야 하는지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구분소유의 출발점 — 집합건물법 제1조가 요구하는 구조상 독립성
한 동의 건물 안에서 일부분만 따로 소유하려면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집합건물법) 제1조의 문턱을 넘어야 합니다. 이 조문은 1동의 건물 중 구조상 구분된 여러 개의 부분이 독립한 건물로서 사용될 수 있을 때 그 각 부분을 각각 소유권의 목적으로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연립주택이라고 해서 모든 층이 자동으로 구분소유가 되는 것이 아니라, 벽·바닥·천장 등으로 다른 부분과 물리적으로 구획되어 있고 그 자체로 독립된 용도로 쓸 수 있어야 합니다.
대법원은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요구합니다. 구조상·이용상 독립성만으로는 부족하고, 1동의 건물 중 물리적으로 구획된 건물 부분을 각각 구분소유권의 객체로 하려는 구분행위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대법원 2019. 10. 17. 선고 2016다32841 판결). 구분행위는 반드시 등기나 건축물대장으로만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건물이 물리적으로 완성되기 전이라도 건축허가신청이나 분양계약 등을 통해 구분의사가 객관적으로 표시되었다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지하실 분쟁에서 건축 당시의 설계도면, 건축허가서, 최초 분양계약서가 중요한 증거가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구조상 독립성 — 벽체·출입구 등으로 다른 부분과 물리적으로 구획되어 있을 것.
이용상 독립성 — 독립된 건물처럼 별도로 사용·관리할 수 있을 것.
구분행위 — 구분소유권의 객체로 하려는 의사가 건축허가·분양계약·등기 등으로 객관적으로 드러날 것.
구분소유가 성립하려면 구조상·이용상 독립성에 더해 구분행위가 있어야 하고, 지하실도 이 기준으로 판단한다.
공용부분이 되는 지하실 — 집합건물법 제3조 제1항의 배제 기준
반대편 조문은 집합건물법 제3조 제1항입니다. 여러 개의 전유부분으로 통하는 복도, 계단, 그 밖에 구조상 구분소유자 전원 또는 일부의 공용에 제공되는 건물부분은 구분소유권의 목적으로 할 수 없다는 규정입니다. 지하실이 여기에 해당하면 그 지하실은 제10조 제1항에 따라 구분소유자 전원의 공유가 되고, 개인 명의로 전유부분 등기를 했더라도 법적으로는 공용부분의 지위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어떤 부분이 공용부분인지는 소유자들 사이에 특단의 합의가 없는 한 건축물대장의 표기가 아니라 건물의 구조에 따른 객관적인 용도로 정해집니다. 대법원은 구분소유가 성립할 당시 객관적인 용도가 공용부분인 부분을 나중에 임의로 개조해 독립된 공간처럼 쓰거나, 건축물대장에 전유부분으로 등록하고 소유권보존등기를 했다고 해서 전유부분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2016다32841). 예컨대 건물 전체의 보일러실, 물탱크실, 기계실, 경비실, 계단과 승강기가 놓인 지하 공간이라면 이름이 '지하실'이든 '창고'든 공용부분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공용부분이 되면 두 가지 효과가 따라옵니다. 하나는 공용부분에 대한 지분이 전유부분의 처분에 따른다는 제13조의 일체성이고, 다른 하나는 공용부분이 시효취득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공용부분인 지하실을 오래 점유해 왔더라도 취득시효로 개인 소유가 되기 어렵습니다.
건축법규상 의무 설치라는 사정 — 그것만으로 공용부분이 되는가
연립주택 지하실은 건축 당시 법령이나 심의 조건에 따라 지하층을 두도록 요구되었기 때문에 생긴 경우가 많습니다. 위층 주민들은 이 점을 들어 "의무 설치 공간이니 세대수에 포함되지 않았고, 공동으로 쓰라고 만든 공간"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의무 설치 여부는 설치 동기에 관한 사정일 뿐, 지하실이 실제로 어떤 구조이고 누가 어떻게 써 왔는지를 대체하지 못합니다.
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4다206654 판결이 이 지점을 직접 다뤘습니다. 연립주택 지하실에 대해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사안에서 하급심은 건축심의 의결조서상 세대수에 산입되지 않았고, 건축법령에 따라 지하층 설치가 요구되었으며, 수도 시설이 없고 폐기물이 방치되어 있다는 사정을 들어 공용부분이라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지하실이 건축법규에 따라 의무적으로 설치된 것이라 하더라도 그 구조상으로나 이용상으로 지상 연립주택 등과 독립된 것이라면 분리하여 구분소유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결국 원심판결은 파기되어 인천지방법원으로 환송되었습니다.
건축법규에 따라 의무적으로 설치한 지하실이라는 사정만으로는 공용부분이 되지 않고, 구조상·이용상 독립되어 있으면 구분소유의 대상이 될 수 있다.
2024다206654 판결이 본 사정들 — 법원이 실제로 확인한 것
이 판결의 가치는 결론보다 법원이 어떤 사실을 판단 재료로 삼았는지에 있습니다. 대법원은 기록에서 확인되는 사정을 하나씩 짚었습니다. 먼저 지하실이 신축 당시 가옥대장에 지하 1층 연립주택으로 등재되었고, 이후 집합건축물대장과 등기부에도 전유부분 120㎡로 올라 있었습니다. 지하실은 건물 지하층 전체로서 1층과 같은 면적이었고, 다른 주택 부분과 구조상·이용상 독립되어 있으며 별도의 출입구가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건물 전체에 필요한 보일러, 물탱크, 기계실 등의 시설이 그 지하실에 있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었습니다. 또한 지하실의 소유권보존등기가 1층 세대의 보존등기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별도로 이루어졌고, 그에 상응하는 대지 지분도 따로 유보되어 함께 양도된 것으로 보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지상 세대 소유자들이 지하실 등기명의인을 배제한 채 공동으로 사용하거나 관리한 흔적이 없었습니다.
대장·등기 — 처음부터 지상 세대와 별개의 전유부분으로 등재되었는지.
구조 — 별도 출입구가 있고 다른 부분과 벽체로 독립되어 있는지.
설비 — 건물 전체가 쓰는 보일러·물탱크·기계실이 그 안에 있는지.
대지 지분 — 지하실에 상응하는 대지권이 별도로 유보·양도되었는지.
사용·관리 실태 — 지상 세대 주민이 공동으로 쓰거나 관리해 왔는지.
반대로 공용부분으로 판단되는 경우 — 사용 실태와 설비가 결정적이다
같은 지하실이라도 사실관계가 다르면 결론이 뒤집힙니다. 지하실에 건물 전체의 급수·난방·전기 설비가 모여 있거나, 계단과 승강기를 통해 모든 세대가 드나들며 공동 창고·대피 공간으로 써 왔다면 구조상 구분소유자 전원의 공용에 제공되는 부분으로서 집합건물법 제3조 제1항에 걸립니다. 앞서 본 2016다32841 사안에서도 지하실 부분이 경비실, 창고, 엘리베이터, 계단 등의 용도로 설계되어 건축되었고, 구분의사가 객관적으로 외부에 표시된 구분행위도 확인되지 않아 공용부분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사후에 벽을 세워 독립 공간처럼 만들거나 건축물대장에 전유부분으로 올렸다고 해서 결론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점유자가 오랜 기간 배타적으로 써 왔더라도 공용부분은 취득시효의 대상이 아니므로, 20년 점유를 근거로 한 소유권 주장도 막힙니다. 다만 공용부분인 지하실을 점유해 사용해 온 사람에게는 별도로 공유자 사이의 사용·수익 관계, 부당이득 문제가 남을 수 있어, 분쟁의 방향은 구분소유권 확인이 아니라 사용료 정산 쪽으로 옮겨갈 수 있습니다.
규약과 공정증서 — 구분소유 대상도 공용부분으로 정할 수 있다
구분소유가 가능한 지하실이라도 항상 개인 소유로 남는 것은 아닙니다. 집합건물법 제3조 제2항은 제1조에 규정된 건물부분과 부속 건물을 규약으로 공용부분으로 정할 수 있게 하고, 제3항은 건물 전부를 소유한 사람이 공정증서로 이에 상응하는 것을 정할 수 있게 합니다. 이 경우 제4항에 따라 공용부분이라는 취지를 등기해야 합니다.
그래서 지하실 소유권을 다툴 때는 규약의 존재와 공용부분 등기가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등기부 표제부나 건축물대장에 "공용부분" 취지가 기재되어 있다면 그 지하실은 구분소유권의 객체에서 빠집니다. 반대로 그런 등기가 전혀 없고 전유부분으로 등재된 상태라면, 위층 주민이 단순히 "공용으로 써 왔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구조·설비·분양 경위 등 객관적 사정을 입증해야 합니다.
분쟁이 생겼을 때의 절차 — 말소 청구와 소유권 확인, 그리고 입증 자료
지하실을 둘러싼 소송은 보통 두 방향으로 나타납니다. 지상 세대 주민들이 지하실 명의인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하거나, 지하실 소유자가 점유자를 상대로 인도·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형태입니다. 2024다206654 사안도 소유권말소등기청구 사건이었습니다. 이때 소유권 등기에는 추정력이 있으므로, 등기를 말소하려는 쪽이 지하실이 공용부분이라는 사정을 주장·입증해야 하는 구조가 됩니다.
반대로 지하실 소유자는 자신이 구분소유자임을 뒷받침해야 합니다. 준비할 자료는 건축허가서와 설계도면, 최초 가옥대장·건축물대장, 분양계약서, 대지 지분이 함께 이전된 등기 경과, 세금 납부 내역, 그리고 실제 사용·관리 실태를 보여주는 사진과 임대차 자료입니다. 반대로 공용부분이라고 주장하는 쪽은 건물 전체 설비가 그 공간에 있다는 점, 주민들이 공동으로 사용해 왔다는 점, 관리비·수선 내역을 근거로 삼습니다.
건축허가서·설계도면 — 지하실의 설계 용도와 구분의사를 보여준다.
건축물대장·가옥대장·등기부 — 전유부분 등재 경과와 대지 지분의 유보 여부를 보여준다.
분양계약서와 대금 지급 자료 — 최초 구분행위와 양도 경위를 보여준다.
현장 사진·설비 배치도 — 별도 출입구, 보일러·물탱크 위치를 보여준다.
사용·관리 내역 — 누가 열쇠를 갖고 어떻게 사용해 왔는지를 보여준다.
위반건축물 표기와 용도변경 — 구분소유와는 별개의 문제
지하실이 구분소유 대상이라고 해서 그곳을 주거로 써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2024다206654의 하급심 사실관계에도 같은 토지의 다른 동 지하층이 행정청에서 '위반건축물'로 등재된 사정이 나옵니다. 지하층은 건축법상 주거용으로 쓰기에 제약이 많고, 대장상 용도와 실제 용도가 다르면 시정명령과 이행강제금 같은 행정제재가 별도로 따를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 행정적 문제와 사법상 소유권 문제가 서로 다른 층위라는 것입니다. 위반건축물로 등재되었다는 사실이 곧바로 구분소유권의 부정으로 이어지지는 않으며, 반대로 구분소유가 인정된다고 해서 위반 상태가 적법해지지도 않습니다. 지하실을 매수하려는 사람이라면 등기상 소유권뿐 아니라 건축물대장의 용도, 위반건축물 표기 여부, 대지 지분 유무를 함께 확인해야 나중에 소유권은 인정받았는데 쓸 수 없는 공간이 되는 상황을 피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지하실이 법에 따라 의무로 만든 공간이면 무조건 공용부분인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4다206654 판결은 건축법규에 따라 의무적으로 설치한 지하실이라도 구조상·이용상 지상 부분과 독립되어 있으면 분리하여 구분소유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설치 동기보다 실제 구조와 이용 실태가 기준입니다.
Q. 지하실에 전유부분 등기가 되어 있으면 공용부분이 될 수 없나요?
A. 등기만으로 결론이 나지는 않습니다. 구분소유가 성립할 당시 객관적 용도가 공용부분이었다면 나중에 전유부분으로 등록하고 보존등기를 했더라도 공용부분이 전유부분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 2016다32841 판결의 입장입니다. 등기는 그 자체로 다툼의 출발점일 뿐 최종 판단 기준이 아닙니다.
Q. 보일러실이나 물탱크가 지하실 한쪽에 있으면 지하실 전체가 공용부분인가요?
A. 전체가 공용이 될지는 설비가 차지하는 범위와 독립성에 따라 달라집니다. 건물 전체가 쓰는 설비가 지하실의 주된 용도라면 공용부분으로 볼 여지가 크지만, 설비가 일부 구획에 한정되고 나머지는 독립된 공간이라면 그 부분만 공용으로 보는 쪽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Q. 지하실을 20년 넘게 혼자 써 왔는데 시효취득이 되나요?
A. 그 지하실이 공용부분이라면 취득시효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반대로 구분소유가 가능한 독립 공간이라면 일반 부동산과 마찬가지로 점유취득시효 요건을 따져볼 수 있습니다. 결국 먼저 공용부분인지부터 가려야 합니다.
Q. 규약으로 지하실을 공용부분으로 바꿀 수 있나요?
A. 집합건물법 제3조 제2항에 따라 구분소유가 가능한 건물부분도 규약으로 공용부분으로 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공용부분이라는 취지의 등기를 해야 하고(제4항), 지하실 소유자의 권리에 영향을 주는 규약은 그 소유자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만들기 어렵습니다.
Q. 소송에서 가장 먼저 준비할 자료는 무엇인가요?
A. 건축허가서와 설계도면, 최초 건축물대장·가옥대장, 분양계약서, 대지 지분 이전 경과를 보여주는 등기부가 우선입니다. 여기에 별도 출입구와 설비 위치를 보여주는 현장 사진과, 누가 어떻게 관리해 왔는지 보여주는 자료를 더하면 입증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맺음말
연립주택 지하실이 구분소유의 대상인지는 건축법규상 의무 설치 여부로 정해지지 않고, 집합건물법 제1조의 구조상·이용상 독립성과 제3조 제1항의 공용 제공 여부를 객관적 사정에 비추어 가르는 문제입니다. 2024년 대법원 판결은 의무적으로 설치된 지하실이라는 이유만으로 공용부분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결국 결론은 대장·등기의 경과, 별도 출입구와 구조, 건물 전체 설비의 유무, 대지 지분의 유보 여부, 사용·관리 실태 같은 구체적 사실에서 갈립니다. 지하실을 매수하거나 분쟁에 휘말렸다면 이 자료들부터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