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피해자 변호사 제도의 의의
범죄피해자는 형사절차에서 단순한 증거방법이 아니라 독자적인 권리주체로서 보호받아야 합니다. 특히 성폭력범죄, 스토킹범죄, 아동학대범죄 등의 피해자는 수사 및 공판 과정에서 2차 피해에 노출될 위험이 크고, 복잡한 형사절차를 혼자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7조는 피해자 및 그 법정대리인이 형사절차상 입을 수 있는 피해를 방어하고 법률적 조력을 보장하기 위하여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2. 피해자가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는 현실과 그 위험성
가해자는 형사절차가 개시되는 순간부터 사선변호인을 선임하여 수사기관의 조사에 대응하고, 공판절차에서 피고인 측 변호인을 통해 적극적인 방어권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피해자의 경우, 수사기관이 직접 자신을 보호해 줄 것이라는 기대 또는 변호인 선임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인하여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는 경우를 꽤 보게 됩니다.
문제는, 수사기관과 법원의 경우 실체적 진실 발견과 공정한 재판이라는 목적 아래 중립을 유지하여야 하기 때문에 피해자의 이익을 일방적으로 대변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수사기관은 피의자의 방어권도 함께 보장하여야 하고, 법원은 검사와 피고인 사이에서 중립적 판단자의 지위에 있습니다. 결국 피해자가 변호인 없이 형사절차에 임하는 경우, 변호인의 충분한 조력을 받는 가해자 측과 실질적으로 대등한 지위에서 절차에 참여하기 어렵게 됩니다.
3. 피해자 변호사의 주요 권한
피해자 변호사는 수사기관의 조사에 참여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고, 구속 전 피의자심문·증거보전절차·공판준비기일 및 공판절차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습니다(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7조 제2항 내지 제3항). 나아가 형사절차에서 피해자의 대리가 허용되는 모든 소송행위에 대한 포괄적 대리권을 가지며(같은 법 제27조 제5항), 관계 서류 및 증거물의 열람·등사권도 보장됩니다(같은 법 제27조 제4항). 대법원은 피해자 변호사가 피해자를 대리하여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를 철회하거나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 의사표시를 할 수 있다고 판시하여 그 대리권의 범위를 명확히 하였습니다.
4. 선임의 실질적 필요성
피해자가 변호사 없이 형사절차에 임할 경우, 수사기관의 조사 과정에서 부당한 질문이나 인권침해에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고, 공판절차에서 피고인 측 변호인의 반대신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합의 또는 공탁 의사의 확인 절차는 반드시 피해자 변호사를 통해서만 이루어져야 하고, 피고인 측이 직접 피해자와 접촉하여서는 안 되며, 이를 위반한 경우 법원은 이를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로 보아 양형에 불리하게 고려합니다(대전고등법원 2023. 2. 7. 선고 2022노291 판결). 피해자 변호사를 선임한 경우 그 선임비용은 가해자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에서 불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서울북부지방법원 2025. 8. 28. 선고 2025가단102398 판결).
5. 결 론
피해자 변호사 선임은 형사절차에서의 권리 보호에 그치지 않습니다. 민사적으로도 피해 회복을 위한 실질적 기반이 됩니다. 피해자 변호인 선임에 대하여 그 인식이 제고되고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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