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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증여세, 비상장주식의 시가와 보충적 평가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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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증여세, 비상장주식의 시가와 보충적 평가방법 

이병주 변호사

"부모님이 남기신 비상장주식이 있는데 세금을 얼마나 내야 하나요?" 또는 "이 주식을 자녀에게 넘기면 증여세가 어떻게 계산되나요?"

제가 다수 가사사건을 맡게 되면서, 상속세 및 증여세법 관련 조세 관련 사건들에 관한 문의도 많이 들어오며, 그 중 위 질문과 같이 '비상장주식 가액 평가'에 관한 문의가 종종 들어옵니다.

공개시장에서 유통되지 않는 주식의 가치를 어떻게 정하느냐는 단순한 수치 계산이 아니라, 납부 세액이 수억 원 이상 달라질 수 있는 핵심 법적 쟁점이기 때문입니다. 대형 로펌과 법원 재판연구원을 거치며 수십 건의 조세 분쟁을 직접 수행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오늘은 이 주제를 법률 전문가가 아닌 분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드리겠습니다.

1. 상증세법상 재산 가액 평가 방법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0조는 과세재산의 가액을 평가기준일(상속개시일 또는 증여일) 현재의 '시가' 로 산정하도록 규정합니다. 여기서 시가란 불특정 다수인 사이에서 자유로운 거래가 이루어질 때 통상 성립되는 객관적 교환가격을 의미합니다. 수용가격·공매가격·감정가격 등 대통령령으로 인정된 가액도 포함됩니다.

다만 그 금액을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에 한해 법 제61조부터 65조에 규정된 보충적 평가방법을 쓸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은 어디까지나 최후 수단입니다. 정상 거래가액이 확인된다면 반드시 그 가액을 먼저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입니다(대법원 97누8502).

2. 비상장주식, 어떤 기준으로 가치를 판단할까?

공개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더라도, 정상적인 매매 실례가 있다면 그 금액이 세법상 시가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매매가액이 자동으로 시가로 인정받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시가성'을 엄격하게 심사합니다.

시가성 인정을 위한 핵심 요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 특수관계인과의 거래가 아닐 것 — 가족·임직원 간 거래는 원칙적으로 배제됩니다(동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제1호 가목).

  • 평가기간 내 이루어진 것 — 사망 전후 각 6개월, 증여는 전 6개월·후 3개월이 기준입니다.

  • 거래 규모가 소액 기준 이상일 것 — 발행주식총액의 1% 또는 3억 원 중 적은 금액을 넘어야 합니다(동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제1호 나목).

  • 객관적 가치평가 절차나 실질적 협상이 있었을 것 — 가격결정 근거가 불명확하면 시가성이 흔들립니다.

  • 콜·풋옵션, 환매조건, 수익보장 같은 가격왜곡 장치가 없을 것 — 계약 구조 하나가 판단 전체를 바꿉니다.

이 요건을 통과하지 못하면 '시가 산정이 어려운 경우'로 분류되어 보충적 평가방법이 적용됩니다. 그 산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일반법인: (순손익가치 × 3 + 순자산가치 × 2) ÷ 5

  • 부동산 과다보유법인: 비율이 역전되어 순손익가치 × 2 + 순자산가치 × 3

  • 하한선: 가중평균 결과가 순자산가치의 80%에 미달하면 그 80%가 최저 기준이 됩니다(동법 시행령 제54조 제1항).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있습니다. 보충적 방법을 적용하기 위한 입증 책임은 납세자가 아니라 과세관청이 집니다(대법원 88누8463). "우리 거래는 정상입니다"라고 납세자가 주장하면, 그것이 아님을 과세관청이 먼저 증명해야 합니다.

3. 법원은 어떻게 판단하고 있을까?

변호사 실전 경험담

저는 풋옵션이 결합된 주식 양수도를 시가로 주장한 납세자를 대리한 적이 있습니다.

계약서에 매도선택권 조항이 딱 한 줄 들어갔는데, 법원은 "단순 매매라기보다 투자 구조에 가까운 거래"라며 시가성을 부정했습니다. 결국 보충적 방법으로 산정된 훨씬 높은 금액이 과세 기준이 되었습니다.

계약서 조항 하나가 수억 원의 차이를 만든 사례입니다.

시가로 인정된 판결

  • 수원지방법원 2025구합61124는 증여일 전후 활발한 매매가 있었고 특수관계가 없었던 사안에서, 평가기준일에 가장 가까운 날의 거래 평균액을 기준으로 한 과세가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 서울행정법원 2022구합81582는 소액이더라도 비상장주식 전문 플랫폼을 통한 1:1 방식이 사실상 유일한 통상적 거래 수단이었고 조작 정황이 없다면, 거래의 관행상 정당한 사유가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시가성이 부정된 판결

  • 대전지방법원 2017구합1294는 매매 건수가 여럿이었음에도 매수인 대부분이 최대주주 친족·임직원이고 가격결정 근거 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시가성을 부정하고 보충적 방법을 적용했습니다.

  • 서울행정법원 2023구합67699는 유상증자 발행가액을 시가로 주장한 사안에서, 거래 이후에 작성된 기업가치평가보고서는 기준시점이 달라 설득력이 없다고 봤습니다.

  • 춘천지방법원 2019구합52797은 동업 해소 과정의 일괄 매매로 가격이 인위적으로 결정되고 풋옵션이 결합된 경우, 보충적 방법을 적용했습니다.

하급심의 전반적인 흐름은 분명합니다. "거래가 존재하면 일단 시가 후보"로 보되, 최종적으로는 정상거래성(독립 당사자·가격형성의 객관성·시세 부합·조작 정황 부재) 이라는 문턱을 넘어야 시가로 인정됩니다.

4. 납세자의 방어 전략

분쟁에서 납세자는 과세관청이 아래 자료를 실제로 제출했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이 자료가 부족하다면 처분의 정당성을 정면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 주주명부, 주식이동상황명세서, 법인등기부 — 평가기간 내 이동 여부 확인

  • 가족관계증명서·지분관계 자료 — 특수관계 여부 판단

  • 발행주식총수·액면가액 확인서 — 소액 기준 충족 여부

  • 가격협상 부재·기존 주주 한정 매매 관련 자료 — 거래 비정상성 입증용

  • 최근 3개 사업연도 손익계산서, 재무상태표, 세무조정계산서

  • 보유 부동산 감정평가서 또는 기준시가 확인서(대법원 96누9423)

마무리 - 실무에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사항

① 동시점 자료가 전부입니다. 거래 이후에 만든 가치평가 보고서는 법원에서 배척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공신력 있는 회계법인을 통해 매매 당시에 평가서를 확보해두는 것이 핵심입니다.

② 소액 거래는 자동 탈락도, 자동 통과도 아닙니다. 평가기간 내 다른 매매와의 가격 정합성, 통상적 거래방식 해당 여부, 조작 정황 부재를 패키지로 준비해야 합니다.

③ 계약서 조항 하나가 세금을 바꿉니다. 옵션·수익보장 조항이 있다면 시가성 주장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구조 설계 단계부터 전문가와 함께 검토하는 것을 강력히 권합니다.

④ 시가 주장과 보충적 방법 방어를 동시에 준비하세요. 만약을 대비해 재무제표·자산 산정 자료 등 보충적 방법 대응 논리도 미리 점검해두면 분쟁에서 훨씬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습니다.

비상장주식의 세금 문제는 계약 구조·당사자 관계·가격결정 과정을 입체적으로 분석해야 하는 복잡한 영역입니다. 분쟁이 시작된 뒤보다 거래 전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훨씬 현명한 선택임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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